나는 철이 들면서부터 구원받는 문제에 관해 굉장히 고민을 많이 했다. 내 마음속에 크고 작은 갈등들이 일어나는 것을 볼 때 하나님께서 나를 아신다고 하는 것보다도 모른다고 하실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부터 열심히 새벽 기도도 가 보고 나름대로는 무엇인가를 찾으려고 애를 썼다.
아버지는 자녀에게 자상하신 편이 못 되신다. 항상 설교 준비하시고 교회 일 보시느라 자녀에게 자상하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시지 못하셨다. 어머니도 다정하시지는 않으셨다.
내 마음속에는 늘 허전함이 자리 잡고 있었다. 나는 맏이이기 때문에 집안일을 많이 도왔다. 어머니는 내가 잘한 일에 대해서는 칭찬을 하지 않으시고 잘못한 일에 대해서는 굉장히 많이 하셨다. 그래서 마음속에 계모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하면서 부모님에 대해서 답답한 마음이 있으면서도 털어놓고 이야기하지 못했다.
나는 율법적으로 살려고 굉장히 노력했으나 되지 않았다. 어머니께서 나에게 꾸중을 하시면 속이 상해서 어머니를 미워했다. 내가 야단을 맞을 때는 ‘저 어머니가 죽어 버렸으면.’하는 마음마저 들었다. 그 마음이 풀어질 때면 ‘어머나! 사람 마음이 이렇게 악할 수가 있을까? 어떻게 이런 마음이 들 수가 있을까?’ 하고 막 후회가 되면서 하나님 앞에 미안하고, 어머니께도 참 미안했다. 보이지 않는 하나님이지만 마음을 들여다보시는 하나님 앞에 잘못되었다는 마음도 들고, 미안한 마음도 들어,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사람을 직접 죽이지는 않았지만, 마음속으로 사람을 죽이기도 하고, 살리기도 하는 내 마음이 너무도 더럽다는 생각이 들면서 자신이 큰 죄인이라는 것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래서 새벽 기도에 나가서 ‘하나님 아버지, 정말 사람을 미워하는 마음이 내 마음속에 생기지 않도록 도와주십시오.’하고 기도했다.
새벽 기도에 가서는 그렇게 기도했지만, 그 이튿날이 되면 또다시 미워하는 마음이 여전히 생겼다. 내가 미워하는 마음을 가져서는 안 되겠다 싶어도 누가 내게 조금만 잘못한 것이 있으면 탁 미운 마음이 드는 것이었다. 그때 나이도 어렸는데 그렇게 되는 내 마음속을 보니 굉장히 고민이 되었다. 정말 나는 절대로 천국 갈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고민을 3년 동안이나 했다. 그때에는 사춘기이기 때문에 이성에 대한 호기심이나 생각들이 떠올랐다. 하나님께 ‘이런 생각이 일어나지 않도록 좀 도와주세요.’ 하고 기도해도 하나님은 도와주지 않으셨다. 그래서 나는 새벽 기도를 중단해 버렸다. 기도를 매일 하면 마음에 좀 위안을 받기 때문에 기도하는 것 같아서 이것은 나 자신을 속이고 또 하나님을 속이는 행위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3 때에는 아무리 이렇게 오랫동안 고민을 해도 해결이 되지 않으니 내가 아직은 어려서 그런가 보다 생각했다. ‘좀 더 장성하여 경제적으로 자립하고, 뭔가 구제사업도 하여 선을 쌓고 나면 내 마음의 문제가 해결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당분간 그 고민을 뒤로 미루기로 했다.
고3이니 공부만 열심히 하자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10월부터 유행성 감기를 앓으면서 학교에 못 가고 집에 누워 있게 되었다. 집에 있는 중에 어느 날 갑자기 아버지께서 찬송을 부르시는 소리가 집안에 크게 들렸다. 내 귀에 정말 그 찬송 소리는 감사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진정한 찬송으로 들렸다. 나는 마음속에 ‘참 이상하다. 아버지는 목사 생활을 10년 동안이나 하시고 교회 생활을 40년 하셨는데 지금에 와서 저렇게 기뻐하시며 찬송을 부르시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 죄 사함 받고서 예수를 안 뒤” (찬송가 210장) 그 찬송을 들으면서 내가 도리어 불안했다.
아니나 다를까, 저녁 잡수시러 들어 오셔서 말씀하시기를 “네가 아무리 목사 딸이라 하더라도 구원을 받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너 자신이 정말 예수님과 어떤 관계가 확실하게 이루어지지 않으면 하나님 앞에서 아무런 소용이 없다. 구원받아야 한다.”고 하셨다.
나는 구원에 관한 고민을 3년 동안이나 하면서 내 인생에 대해서 회의하게 되었다. 나는 항상 편찮으시고 일도 못 하시는 어머니 때문에 어린 나이에 내가 이렇게 많은 고생을 한다고 생각하였다. ‘역시 나도 여자이니 시집가고 아이 낳고 생활의 염려로 마음고생하고 결국 그렇게 살다가 죽음 앞에 설 터인데 이렇게 살려고 이 세상에 태어났는가?’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나는 마음속에 예배당 문턱을 이렇게 드나들지만 믿음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철들면서부터는 계속 들었다. 무엇 때문에 이 세상에 태어났는지 풀리지 않았는데 아버지로부터 구원받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는 순간 ‘아, 사람이 구원받기 위해서 세상에 태어났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동안 나의 문제점을 잘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내가 세상에 태어난 것은 구원받고 하나님의 자녀가 되기 위한 것이라는 사실을 알았던 것이다. 예배당 문턱을 거의 20년 동안이나 드나들었지만 나는 하나님과 아무런 관계가 없구나 하면서 내 문제를 알게 되었다. 그때부터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것이 나의 목표였다.
그때 나는 석 달 동안 유행성 독감으로 아파서 뼈와 가죽만 남았다. 나는 하나님 아버지께 이렇게 기도했다. ‘하나님, 저는 이제 하나님 아버지라고 할 자격도 없고, 기도할 자격도 없습니다.’ 하면서 제 소원만 들어주시라고 했다. 어린 마음에도 내가 구원받을 때까지만 내 속에 생명을 연장해 주시고 나를 좀 데려가지 말아 주시라고 간청했다.
‘지금 데려가면 나는 지옥 갑니다.’ 하고 내 소원을 올렸다. 그것이 내 기도였지만 내 기도를 하나님께서 받아 주시지 않을 줄로 알았기 때문에 간절히 구하는 기도를 드리지 못하고 다만 소원을 들어주십사 부탁했다.
1 년을 부지런히 말씀을 들으러 다녔다. 그러던 어느 날 아무리 노력해도 해결이 되지 않아서 아버지께 나를 위해 기도를 좀 해 주시라고 했다. 요즈음 같으면 상담을 해 주시지만, 그때에는 상담도 없었다. 아버지께서 기도보다는 말씀을 먼저 보자고 하셨다. 성경 구절을 다 소개해 주셨다. 그러나 이미 10개월 동안 말씀을 들었기 때문에 다 아는 말씀이었다.
며칠 후 어떤 말씀을 해 주시면서 믿느냐고 물으셨다. 나는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앞에서 아멘이 되지 않았다. 한두 시간 동안 성경 이야기를 하는 동안 어느 구절 앞에서 믿는다고 했다. 아버지께서는 믿으면 구원을 받은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나서도 또 성경 이야기를 하셨다. 그 후 찬송을 부르자고 하셨다. “내 죄 사함 받고서 예수를 안 뒤 나의 모든 것 다 변했네… 내게 정죄함 없겠네.”(찬송가 210장) 하는 찬송이 지나가면서 ‘아, 그렇구나. 하나님께서 나를 용서하셨다고 하셨는데 누가 나를 정죄하겠느냐?’ 하는 생각이 퍼뜩 지나갔다.
그때 아버지께서 나에게 같이 기도하자고 하셨다. 기도하는데 ‘하나님 아버지 감사합니다.’ 하고 나니 더는 할 말이 없었다. 그날이 토요일이었다. 설거지할 그릇들을 부엌으로 가져다 놓고 마음에 고민하며 울다가 설거지도 하지 않고 쫓아 나갔던 것이다. 상담하고 부엌으로 돌아와서 설거지를 다 하고 잠을 잤다. 자고 일어나서 ‘ 아, 내가 어제저녁에 구원받았는데 그전과 무엇이 달라졌는가?’ 생각해 보니 전혀 달라진 것이 없었다. 그래도 다 떨쳐 버리고 ‘아 나는 어제 구원받았지.’ 하고 재빨리 설거지를 하고 빨래를 하였다.
나는 고등학교 다닐 때 교회 학교 선생을 했다. 졸업한 후에는 구원받지 못하였다는 것을 알고는 내가 아이들에게 가르칠 자격이 없다는 마음에서 그만두었다. 그런데 어제 구원받았으니 이제는 아이들을 가르칠 자격이 있다는 생각으로 교회 학교에 갔다. 먼저 구원받은 친구가 있어 그 친구에게 “내가 어제 구원받았다.”고 말하니 “그래? 좋겠다.”고 했다. 그러나 내가 공연히 이런 말을 뱉지 않는가 싶어 후회가 조금 되었다. 그렇지만 다시 ‘아니지, 내가 구원받았는데…’ 하고 다짐했다.
월요일부터 마음속에 ‘네가 구원받았느냐? 받지 않았느냐?’고 질문을 연거푸 하며 더욱 마음속에 괴로움만 가중되었다. 그런 괴로움을 거의 2개월 동안 겪었다. 그 당시 성막에 대한 성경 공부가 일주일에 한 번씩 있었다. 교회에 가서 졸기도 하고 듣기도 하면서 성경 공부를 계속했다. 이스라엘 민족이 광야에 나와서 성막을 지어 놓고 제사를 지낸 일을 공부했다.
월요일 성경 공부 시간에 예배당 문 앞까지 와서 오늘은 들어갈까 말까 망설이면서 잠깐 하나님 아버지께 기도했다. ‘ 하나님 아버지 제가 알고 있는 이것이 정말 구원입니까? 만일 구원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이렇게 잠깐 기도를 했다. 내 기도에 대해서도 포기를 했다. 공부하러 예배당에 들어가면 졸리니까 그것이 싫어서 들어갈까 말까 하다가 ‘졸더라도 들어가서 졸자.’하고 들어갔다.
그날 저녁에 지성소에 관한 공부를 하는데 외국 선교사의 강연이 있었다. 언약의 비석들이 있고, 시온좌가 있고 하나님의 영광 그룹이 있는데 하나님의 영광이 그곳에 머물러 계신다는 내용이었다. 만나와 싹 난 지팡이가 들어있고 언약의 비석들이 있는데 그것은 모세가 시내산에 올라갔을 때 하나님께서 친히 기록하셨다는 것을 읽으면서 하나님께서 친히 직접 쓴 글이 돌판에 새겨졌다는 것을 생각할 때 신기했다. 그것이 이 땅 위에 어디 숨어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 아, 하나님께서 직접 쓴 글이 있구나!’ 하는 것을 알았다.
선교사는 하나님의 율법은 깨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모세가 두 돌판에 율법을 받아서 내려왔을 때 이스라엘 민족이 우상을 만들어 놓고 “이것이 이집트에서 우리를 인도한 신이라”고 하면서 섬긴 이야기를 하였다. 그 성경 이야기 속에 그때 모세가 그 돌판을 던져서 깨어졌다는 내용이 나오는데 인간의 범죄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모든 율법은 깨어졌다고 이야기했다.
그때 ‘아, 하나님 아버지, 내가 바로 하나님의 모든 율법을 깨뜨린 사람입니다.’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때는 졸지 않았다. 한 마디도 놓치지 않고 다 들어왔다. 다른 사람이 율법을 깨뜨렸다는 생각이 들지 않고 ‘하나님 아버지 내가 바로 저 율법을 깨뜨렸습니다’하는 마음이 들면서 그 말씀을 온전히 받아들이게 되었다.
그 순간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내가 문둥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하나님은 공의의 하나님이시기 때문에 깨어진 법궤를 보실 때 심판을 그대로 내리신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그 깨어진 율법을 보시기 전에 먼저 보시는 사실이 있다. 그것은 어린양의 피라고 했다. 예수님께서 이천 년 전에 십자가에서 돌아가셨다고 했다.
‘어머나, 내가 지옥 가야 할 심판을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나 대신 피를 흘려 해결해 주셨네! 나는 이제 지옥 가지 않는다.’ 하면서 ‘주님, 나는 이제 되었어요. 세상 사람이 다 너는 구원 안 받았다 해도 이제 나는 되었어요.’ 했다. 지옥만 면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철들면서부터 계속해 왔는데 ‘주님 나는 됐어요.’ 하면서 그때 모든 근심과 걱정들이 다 사라져버렸다. 진심으로 하나님은 나를 이렇게 사랑하셨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다.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라는 찬송을 어려서부터 불렀는데 그제야 그 진정한 뜻을 알 수 있었다.
그날 그 말씀이 지나가면서 내 마음속에 있던 모든 의심이 다 사라져 버렸다. 내가 세상에 태어나 하나님의 자녀가 된 것이 너무도 감사했다. 항상 마음이 답답하고 침체하여 있었는데 그 순간 참으로 감사한 마음이 있었다. ‘이 세상에 태어나 나같이 행복한 여자가 어디 있을까! 이 세상에 태어나서 지금까지 살아온 것이 바로 구원을 받기 위해서였구나’
나는 철이 들면서부터 구원받는 문제에 관해 굉장히 고민을 많이 했다. 내 마음속에 크고 작은 갈등들이 일어나는 것을 볼 때 하나님께서 나를 아신다고 하는 것보다도 모른다고 하실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부터 열심히 새벽 기도도 가 보고 나름대로는 무엇인가를 찾으려고 애를 썼다.
아버지는 자녀에게 자상하신 편이 못 되신다. 항상 설교 준비하시고 교회 일 보시느라 자녀에게 자상하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시지 못하셨다. 어머니도 다정하시지는 않으셨다.
내 마음속에는 늘 허전함이 자리 잡고 있었다. 나는 맏이이기 때문에 집안일을 많이 도왔다. 어머니는 내가 잘한 일에 대해서는 칭찬을 하지 않으시고 잘못한 일에 대해서는 굉장히 많이 하셨다. 그래서 마음속에 계모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하면서 부모님에 대해서 답답한 마음이 있으면서도 털어놓고 이야기하지 못했다.
나는 율법적으로 살려고 굉장히 노력했으나 되지 않았다. 어머니께서 나에게 꾸중을 하시면 속이 상해서 어머니를 미워했다. 내가 야단을 맞을 때는 ‘저 어머니가 죽어 버렸으면.’하는 마음마저 들었다. 그 마음이 풀어질 때면 ‘어머나! 사람 마음이 이렇게 악할 수가 있을까? 어떻게 이런 마음이 들 수가 있을까?’ 하고 막 후회가 되면서 하나님 앞에 미안하고, 어머니께도 참 미안했다. 보이지 않는 하나님이지만 마음을 들여다보시는 하나님 앞에 잘못되었다는 마음도 들고, 미안한 마음도 들어,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사람을 직접 죽이지는 않았지만, 마음속으로 사람을 죽이기도 하고, 살리기도 하는 내 마음이 너무도 더럽다는 생각이 들면서 자신이 큰 죄인이라는 것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래서 새벽 기도에 나가서 ‘하나님 아버지, 정말 사람을 미워하는 마음이 내 마음속에 생기지 않도록 도와주십시오.’하고 기도했다.
새벽 기도에 가서는 그렇게 기도했지만, 그 이튿날이 되면 또다시 미워하는 마음이 여전히 생겼다. 내가 미워하는 마음을 가져서는 안 되겠다 싶어도 누가 내게 조금만 잘못한 것이 있으면 탁 미운 마음이 드는 것이었다. 그때 나이도 어렸는데 그렇게 되는 내 마음속을 보니 굉장히 고민이 되었다. 정말 나는 절대로 천국 갈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고민을 3년 동안이나 했다. 그때에는 사춘기이기 때문에 이성에 대한 호기심이나 생각들이 떠올랐다. 하나님께 ‘이런 생각이 일어나지 않도록 좀 도와주세요.’ 하고 기도해도 하나님은 도와주지 않으셨다. 그래서 나는 새벽 기도를 중단해 버렸다. 기도를 매일 하면 마음에 좀 위안을 받기 때문에 기도하는 것 같아서 이것은 나 자신을 속이고 또 하나님을 속이는 행위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3 때에는 아무리 이렇게 오랫동안 고민을 해도 해결이 되지 않으니 내가 아직은 어려서 그런가 보다 생각했다. ‘좀 더 장성하여 경제적으로 자립하고, 뭔가 구제사업도 하여 선을 쌓고 나면 내 마음의 문제가 해결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당분간 그 고민을 뒤로 미루기로 했다.
고3이니 공부만 열심히 하자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10월부터 유행성 감기를 앓으면서 학교에 못 가고 집에 누워 있게 되었다. 집에 있는 중에 어느 날 갑자기 아버지께서 찬송을 부르시는 소리가 집안에 크게 들렸다. 내 귀에 정말 그 찬송 소리는 감사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진정한 찬송으로 들렸다. 나는 마음속에 ‘참 이상하다. 아버지는 목사 생활을 10년 동안이나 하시고 교회 생활을 40년 하셨는데 지금에 와서 저렇게 기뻐하시며 찬송을 부르시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 죄 사함 받고서 예수를 안 뒤” (찬송가 210장) 그 찬송을 들으면서 내가 도리어 불안했다.
아니나 다를까, 저녁 잡수시러 들어 오셔서 말씀하시기를 “네가 아무리 목사 딸이라 하더라도 구원을 받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너 자신이 정말 예수님과 어떤 관계가 확실하게 이루어지지 않으면 하나님 앞에서 아무런 소용이 없다. 구원받아야 한다.”고 하셨다.
나는 구원에 관한 고민을 3년 동안이나 하면서 내 인생에 대해서 회의하게 되었다. 나는 항상 편찮으시고 일도 못 하시는 어머니 때문에 어린 나이에 내가 이렇게 많은 고생을 한다고 생각하였다. ‘역시 나도 여자이니 시집가고 아이 낳고 생활의 염려로 마음고생하고 결국 그렇게 살다가 죽음 앞에 설 터인데 이렇게 살려고 이 세상에 태어났는가?’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나는 마음속에 예배당 문턱을 이렇게 드나들지만 믿음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철들면서부터는 계속 들었다. 무엇 때문에 이 세상에 태어났는지 풀리지 않았는데 아버지로부터 구원받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는 순간 ‘아, 사람이 구원받기 위해서 세상에 태어났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동안 나의 문제점을 잘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내가 세상에 태어난 것은 구원받고 하나님의 자녀가 되기 위한 것이라는 사실을 알았던 것이다. 예배당 문턱을 거의 20년 동안이나 드나들었지만 나는 하나님과 아무런 관계가 없구나 하면서 내 문제를 알게 되었다. 그때부터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것이 나의 목표였다.
그때 나는 석 달 동안 유행성 독감으로 아파서 뼈와 가죽만 남았다. 나는 하나님 아버지께 이렇게 기도했다. ‘하나님, 저는 이제 하나님 아버지라고 할 자격도 없고, 기도할 자격도 없습니다.’ 하면서 제 소원만 들어주시라고 했다. 어린 마음에도 내가 구원받을 때까지만 내 속에 생명을 연장해 주시고 나를 좀 데려가지 말아 주시라고 간청했다.
‘지금 데려가면 나는 지옥 갑니다.’ 하고 내 소원을 올렸다. 그것이 내 기도였지만 내 기도를 하나님께서 받아 주시지 않을 줄로 알았기 때문에 간절히 구하는 기도를 드리지 못하고 다만 소원을 들어주십사 부탁했다.
1 년을 부지런히 말씀을 들으러 다녔다. 그러던 어느 날 아무리 노력해도 해결이 되지 않아서 아버지께 나를 위해 기도를 좀 해 주시라고 했다. 요즈음 같으면 상담을 해 주시지만, 그때에는 상담도 없었다. 아버지께서 기도보다는 말씀을 먼저 보자고 하셨다. 성경 구절을 다 소개해 주셨다. 그러나 이미 10개월 동안 말씀을 들었기 때문에 다 아는 말씀이었다.
며칠 후 어떤 말씀을 해 주시면서 믿느냐고 물으셨다. 나는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앞에서 아멘이 되지 않았다. 한두 시간 동안 성경 이야기를 하는 동안 어느 구절 앞에서 믿는다고 했다. 아버지께서는 믿으면 구원을 받은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나서도 또 성경 이야기를 하셨다. 그 후 찬송을 부르자고 하셨다. “내 죄 사함 받고서 예수를 안 뒤 나의 모든 것 다 변했네… 내게 정죄함 없겠네.”(찬송가 210장) 하는 찬송이 지나가면서 ‘아, 그렇구나. 하나님께서 나를 용서하셨다고 하셨는데 누가 나를 정죄하겠느냐?’ 하는 생각이 퍼뜩 지나갔다.
그때 아버지께서 나에게 같이 기도하자고 하셨다. 기도하는데 ‘하나님 아버지 감사합니다.’ 하고 나니 더는 할 말이 없었다. 그날이 토요일이었다. 설거지할 그릇들을 부엌으로 가져다 놓고 마음에 고민하며 울다가 설거지도 하지 않고 쫓아 나갔던 것이다. 상담하고 부엌으로 돌아와서 설거지를 다 하고 잠을 잤다. 자고 일어나서 ‘ 아, 내가 어제저녁에 구원받았는데 그전과 무엇이 달라졌는가?’ 생각해 보니 전혀 달라진 것이 없었다. 그래도 다 떨쳐 버리고 ‘아 나는 어제 구원받았지.’ 하고 재빨리 설거지를 하고 빨래를 하였다.
나는 고등학교 다닐 때 교회 학교 선생을 했다. 졸업한 후에는 구원받지 못하였다는 것을 알고는 내가 아이들에게 가르칠 자격이 없다는 마음에서 그만두었다. 그런데 어제 구원받았으니 이제는 아이들을 가르칠 자격이 있다는 생각으로 교회 학교에 갔다. 먼저 구원받은 친구가 있어 그 친구에게 “내가 어제 구원받았다.”고 말하니 “그래? 좋겠다.”고 했다. 그러나 내가 공연히 이런 말을 뱉지 않는가 싶어 후회가 조금 되었다. 그렇지만 다시 ‘아니지, 내가 구원받았는데…’ 하고 다짐했다.
월요일부터 마음속에 ‘네가 구원받았느냐? 받지 않았느냐?’고 질문을 연거푸 하며 더욱 마음속에 괴로움만 가중되었다. 그런 괴로움을 거의 2개월 동안 겪었다. 그 당시 성막에 대한 성경 공부가 일주일에 한 번씩 있었다. 교회에 가서 졸기도 하고 듣기도 하면서 성경 공부를 계속했다. 이스라엘 민족이 광야에 나와서 성막을 지어 놓고 제사를 지낸 일을 공부했다.
월요일 성경 공부 시간에 예배당 문 앞까지 와서 오늘은 들어갈까 말까 망설이면서 잠깐 하나님 아버지께 기도했다. ‘ 하나님 아버지 제가 알고 있는 이것이 정말 구원입니까? 만일 구원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이렇게 잠깐 기도를 했다. 내 기도에 대해서도 포기를 했다. 공부하러 예배당에 들어가면 졸리니까 그것이 싫어서 들어갈까 말까 하다가 ‘졸더라도 들어가서 졸자.’하고 들어갔다.
그날 저녁에 지성소에 관한 공부를 하는데 외국 선교사의 강연이 있었다. 언약의 비석들이 있고, 시온좌가 있고 하나님의 영광 그룹이 있는데 하나님의 영광이 그곳에 머물러 계신다는 내용이었다. 만나와 싹 난 지팡이가 들어있고 언약의 비석들이 있는데 그것은 모세가 시내산에 올라갔을 때 하나님께서 친히 기록하셨다는 것을 읽으면서 하나님께서 친히 직접 쓴 글이 돌판에 새겨졌다는 것을 생각할 때 신기했다. 그것이 이 땅 위에 어디 숨어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 아, 하나님께서 직접 쓴 글이 있구나!’ 하는 것을 알았다.
선교사는 하나님의 율법은 깨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모세가 두 돌판에 율법을 받아서 내려왔을 때 이스라엘 민족이 우상을 만들어 놓고 “이것이 이집트에서 우리를 인도한 신이라”고 하면서 섬긴 이야기를 하였다. 그 성경 이야기 속에 그때 모세가 그 돌판을 던져서 깨어졌다는 내용이 나오는데 인간의 범죄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모든 율법은 깨어졌다고 이야기했다.
그때 ‘아, 하나님 아버지, 내가 바로 하나님의 모든 율법을 깨뜨린 사람입니다.’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때는 졸지 않았다. 한 마디도 놓치지 않고 다 들어왔다. 다른 사람이 율법을 깨뜨렸다는 생각이 들지 않고 ‘하나님 아버지 내가 바로 저 율법을 깨뜨렸습니다’하는 마음이 들면서 그 말씀을 온전히 받아들이게 되었다.
그 순간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내가 문둥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하나님은 공의의 하나님이시기 때문에 깨어진 법궤를 보실 때 심판을 그대로 내리신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그 깨어진 율법을 보시기 전에 먼저 보시는 사실이 있다. 그것은 어린양의 피라고 했다. 예수님께서 이천 년 전에 십자가에서 돌아가셨다고 했다.
‘어머나, 내가 지옥 가야 할 심판을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나 대신 피를 흘려 해결해 주셨네! 나는 이제 지옥 가지 않는다.’ 하면서 ‘주님, 나는 이제 되었어요. 세상 사람이 다 너는 구원 안 받았다 해도 이제 나는 되었어요.’ 했다. 지옥만 면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철들면서부터 계속해 왔는데 ‘주님 나는 됐어요.’ 하면서 그때 모든 근심과 걱정들이 다 사라져버렸다. 진심으로 하나님은 나를 이렇게 사랑하셨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다.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라는 찬송을 어려서부터 불렀는데 그제야 그 진정한 뜻을 알 수 있었다.
그날 그 말씀이 지나가면서 내 마음속에 있던 모든 의심이 다 사라져 버렸다. 내가 세상에 태어나 하나님의 자녀가 된 것이 너무도 감사했다. 항상 마음이 답답하고 침체하여 있었는데 그 순간 참으로 감사한 마음이 있었다. ‘이 세상에 태어나 나같이 행복한 여자가 어디 있을까! 이 세상에 태어나서 지금까지 살아온 것이 바로 구원을 받기 위해서였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