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한테는 성경탐구모임이 진짜 특별해요. 저는 추자도에 살면서 전복죽 장사를 했었거든요. 제가 추자도에 들어가 살게 된 이유는 아주 복잡해요. 제 남편은 원래 제주도 사람이고 제 고향은 경기도 의정부예요. 남편과는 같은 대학 선후배였거든요. 저랑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데, 남편이 대학원 다닐 때 저는 졸업반이었어요. 우연하게 만나서 결혼하게 되었고 같이 제주도에 내려가서 살았어요. 남편이 사업을 많이 벌여서 이것저것 시도하다가 성공을 하기도 했지만, 실패도 많이 했어요. 그러다가 우여곡절 끝에 추자도에 들어가게 됐는데, 그 당시에는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었어요.
2, 3년 전쯤 어떤 거래처에 전복죽을 납품했는데, 그곳을 관리하시는 분이 구원받은 분이셨어요. 그분을 통해 제가 이곳을 알게 되었고, 여기 계시는 다른 분들도 알게 된 거지요. 작년 성경탐구모임 때는 식사를 준비하는 식당에 추자도에서 나오는 몇몇 수산물들을 납품하게 되었어요. 추자도가 무공해 청정 지역이라 수산물이 신뢰할만해요. 그때 남편과 애들과 다 같이 올라왔었어요.
저는 식당에 물건을 납품하고 추자도로 내려갈 생각이었는데, 거래처에서 알게 된 김 사장님이 내려가지 말라고 붙잡더라고요. 갈 수 있는 처지는 아닌 것 같아서 있어보기로 했는데, 그때 저는 성경탐구모임이 어떤 모임인지 전혀 알지 못했어요. 저는 교회를 다녀 본 적이 없었어요. 저의 부모님께서 절에 다니셔서 불교에 대해서는 조금 알고 있었지만요. 특별히 절에 다니지는 않았지만, 사람이 형편이 어려우면 무언가를 찾게 되잖아요. 용왕제를 지내면 일이 잘 풀린다는 생각을 하고 점을 보기도 했어요.
저는 남편을 만나기 전에는 아주 평범한 삶을 살았는데, 결혼한 후에는 한 번도 안정적으로 살지 못했어요. 지금 결혼한 지 10년이 넘는데, 너무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어요. 생활의 굴곡도 부드럽게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극과 극으로 곤두박질치는 거예요. 제가 점을 보게 된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에요. 보통 때 같으면 ‘인간이 노력하면 잘 살 수 있다. 어떤 일이 잘 풀리지 않는 것은 내 노력이 부족해서 그런 것이다. 노력을 더 하면 잘 될 것이다.’ 이런 식으로 생각하잖아요. 그런데 굴곡이 너무 심한 데다 뜻하지 않은 일들이 자꾸 생기니까, ‘내 노력으로는 안 되는구나. 인간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다른 것이 있을 수 있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음이 다급하고 의지할 데가 없으니까 점이라도 의지해 본 것이지요.
작년 성경탐구모임 때 와서 처음 성경 말씀을 듣는데, 너무 충격적이었어요. 그 전에 제가 교회를 다니지 않았던 것도 기독교가 그저 종교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추자도에도 마을마다 예배당이 있지만, 교회에 다니든 절에 다니든 어느 것이나 종교이고 도덕적이니, 마음이 편하고 여건만 맞추어 살면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성경이 사실이라는 말씀을 하시니까 깜짝 놀랐어요. 성경이 종교가 아니라 사실이라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세상의 처음과 끝,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계획에 따라 이루어진다니! 그것을 알아야 한다고 하는데, 아무리 이야기를 들어도 믿어지지 않는 거예요. 저로서는 아무런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제가 지금까지 생각했던 것들이 한순간에 바뀌니까 너무 혼란스러웠어요. 저는 이전에 성경책을 읽어 본 적도 없었고 찬송가도 아는 것이 없었어요. 가만히 앉아 있다가 옆에서 따라 불러보라고 그러니까 맞춰서 부르곤 했어요.
아마 저를 돌보아주시던 분들도 고생을 많이 하셨을 거예요. 제가 별의별 것들을 다 물어보았으니까요. 새벽까지 마음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니까 붙잡고 이야기를 했던 거예요. 왜 하나님은 자비롭기만 하지 않으신가. 사람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홍수를 내려 여덟 명만 남기고 나머지는 없애버리는 심판을 내리는 것이 옳은 것인가. 이런 의문들이 마음에 있어서 저는 너무 무섭고 두려웠어요. 또 창세기에 나오는 가인과 아벨의 이야기에서 제 마음이 막혀버렸어요. 가인이 저와 너무 비슷해서 불쌍한 거예요. 가인은 열심히 일했잖아요. 저도 힘들고 어려울 때는 열심히 일했거든요. 일이 잘못되면 더 열심히 하라는 뜻이라고 생각하고 어려울수록 열심히 살려고 노력했고, 그래서 어려운 고비가 넘어가지 않았나 생각했었어요. 가인은 열심히 일해서 땅의 소산으로 제사를 지내고, 아벨은 쉽게 양 한 마리 잡아서 제사를 지냈는데, 하나님께서는 아벨의 것은 받고 고생한 가인의 것은 안 받으셨잖아요. 그리고 그것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가인이 그 일로 인해서 엄청난 죄를 짓게 되잖아요. 저는 그게 이해가 되지 않는 거예요. 가인이 불쌍했어요.
저는 정말 괴로웠어요. 성경을 아예 몰랐으면 모르지만 내가 이 성경 내용을 들었는데 이제는 모른 체할 수가 없잖아요. 그런데 말씀은 받아들여지지 않고, 공의의 하나님이 무섭게만 생각되고, ‘이게 진짜 사실이면 어떡하지?’ 하는 무서운 마음도 생기고요. 대구 지하철 방화 사건이 기억 속에 떠올랐어요. 그때 누군가가 방화자에게 왜 불을 질렀느냐고 물었더니, 나는 힘들고 괴로운데 세상 사람들은 너무 편해 보여서 열 받아서 불을 질렀다고 했던 것 같아요. 아침저녁으로 설교를 듣는데, 제 옆에 앉아서 듣는 다른 사람들이 저와는 다르다고 느껴지자 더 속상했었어요. ‘나는 해결이 안 되었는데, 저 사람들은 다 해결이 되었다는 것인가. 그러면 나만 해결이 안 된 건가.’ 하는 마음에 어떻게 해야 할 줄을 모르겠는 거예요.
이렇게 답답해하고 있는 저를 붙들고 계속 말씀을 해 주셨던 자매님이 계세요. 그 자매님이 저에게 그렇게 답답하면 하나님께 마음으로 기도를 드려보라고 하셨어요. 저는 그때 어떻게 기도해야 하는지 알지 못했지만, ‘하나님. 당신이 누구신지 잘 모르지만 제가 너무 괴로우니 이 괴로움에서 벗어나게 해주세요.’ 하는 기도를 간절한 마음에서 하게 되었어요. 스스로 너무 괴로워서요. 그 기도 때문이었는지 그 다음 날부터는 해결이 안 되었어도 마음이 상당히 편해졌어요. 무언가 될 것 같다는 희망이 생겼지요. 남편은 여전히 괴로워하고 힘들어하는데, 저는 웃으면서 성경책을 보았어요. 성경을 보고 읽고,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해결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면서 계속 설교를 들었는데, 설교 중에 공짜 택시를 탄 어떤 할머니 이야기가 나왔어요. 어떤 택시 운전사가 하루는 돈을 많이 벌어 기분이 좋아서 할머니 한 분을 공짜로 태워 드렸는데, 할머니가 무거운 짐을 그대로 머리에 이고 있는 거예요. 택시 운전사가 ‘할머니. 왜 무거운 짐을 그대로 이고 있어요? 내려놓으시지요.’ 했더니 할머니 왈, ‘어이구, 태워준 것만도 고마운데 이것을 어떻게 내려놓아요.’ 했다는 이야기예요.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래, 내가 믿어보자.’ 마음먹었어요. ‘그러면 죄는 어떻게 되는가?’ 그 다음에 해결이 안 되는 거예요. 그래서 전도하시는 분들과 상담을 해보았어요. 제가 여러분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새벽까지 이야기해 주시고, 주변에서 그렇게 성의와 노력을 보여주신 분들이 없었더라면 아마 저는 해결이 안 됐을 거예요. 제가 성경 공부를 하게 된 것도 주변에서 이렇게 열심히 도와주시는데 내가 뭐 그렇게 잘났다고 거절하겠느냐 하는 생각 때문이었으니까요. 그분들이 하시는 것만큼은 안 되어도 내가 최소한 노력하는 것은 보여 드려야 하지 않은가.
그래서 계속 성경 말씀을 듣고 읽고 상담을 했는데도 해결이 안 됐어요. 나중에 권 자매님과 상담을 하게 되었어요. 자매님은 ‘강이 있는데 한번 강 건너편으로 간 사람은 다시는 원래 장소로 돌아오지 않는다. 이것은 노력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주시는 것이다, 거저 받는 선물이다.’ 는 말씀을 해주셨어요. 그 당시 저는 그것을 몰랐던 거예요. 그때까지만 해도 저는 계속 가인이었어요. 내가 열심히 해야지 하는 생각만 했지, 아무 노력 없이 거저 받는다는 것을 생각도 못 했던 거예요. ‘세상에는 공짜가 없다, 열심히 한 만큼 자신이 얻을 수 있다.’ 이것이 제 철칙이었거든요.
그래도 구원받지 못해서 또 다른 분과 상담을 하면서 물었어요.
“제가요, 믿어요. 해결됐다고요. 믿는다고요. 그러면 그다음부터 짓는 죄는 어떻게 되는 건데요?”
“앞으로 지을 죄까지 모두 사함을 받았습니다.”
“앞으로도 죄를 지을 건데, 어떻게 그 죄까지 다 죄 사함을 받아요. 차라리 내가 믿는다고 할 때 나를 데려가라고 그러세요.”
얼마나 마음이 편해요. 믿어지는 순간 데려가시면, 저는 하나님 나라에 가 있는 거잖아요. 예수님 옆의 강도가 죽기 바로 직전에 믿었던 것처럼요. 그 강도가 부럽더라고요. 저는 그렇게 계속 가인이었어요. 앞으로 죄를 짓지 않고 살 자신이 전혀 없는 거예요. 그래서 굉장히 많이 고민했어요. 성경탐구모임이 끝나가는 시간이 점점 가까워져 올수록 마음이 더 불안해졌어요. ‘아, 해결이 안 될 수도 있겠구나. 나는 될 것 같았는데 왜 이렇게 안 되지?’하는 생각뿐이었어요.
하루는 근처 주유소에서 남편과 함께 눈먼 시각장애인끼리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마침 제주도 출신 후배가 지나가고 있었어요. 그래서 그 후배를 불러 이것저것 물어보았어요.
“이리 좀 와 봐, 여기 이렇게 많은 사람이 왔는데 일주일 동안 해결이 안 되는 사람도 있어?”
“거의 없을 걸요.”
“거의 없어? 이렇게 어려운데? 이걸 사람들이 다 알고 간단 말이야?”
“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해결을 하고 가지요.”
“다른 사람들은 되는데 왜 나는 안 될까.”
저는 진짜 이해가 안 되었어요. ‘이렇게 어려운 문제를 남들을 어떻게 해결하는 걸까?’ 남들보다 제가 많이 배운 것은 아니지만, 평균 수준은 될 텐데, 이렇게 어려운 문제를 다른 사람들이 쉽게 해결한다는 것이 대단해 보이더라고요. 그러면서 그들도 나처럼 어려운 과정을 겪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성경탐구모임이 끝났어요. 저는 이제 추자도 집으로 돌아가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처음에 저희 부부를 초대해 주셨던 김 사장님이 내려가지 말라고 저를 붙드셨어요. 이제 남편과 아이들과 함께 김 사장님 댁으로 가서 거기 머물면서 닷새 동안 ‘성경은 사실이다’ 비디오테이프를 보게 되었어요. 저 같은 초보자들한테는 그 내용이 훨씬 쉽게 다가오더라고요. 그 말씀을 들으면서 제가 해결된 거예요. 하나님의 말씀을 얻은 자가 바로 신이라는 말씀을 하시잖아요. 진짜 머리가 환해지는 느낌이 들었어요.
‘아, 맞아. 가인처럼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하라는 대로만 하면 되는 거지. 내 의지대로 사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따라서 살면 되는 거야. 얼마나 자유로우냐, 얼마나 편하냐. 그렇게 무섭게만 느껴졌던 하나님인데, 하나님은 죄를 미워하시지 죄인을 미워하시는 것이 아니야. 내가 미운 것이 아니라 나를 뒤집어씌우고 있는 죄가 미워서 그 죄를 벗겨주시려는 거야.’
나도 이제 그 죄가 밉다는 생각이 들면서 제 마음에 빛이 왔어요. “주 예수보다 더 귀한 것은 없네” 하는 찬송가가 귀에 들리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흥얼거렸거든요. 몇 분이 소식을 듣고 오셔서 저와 함께 찬송가도 불러주시고 정말 좋았어요.
아침에 일어나니까 어떤 유명한 대기업의 사장이 자살했다는 뉴스가 나오더라고요. 저도 돈 문제로 상당히 많은 고통을 받은 경험이 있었어요. ‘나는 이제 악착같이 살려고 했던 부분들, 내 의지대로 살려고 했던 부분에서 벗어났는데, 나는 어제 새롭게 다시 태어났는데, 어떤 사람은 돈 때문에 죽었구나. 그렇구나. 돈이라는 것은 저렇게 허망한 것일 수 있구나. 내가 물질적으로 풍요롭지 못하니까 노력해서 잘 살아야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해야지, 아이들도 잘 길러야지.’ 하는, 열심히 산다는 것 자체가 돈을 추구하는 것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구원받은 것을 확실하게 알 수 있었던 것은 그 후에 분명히 저를 유혹하는 마귀가 있었다는 사실에서예요. 저는 혼자 서기도 힘든 걸음마 단계인데, 내가 형제자매들과 함께 있지 않고 추자도에 혼자 떨어져 있으니까 분명히 나를 유혹하는 세력이 있구나 싶었어요. ‘마귀가 있으니 하나님이 더더욱 진짜로 있구나.’라고 생각했지요. 그래서 추자도에서 다른 사람들 간증도 읽어보고, 또 기회가 있으면 형제자매들을 만나러 올라왔어요. 어떨 때 성경을 열심히 읽어야지 하면서도 뜻대로 안 될 때가 많잖아요. 구원이 선물이었으니 다행이지, 노력해야 얻을 수 있는 것이라면 어땠겠어요? 노력을 안 하면 뺏기는 거잖아요. 그러니 제가 선물로 받은 것이 얼마나 다행이에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겠다는 것도 구체적인 것은 아니지만, 윤곽은 잡혔어요. 그리고 마음에 평화를 얻을 수 있는 것이, 내 뜻대로 사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뜻대로 살면 저한테 책임이 있는 것이 아니잖아요. 이제 저는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 하신 말씀의 뜻도 알게 되었어요.
저한테는 성경탐구모임이 진짜 특별해요. 저는 추자도에 살면서 전복죽 장사를 했었거든요. 제가 추자도에 들어가 살게 된 이유는 아주 복잡해요. 제 남편은 원래 제주도 사람이고 제 고향은 경기도 의정부예요. 남편과는 같은 대학 선후배였거든요. 저랑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데, 남편이 대학원 다닐 때 저는 졸업반이었어요. 우연하게 만나서 결혼하게 되었고 같이 제주도에 내려가서 살았어요. 남편이 사업을 많이 벌여서 이것저것 시도하다가 성공을 하기도 했지만, 실패도 많이 했어요. 그러다가 우여곡절 끝에 추자도에 들어가게 됐는데, 그 당시에는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었어요.
2, 3년 전쯤 어떤 거래처에 전복죽을 납품했는데, 그곳을 관리하시는 분이 구원받은 분이셨어요. 그분을 통해 제가 이곳을 알게 되었고, 여기 계시는 다른 분들도 알게 된 거지요. 작년 성경탐구모임 때는 식사를 준비하는 식당에 추자도에서 나오는 몇몇 수산물들을 납품하게 되었어요. 추자도가 무공해 청정 지역이라 수산물이 신뢰할만해요. 그때 남편과 애들과 다 같이 올라왔었어요.
저는 식당에 물건을 납품하고 추자도로 내려갈 생각이었는데, 거래처에서 알게 된 김 사장님이 내려가지 말라고 붙잡더라고요. 갈 수 있는 처지는 아닌 것 같아서 있어보기로 했는데, 그때 저는 성경탐구모임이 어떤 모임인지 전혀 알지 못했어요. 저는 교회를 다녀 본 적이 없었어요. 저의 부모님께서 절에 다니셔서 불교에 대해서는 조금 알고 있었지만요. 특별히 절에 다니지는 않았지만, 사람이 형편이 어려우면 무언가를 찾게 되잖아요. 용왕제를 지내면 일이 잘 풀린다는 생각을 하고 점을 보기도 했어요.
저는 남편을 만나기 전에는 아주 평범한 삶을 살았는데, 결혼한 후에는 한 번도 안정적으로 살지 못했어요. 지금 결혼한 지 10년이 넘는데, 너무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어요. 생활의 굴곡도 부드럽게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극과 극으로 곤두박질치는 거예요. 제가 점을 보게 된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에요. 보통 때 같으면 ‘인간이 노력하면 잘 살 수 있다. 어떤 일이 잘 풀리지 않는 것은 내 노력이 부족해서 그런 것이다. 노력을 더 하면 잘 될 것이다.’ 이런 식으로 생각하잖아요. 그런데 굴곡이 너무 심한 데다 뜻하지 않은 일들이 자꾸 생기니까, ‘내 노력으로는 안 되는구나. 인간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다른 것이 있을 수 있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음이 다급하고 의지할 데가 없으니까 점이라도 의지해 본 것이지요.
작년 성경탐구모임 때 와서 처음 성경 말씀을 듣는데, 너무 충격적이었어요. 그 전에 제가 교회를 다니지 않았던 것도 기독교가 그저 종교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추자도에도 마을마다 예배당이 있지만, 교회에 다니든 절에 다니든 어느 것이나 종교이고 도덕적이니, 마음이 편하고 여건만 맞추어 살면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성경이 사실이라는 말씀을 하시니까 깜짝 놀랐어요. 성경이 종교가 아니라 사실이라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세상의 처음과 끝,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계획에 따라 이루어진다니! 그것을 알아야 한다고 하는데, 아무리 이야기를 들어도 믿어지지 않는 거예요. 저로서는 아무런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제가 지금까지 생각했던 것들이 한순간에 바뀌니까 너무 혼란스러웠어요. 저는 이전에 성경책을 읽어 본 적도 없었고 찬송가도 아는 것이 없었어요. 가만히 앉아 있다가 옆에서 따라 불러보라고 그러니까 맞춰서 부르곤 했어요.
아마 저를 돌보아주시던 분들도 고생을 많이 하셨을 거예요. 제가 별의별 것들을 다 물어보았으니까요. 새벽까지 마음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니까 붙잡고 이야기를 했던 거예요. 왜 하나님은 자비롭기만 하지 않으신가. 사람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홍수를 내려 여덟 명만 남기고 나머지는 없애버리는 심판을 내리는 것이 옳은 것인가. 이런 의문들이 마음에 있어서 저는 너무 무섭고 두려웠어요. 또 창세기에 나오는 가인과 아벨의 이야기에서 제 마음이 막혀버렸어요. 가인이 저와 너무 비슷해서 불쌍한 거예요. 가인은 열심히 일했잖아요. 저도 힘들고 어려울 때는 열심히 일했거든요. 일이 잘못되면 더 열심히 하라는 뜻이라고 생각하고 어려울수록 열심히 살려고 노력했고, 그래서 어려운 고비가 넘어가지 않았나 생각했었어요. 가인은 열심히 일해서 땅의 소산으로 제사를 지내고, 아벨은 쉽게 양 한 마리 잡아서 제사를 지냈는데, 하나님께서는 아벨의 것은 받고 고생한 가인의 것은 안 받으셨잖아요. 그리고 그것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가인이 그 일로 인해서 엄청난 죄를 짓게 되잖아요. 저는 그게 이해가 되지 않는 거예요. 가인이 불쌍했어요.
저는 정말 괴로웠어요. 성경을 아예 몰랐으면 모르지만 내가 이 성경 내용을 들었는데 이제는 모른 체할 수가 없잖아요. 그런데 말씀은 받아들여지지 않고, 공의의 하나님이 무섭게만 생각되고, ‘이게 진짜 사실이면 어떡하지?’ 하는 무서운 마음도 생기고요. 대구 지하철 방화 사건이 기억 속에 떠올랐어요. 그때 누군가가 방화자에게 왜 불을 질렀느냐고 물었더니, 나는 힘들고 괴로운데 세상 사람들은 너무 편해 보여서 열 받아서 불을 질렀다고 했던 것 같아요. 아침저녁으로 설교를 듣는데, 제 옆에 앉아서 듣는 다른 사람들이 저와는 다르다고 느껴지자 더 속상했었어요. ‘나는 해결이 안 되었는데, 저 사람들은 다 해결이 되었다는 것인가. 그러면 나만 해결이 안 된 건가.’ 하는 마음에 어떻게 해야 할 줄을 모르겠는 거예요.
이렇게 답답해하고 있는 저를 붙들고 계속 말씀을 해 주셨던 자매님이 계세요. 그 자매님이 저에게 그렇게 답답하면 하나님께 마음으로 기도를 드려보라고 하셨어요. 저는 그때 어떻게 기도해야 하는지 알지 못했지만, ‘하나님. 당신이 누구신지 잘 모르지만 제가 너무 괴로우니 이 괴로움에서 벗어나게 해주세요.’ 하는 기도를 간절한 마음에서 하게 되었어요. 스스로 너무 괴로워서요. 그 기도 때문이었는지 그 다음 날부터는 해결이 안 되었어도 마음이 상당히 편해졌어요. 무언가 될 것 같다는 희망이 생겼지요. 남편은 여전히 괴로워하고 힘들어하는데, 저는 웃으면서 성경책을 보았어요. 성경을 보고 읽고,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해결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면서 계속 설교를 들었는데, 설교 중에 공짜 택시를 탄 어떤 할머니 이야기가 나왔어요. 어떤 택시 운전사가 하루는 돈을 많이 벌어 기분이 좋아서 할머니 한 분을 공짜로 태워 드렸는데, 할머니가 무거운 짐을 그대로 머리에 이고 있는 거예요. 택시 운전사가 ‘할머니. 왜 무거운 짐을 그대로 이고 있어요? 내려놓으시지요.’ 했더니 할머니 왈, ‘어이구, 태워준 것만도 고마운데 이것을 어떻게 내려놓아요.’ 했다는 이야기예요.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래, 내가 믿어보자.’ 마음먹었어요. ‘그러면 죄는 어떻게 되는가?’ 그 다음에 해결이 안 되는 거예요. 그래서 전도하시는 분들과 상담을 해보았어요. 제가 여러분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새벽까지 이야기해 주시고, 주변에서 그렇게 성의와 노력을 보여주신 분들이 없었더라면 아마 저는 해결이 안 됐을 거예요. 제가 성경 공부를 하게 된 것도 주변에서 이렇게 열심히 도와주시는데 내가 뭐 그렇게 잘났다고 거절하겠느냐 하는 생각 때문이었으니까요. 그분들이 하시는 것만큼은 안 되어도 내가 최소한 노력하는 것은 보여 드려야 하지 않은가.
그래서 계속 성경 말씀을 듣고 읽고 상담을 했는데도 해결이 안 됐어요. 나중에 권 자매님과 상담을 하게 되었어요. 자매님은 ‘강이 있는데 한번 강 건너편으로 간 사람은 다시는 원래 장소로 돌아오지 않는다. 이것은 노력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주시는 것이다, 거저 받는 선물이다.’ 는 말씀을 해주셨어요. 그 당시 저는 그것을 몰랐던 거예요. 그때까지만 해도 저는 계속 가인이었어요. 내가 열심히 해야지 하는 생각만 했지, 아무 노력 없이 거저 받는다는 것을 생각도 못 했던 거예요. ‘세상에는 공짜가 없다, 열심히 한 만큼 자신이 얻을 수 있다.’ 이것이 제 철칙이었거든요.
그래도 구원받지 못해서 또 다른 분과 상담을 하면서 물었어요.
“제가요, 믿어요. 해결됐다고요. 믿는다고요. 그러면 그다음부터 짓는 죄는 어떻게 되는 건데요?”
“앞으로 지을 죄까지 모두 사함을 받았습니다.”
“앞으로도 죄를 지을 건데, 어떻게 그 죄까지 다 죄 사함을 받아요. 차라리 내가 믿는다고 할 때 나를 데려가라고 그러세요.”
얼마나 마음이 편해요. 믿어지는 순간 데려가시면, 저는 하나님 나라에 가 있는 거잖아요. 예수님 옆의 강도가 죽기 바로 직전에 믿었던 것처럼요. 그 강도가 부럽더라고요. 저는 그렇게 계속 가인이었어요. 앞으로 죄를 짓지 않고 살 자신이 전혀 없는 거예요. 그래서 굉장히 많이 고민했어요. 성경탐구모임이 끝나가는 시간이 점점 가까워져 올수록 마음이 더 불안해졌어요. ‘아, 해결이 안 될 수도 있겠구나. 나는 될 것 같았는데 왜 이렇게 안 되지?’하는 생각뿐이었어요.
하루는 근처 주유소에서 남편과 함께 눈먼 시각장애인끼리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마침 제주도 출신 후배가 지나가고 있었어요. 그래서 그 후배를 불러 이것저것 물어보았어요.
“이리 좀 와 봐, 여기 이렇게 많은 사람이 왔는데 일주일 동안 해결이 안 되는 사람도 있어?”
“거의 없을 걸요.”
“거의 없어? 이렇게 어려운데? 이걸 사람들이 다 알고 간단 말이야?”
“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해결을 하고 가지요.”
“다른 사람들은 되는데 왜 나는 안 될까.”
저는 진짜 이해가 안 되었어요. ‘이렇게 어려운 문제를 남들을 어떻게 해결하는 걸까?’ 남들보다 제가 많이 배운 것은 아니지만, 평균 수준은 될 텐데, 이렇게 어려운 문제를 다른 사람들이 쉽게 해결한다는 것이 대단해 보이더라고요. 그러면서 그들도 나처럼 어려운 과정을 겪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성경탐구모임이 끝났어요. 저는 이제 추자도 집으로 돌아가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처음에 저희 부부를 초대해 주셨던 김 사장님이 내려가지 말라고 저를 붙드셨어요. 이제 남편과 아이들과 함께 김 사장님 댁으로 가서 거기 머물면서 닷새 동안 ‘성경은 사실이다’ 비디오테이프를 보게 되었어요. 저 같은 초보자들한테는 그 내용이 훨씬 쉽게 다가오더라고요. 그 말씀을 들으면서 제가 해결된 거예요. 하나님의 말씀을 얻은 자가 바로 신이라는 말씀을 하시잖아요. 진짜 머리가 환해지는 느낌이 들었어요.
‘아, 맞아. 가인처럼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하라는 대로만 하면 되는 거지. 내 의지대로 사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따라서 살면 되는 거야. 얼마나 자유로우냐, 얼마나 편하냐. 그렇게 무섭게만 느껴졌던 하나님인데, 하나님은 죄를 미워하시지 죄인을 미워하시는 것이 아니야. 내가 미운 것이 아니라 나를 뒤집어씌우고 있는 죄가 미워서 그 죄를 벗겨주시려는 거야.’
나도 이제 그 죄가 밉다는 생각이 들면서 제 마음에 빛이 왔어요. “주 예수보다 더 귀한 것은 없네” 하는 찬송가가 귀에 들리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흥얼거렸거든요. 몇 분이 소식을 듣고 오셔서 저와 함께 찬송가도 불러주시고 정말 좋았어요.
아침에 일어나니까 어떤 유명한 대기업의 사장이 자살했다는 뉴스가 나오더라고요. 저도 돈 문제로 상당히 많은 고통을 받은 경험이 있었어요. ‘나는 이제 악착같이 살려고 했던 부분들, 내 의지대로 살려고 했던 부분에서 벗어났는데, 나는 어제 새롭게 다시 태어났는데, 어떤 사람은 돈 때문에 죽었구나. 그렇구나. 돈이라는 것은 저렇게 허망한 것일 수 있구나. 내가 물질적으로 풍요롭지 못하니까 노력해서 잘 살아야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해야지, 아이들도 잘 길러야지.’ 하는, 열심히 산다는 것 자체가 돈을 추구하는 것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구원받은 것을 확실하게 알 수 있었던 것은 그 후에 분명히 저를 유혹하는 마귀가 있었다는 사실에서예요. 저는 혼자 서기도 힘든 걸음마 단계인데, 내가 형제자매들과 함께 있지 않고 추자도에 혼자 떨어져 있으니까 분명히 나를 유혹하는 세력이 있구나 싶었어요. ‘마귀가 있으니 하나님이 더더욱 진짜로 있구나.’라고 생각했지요. 그래서 추자도에서 다른 사람들 간증도 읽어보고, 또 기회가 있으면 형제자매들을 만나러 올라왔어요. 어떨 때 성경을 열심히 읽어야지 하면서도 뜻대로 안 될 때가 많잖아요. 구원이 선물이었으니 다행이지, 노력해야 얻을 수 있는 것이라면 어땠겠어요? 노력을 안 하면 뺏기는 거잖아요. 그러니 제가 선물로 받은 것이 얼마나 다행이에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겠다는 것도 구체적인 것은 아니지만, 윤곽은 잡혔어요. 그리고 마음에 평화를 얻을 수 있는 것이, 내 뜻대로 사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뜻대로 살면 저한테 책임이 있는 것이 아니잖아요. 이제 저는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 하신 말씀의 뜻도 알게 되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