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법 아래 살던 시절
제 아버지는 작은 농촌 교회의 장로이셨기에, 저는 어릴 때부터 아버지 등에 업혀 교회에 다녔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성경을 읽으면 성경에서 모든 것이 나온다는 말씀을 자주 하셨는데, 저는 정말 그럴까 하며 지나가는 이야기로 들었지만 마음으로는 늘 그 말씀을 새기고 있었습니다. 또 다른 사람들이 피해를 입거나 싫어하는 일들은 하지 않으려고 애를 썼습니다. 그것이 하늘나라에 가는 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어떤 날은 소에게 꼴을 먹이면서 들판에 앉아 성경을 읽었습니다. 성경에 대한 관심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 당시만 해도 귀했던 노트나 연필을 교회에서 상으로 받는 재미로 읽었던 것입니다.
그렇게 성경을 읽으면서 하나님께서 살아 계신다는 것과 하나님은 순종하는 사람을 분명히 인도하시고 보호하신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적지만 헌금도 꼬박꼬박 했고, 성경 구절도 많이 외우고 주일학교에도 개근을 했습니다. 그렇게 초등학교 6학년까지 다섯 번 정도 성경을 통독했고 다윗이나 사도 바울과 같은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또 하나님께 순종하면 하나님 앞에 복을 받는다고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살고 싶다는 기도도 했습니다.
학창 시절에 공부도 잘했고 친구들과 마음껏 놀면서도 지킬 것은 철저하게 지켰습니다. 주일날은 성가대와 교사회, 예배 등 교회에서 하는 모든 일에 빠지지 않고 참여했습니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은 저를 보고 “참 착실하고 훌륭하다. 장래 장로감이다.” 라고 칭찬했습니다.
그런데 점점 커가면서 성경이 사실이라고는 하지만 현실과는 다르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에덴 동산에 생명나무와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가 있었고, 구약 시대에는 사람이 9백 년 정도를 살았다는 이야기들에 대해 ‘어디 외계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닐까? 9백 년을 살았다는 것이 사실일까?’ 이런 생각이 드는 한편, 성경의 어떤 부분은 현실적이고 역사적인 것 같아서 많이 혼란스러웠습니다.
저희 집은 농사 일이 많아서 방과 후면 가방을 내려놓기가 무섭게 거름을 지고, 풀을 베며 일을 해야 했습니다. 제가 중학생 때는 한참 놀고 싶은 나이였기 때문에 일하는 것이 싫어서 가능하면 집에 늦게 들어가려고 했습니다. 그때 저는 교회 생활만 열심히 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친구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하다 보니 더 나쁜 곳으로 빠질 기회도 많았습니다. 차비로 받은 돈으로 만화책을 보면서 집에 걸어오곤 했는데, 그러다 보니 자연히 성적이 떨어졌습니다. 그럴 때면 성경 말씀대로 살지 못하는 것 같아 마음의 갈등이 심했습니다. 친구들과 마음껏 놀다 저녁 늦게 돌아와서는 ‘하나님, 제가 사도 바울처럼 살려는 마음이 있었는데 지금은 완전히 세상에 빠져 살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저를 쳐서라도 그 길을 갈 수 있다면 그렇게 해 주십시오.’ 하는 기도를 하다 잠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아버지께서는 늘 성경에서 재물과 부(富)가 나온다고 말씀하셨는데, 실제로는 오히려 점점 멀어진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는 자격증 같은 것이 필요한데 국가자격증 시험은 거의 주일날 치러졌습니다. 그때 저는 철저한 율법주의자로 주일도 철저히 지켰습니다. 그러니 국가자격증 시험은 볼 수가 없었고, 자연히 출세 길과는 멀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느 날 저는 곰곰이 제 자신의 앞날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하늘나라에 가는 것은 죽은 후의 문제이니 뒤로 미루어 두고, 현세에서 경제적인 기반을 닦아 놓자고 마음먹었습니다. 기독교인이 가난하게 사는 것보다는 어느 정도의 생활을 유지하면서 하나님을 전하는 것이 하나님께 덕이 되지 않겠느냐는 데 생각이 미쳤던 것입니다. 이후로 저는 신앙생활에 소홀하게 되었습니다. 주일에 교회는 꼬박꼬박 출석했지만, 마음으로는 ‘하나님, 조금만 기다리십시오. 제가 세상에서 기반을 닦아 놓은 후에 열심히 믿겠습니다.’ 하고 나름대로 양해를 구한 것입니다.
병마와 두려움에 시달리면서
그래서 고등학교를 그만 두고 직장을 다니게 되었습니다. 병원에 엑스레이 실습생으로 들어가 저녁에는 야간 학교에 다니며 고등학교를 마쳤고, 엑스레이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암 전문 병원에서 일을 돕게 되었는데, 엑스레이를 찍을 때 환자들을 붙들어 주고, 엑스레이 사진을 현상하는 일은 농사일보다 훨씬 편해서 신선 놀음과도 같았습니다. 그런데 그때 사용하던 엑스레이 기계는 6.25 사변 때 야전병원에서 쓰던 오래된 것이었습니다. 기계가 나쁠수록 방사선이 사방으로 나오는데, 방사선이 무엇인지도 몰랐던 제가 그 일을 6개월 정도 하다 보니 계속 아프고 감기가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한번은 코피가 터졌는데 멈추지를 않았습니다. ‘이대로 죽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보통 정상인의 백혈구 수치가 8,000 정도인데, 그때 저는 2,900까지 떨어졌습니다. 백혈구가 적은 상태에서 늘 폐병 환자들을 상대해서 결핵에 걸린 것입니다. 백혈구 검사로 알아보니 백혈병 증상까지 있었습니다.
‘병에 걸린 것은 전부 내가 하나님 앞에 불순종해서이다.’
자업자득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하나님 앞에 사도 바울처럼 살고 싶다고 원해놓고는, 세상으로 방향을 돌렸으니 어떻게 하나님께 인도를 받겠습니까.
제가 준비하던 시험은 현장 경력이 3년은 되어야 볼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집니다. 그래서 결핵 치료를 하면서 병원 일도 계속 했습니다. 당시 저는 부산에서 살고 있었는데 시험을 보기 전에 시험 칠 사람들을 위한 특별 세미나가 서울에서 두 달에 걸쳐 있었습니다. 그래서 서울로 올라가 세미나를 듣는 중 각혈을 했습니다. 병원에서 응급조치를 했지만 결국 부산으로 내려와 입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입원해서 치료를 해도 도무지 낫지를 않았습니다. 결핵을 앓았던 병력도 있었고, 엑스레이 사진을 찍어보니 양쪽 폐가 하얗게 되어 있어 4기 결핵이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피는 계속 입으로 넘어오고 열은 오르는데 치료를 해도 낫지 않았습니다. 나중에는 핏덩어리가 넘어오고, 음식도 먹지 못하고 숨을 쉴 수 없을 지경이 되었습니다. 열흘 정도 치료를 받았는데 증세는 점점 악화될 뿐이었습니다. 제 엑스레이 사진을 보며 앞으로 3년 정도는 적극적으로 결핵 치료만을 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3년만 고생하면 다시 회복될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밥이든 약이든 넘기는 대로 다 토하고, 피는 계속 올라와 낫지를 않았습니다. 이것은 죽음으로 가는 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교인들이 문병을 와서 ‘고통의 멍에 벗으려고 예수께로 나옵니다’ 라는 찬송가를 불렀습니다. 기관지에 피가 엉겨 그렁그렁하며 숨쉬기도 어려워 가슴을 구부리고 찬송가를 들었습니다. 찬송을 들으니 회개하는 마음이 되었습니다.
‘하나님, 제가 하나님을 믿는다고 해놓고 세상을 더 사랑하다가 수렁에 빠져 이런 병을 얻었습니다. 이제 산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죽더라도 하늘나라에 가게 해 주십시오.’
죽으면 하늘나라에 가야 하는데 지은 죄가 너무 컸습니다. 친구들과 노름하느라 노름 밑천으로 식구들의 돈을 빼 가기도 했고, 자꾸 잃을 때면 하나님께 ‘난 정직하게 노름하는데 하나님, 왜 자꾸 잃게만 하세요.’ 하는 기도까지 했었습니다. 이렇게 많은 죄를 지었는데 하늘나라에 가려면 죄가 없어야 하고 죄를 없애는 길은 회개하는 것이라고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했던 것입니다. 그때 몇 날 며칠을 자다가 눈만 뜨면 하나님 앞에 회개를 했습니다. 그렇게 회개를 하니 마음은 좀 편해졌습니다. 이제 하늘나라에 갈 수 있겠지 하고 생각했는데 자고 일어나면 또 다른 죄들이 생각났습니다. 그래서 회개를 거듭하다가 나중에는 ‘하나님, 제가 회개를 한다고는 했는데 미흡한 점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 것까지 하나님께서 다 따진다면 어쩔 수 없습니다. 이렇게까지 했는데 지옥을 가라고 하시면 가야겠지요. 저는 힘이 없어서 더 이상 회개할 수도 없으니까 알아서 해 주세요.’ 하는 기도를 하고 잠이 들었습니다.
그러다가 한번은 우연히 제 진료 차트를 보게 되었습니다. 입원 첫날의 기록부터 살펴봤는데 검사결과 결핵균이 없다고 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피검사 한 것을 보니 백혈구 수치가 10,300으로 기록되어 있었습니다. 통상적으로는 10,000에서 10,500까지 정상으로 보지만, 저는 원래 백혈구 수치가 2,900까지 떨어졌었기 때문에 10,300이라면 제 백혈구 수치는 평소보다 세 배로 늘어난 것이었습니다. 백혈구 수치가 두 배로 증가하기만 해도 몸에 염증이 있다는 증거인데 세 배 이상이라니. 담당 의사에게 그 사실을 이야기했더니 놀라면서 페니실린을 처방해 주었습니다. 그러자 바로 핏덩어리가 전부 걷히고 출혈이 멈추었습니다. 병명은 결핵이 아니라 폐렴이었습니다. 의사가 오진을 했던 것입니다. 그렇게 페니실린 두 대를 맞으니까 거의 정상으로 돌아왔고, 보름 동안 치료하고 엑스레이를 찍어보니 제 폐는 정상이었습니다.
이제 제 기도의 제목이 바뀌었습니다. 전에는 ‘죽어도 하늘나라에 가게 해 주십시오’ 하는 것이었는데 이제는 ‘살려주시면 하나님 뜻대로 살겠습니다.’ 하는 것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두 가지 약속을 했습니다. 새벽 기도에 빠지지 않겠다는 것과 수입의 10분의 3을 바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입원 중에도 가운을 입고 새벽 기도를 하러 갔습니다. 이것이 스물두 살 때의 일입니다.
그 후 병원에 두 달간 입원해 있으면서 공부를 했고 시험에 합격했습니다. 그리고 부산에 있는 병원에 취직하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께 약속한 대로 수입의 10분의 3을 정확하게 바쳤고, 새벽 기도도 빠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한번은 신입 사원이라 일이 많아 너무 피곤해 늦잠을 잤습니다. 헐레벌떡 교회로 가보았지만 이미 새벽 예배가 끝나고 문이 잠겨 있었습니다. 그래서 문 앞에서 ‘하나님, 지각해서 죄송합니다. 다음에는 지각하지 않겠습니다.’ 라고 기도하고 왔습니다. 그런데 얼마 뒤에 또 택시를 타고 출근을 해도 늦을 정도로 늦게 일어났습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새벽 기도에는 가지 못하고 바로 출근을 했습니다. 하나님 앞에 한 약속을 어긴 것입니다. 성경에는 하나님 앞에 서원한 것은 해가 될 지라도 지키라고 했는데, 먹고 살기에 급급해서 그것을 어겼으니 이제 큰일 난 것입니다. 이것은 완전히 하나님 앞에 진노의 대상이 된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한 번만 더 어기면, 하나님이 너는 이제 끝장이다 하면서 나는 즉사할 것이라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그래서 침만 뱉어도 피가 나오는가를 확인했고, 감기에 걸려 가래만 나와도 하나님의 벌인가 하는 생각으로 늘 두려움에 떨었습니다. 마음에 짐이 생긴 것입니다. 하나님과의 약속을 어겼으니 분명히 벌이 있을 텐데 어떤 벌이 내릴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다 벌을 피하려면 하나님께 무언가를 바치면 되지 않겠느냐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최악의 경우 하나님을 위해서 내 생명을 바치면, 설마 내가 잘못한 것이 좀 있더라도 상계처리해서 하늘나라는 보내 주시지 않을까’ 하고 제 나름대로 계산을 했습니다. 잘못은 했지만, 용서는 받아야 하니까 제가 순교를 함으로 그것을 메울 수 있다면 그 길을 가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입니다. 그때는 직장에도 봉급에도 관심이 없고 하루하루 고통스럽기만 했습니다.
주의 인도하심을 받아
그러던 어느 날 저는 같은 직장에 다니던 서군자 자매를 만났습니다. 저는 평소에 그 자매를 보며 ‘이 사람은 기독교인이라면서 완전히 농땡이구나’ 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저는 주일을 철저히 지키려고 하는데 그 자매는 새벽 기도도 하지 않고 주일날 교회도 잘 가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제가 괴로운 상태에 있을 때 서 자매가 저에게 성경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제가 하나님의 뜻을 잘 모르겠어서 찾고 있는 중이다, 직장을 버리고 순교하라면 하겠다는 마음이라고 말했더니 서 자매는 하나님의 뜻은 성경에 있다고 했습니다. 저는 2천 년 전에 기록된 성경이 나한테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고 말했습니다. 그랬더니 ‘정 그러면 한번 성경을 배우러 가시지요.’ 하고 권하기에, 저는 ‘하나님의 뜻을 가르쳐 준다면 가야지요.’ 라고 선뜻 대답했습니다.
서 자매를 따라 가보니 몇 사람이 모여 권 목사님의 성경 강연을 오디오테이프로 듣고 있었습니다. 목사님이 ‘여러분들 새벽마다 하나님 앞에 죄 용서해 달라고 기도하시지요?’ 하시기에, 속으로 ‘예, 아멘.’ 하고 대답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기도했지만 죄를 사해주셨다는 답을 얻었습니까? 그 답을 얻지 못했으면 거듭난 것이 아닙니다.’
새벽마다 하나님 앞에 죄를 사해 달라고 기도는 했지만 답을 얻지 못했으니 제 자신은 거듭나지 않았다는 결론이 났습니다. 그러나 마음속에서는 내가 하나님의 자녀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분명히 나 자신은 하나님의 아들이지만 거듭나지는 않았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물론 모순된 생각이지만 그때는 무엇이 옳은지 몰랐기 때문입니다.
한번은 개인 상담을 하게 되었는데 전도하시는 분이 자꾸 저를 죄인으로 몰아넣으려고 했습니다. 제가 죄인임을 시인하라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지은 죄가 있긴 하지만 아플 때 회개해서 정산했기 때문에, 저는 죄가 별로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죄가 있다면 새벽 기도를 몇 번 빠진 것뿐인데 그러한 죄로 저를 마귀의 자식이라고 하니까, 저는 하나님의 자녀라고 계속 우겼습니다. 그래도 계속 죄인이라는 것을 시인하라고 하니까 저를 데려 온 사람의 체면도 있고 미안한 마음도 있어서 ‘그럼 마귀의 자녀라고 합시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하고 겨우 인정 아닌 인정을 했습니다.
그 후에야 복음을 들었습니다. 마음의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복음을 들었기 때문에 정확히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제가 거듭나지 못했다는 것은 분명히 알았습니다. 그래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책을 몇 권 빌려와서 읽었습니다. 저는 예수님만 바라보았기 때문에 마귀는 별 것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그 책을 보니 마귀의 능력도 대단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자다가 꿈을 꾸었는데 온갖 귀신들이 나를 잡으려고 덮쳤습니다. 감당이 되지 않으니까, 어떤 마귀도 예수님의 이름 앞에서는 물러난다는 것이 기억나서 예수님 이름을 외쳤습니다. 꿈속에서조차 예수님 이름을 불렀으니 얼마나 대단합니까. 깨어난 후 꿈속에서 예수님을 불렀다는 것이 스스로 굉장하다는 생각을 했고, 이것이 바로 구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고 서 자매에게 구원받은 것 같다고 이야기했더니 사람들에게 그 이야기를 했나 봅니다. 그때는 한 사람이라도 구원받으면 모두가 굉장히 좋아하던 시절이기 때문에 제게 간증을 하라고 야단이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간증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불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큰일 났구나. 남아일언중천금인데, 말 한번 잘못 해서 큰일 났네.’ 하는 생각에 당직이라고 바쁘다는 핑계를 대며 몇 달간 서 자매를 피해 다녔는데 그 시간이 굉장히 괴로웠습니다. 그래도 간증을 하긴 해야겠는데, 간증을 하려면 무언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유명한 목사가 집도한다는 부흥회를 찾아 다녔습니다. 그러나 어떤 부흥회에서도 죄를 회개하라고만 하지, 정확한 답을 말해 주지는 않았습니다. 저는 이미 복음을 들어서 내 죄를 예수님이 다 용서해 놓았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에 통회의 기도도 나오지 않았고 참으로 답답하고 고통스러웠습니다.
구원받으려고 그렇게 하나님 앞에 매달렸는데도 메아리가 없었습니다. 구원의 확신은 없는데도 서 자매는 매일 모이는 곳으로 가자고 재촉하니 더 이상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열심히 찾았는데 기도도 눈물도 나오지 않았고, 구원의 확신도 가질 수 없으니 그때는 하나님이 나를 버리셨나 하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하늘나라에 가고 싶어서 그렇게 열심히 해왔는데, 아무것도 아니었구나 싶으니 참 서글펐습니다. 하나님이 나를 버렸다면 지금까지 내가 살아온 것이 모두 허사가 되는 것 같아 완전히 허탈한 상태에 빠져 있었습니다. 너무 고통스러워서 더 이상은 부흥회도 다닐 힘이 없었습니다.
한번은 서 자매가 저를 붙잡더니 계속 자기를 피하는 이유를 말해 달라고 했습니다. 저는 서 자매를 따라가서 들은 말씀들이 성경에 비추어 보았을 때 아주 정확한 사실이었기에 그곳에 길이 있다는 것을 알지만 자존심 때문에 피했던 것이었고, 사실은 구원받지 않은 것 같다고 솔직하게 고백했습니다. 저는 심각하게 이야기를 했는데 서 자매는 피식 하고 웃었습니다. 진작 이야기를 하지 그랬냐며 성경을 잘 가르치시는 분이 있는데 가보지 않겠느냐고 저를 잡아당겼습니다. 그래서 저는 당직이고 뭐고 뒤로 제쳐 두고 대구로 올라가 성경 강연을 듣고 개인 상담을 받게 되었던 것입니다.
대구에서 만난 어떤 형제는 저에게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돌아가셔서 우리의 죄를 용서하신 것을 믿느냐고 물었습니다. 제가 믿는다고 하자, 그는 그것이 구원인데 무엇을 걱정하느냐고 했습니다. 저는 확신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니까 그는 십자가에 흘린 피는 하나님이 보시는 것이지, 내가 느끼는 것이 아니라고 말해 주었습니다. 그래도 제 마음은 정리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 대화를 한 다음날, 개인 상담을 하는데 어떤 군인과 함께 있었습니다. 그 군인은 ‘예수를 믿으면 출세에 지장이 있다고 하는데 믿어도 됩니까?’ 라고 물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속으로 ‘이 양반 아직 멀었구나. 지금 출세가 문제냐. 사느냐 죽느냐 하는 문제인데.’ 하고 나름대로 판단했습니다. 그 군인의 상담이 끝나자 저는 “한 가지 물어봅시다.” 하며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나는 예수님이 흘리신 피도 믿고 어릴 때부터 예수님을 믿어왔습니다. 그런데 구원받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니까 상담하시던 분이 “그렇습니까? 성경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예수님의 피에 대한 것입니다.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흘리신 그 피에 대한 확실한 감사와 그 피를 통한 죄 사함에 확신이 없다면 구원받은 것이 아닙니다.” 라고 대답하셨습니다.
“그래도 어릴 때부터 예수를 믿어왔는데 구원받은 것이 아닙니까?”하고 재차 물으니 그는 단호하게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교회에서 교육 받은 것이 있어서 “저는 택한 백성인데요.”라고 했더니,
그는 “택한 백성이라도 구원의 확신, 성령의 인치심이 없으면 지옥에 갑니다.” 라고 했습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제 마음은 뻥 뚫린 것처럼 허전했습니다. ‘내가 지금까지 엄청나게 해왔던 노력들이 아무 소용 없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한편으로는 ‘그래, 지금 나의 이런 생활이 구원받은 생활이라면 그런 구원은 안 받는 것이 낫다. 내가 속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제 자신이 와르르 무너져 내리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저는 절망한 마음으로 “그러면 저는 어떻게 하면 됩니까?” 하고 물었습니다.
“죄가 아직 있습니까?”
“조금 있습니다.”
죄가 많이 있는지도 모르고 얼떨결에 대답했습니다. 그는 죄가 조금 있더라도 해결되지 않으면 구원받은 것이 아니라고 했고, 그 죄를 어떻게 해결해 왔느냐고 물어보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회개하고 하나님께 기도했다고 했더니 죄는 그렇게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며 죄에 대한 이야기를 해 주었습니다.
“부산에 살면 해수욕장도 많이 다니실 텐데 마음에 일어나는 죄 같은 것이 없습니까?”
“물론 그런 것은 있지요. 하지만 제가 행동으로 옮기지도 않았고 새벽 기도 할 때 그런 마음이 들지 않도록 해달라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그랬더니 성경을 보여 주며 하나님은 마음의 죄도 죄로 여기신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제 마음에서는 끊임없이 죄가 일어나고 있고, 저의 회개가 죄보다 앞설 수 없는데, 새벽 기도로도 해결이 안된다면 도대체 어떻게 해결해야 하느냐고 물었습니다.
“구약 시대에는 양과 염소를 제물로 잡아서 제사를 지내고 죄를 용서받았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제물의 피를 받으시고 사람의 죄를 용서해 주셨습니다. 스가랴서 3장에는 하나님께서 이 땅의 죄악을 하루에 제하신다는 말씀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약속하셨으니 하나님 편에서 죄를 용서해 주셔야 죄가 용서되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복음을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저는 복음을 들으면서 ‘내가 그동안 참으로 잘못 믿어왔구나. 내가 이제껏 율법을 좇아 살았구나.’ 하며 지금까지는 내가 복음을 모르고 있었다는 것을 확실히 알았습니다. 그리고 예수께서 십자가에서 피를 흘리신 것은 내 죄를 대신해 영원한 속죄를 이루신 것이라는 것이 이해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마음의 확신은 없었습니다. 그런 채로 부산으로 돌아왔습니다.
주 앞에 굴복하던 그날
그 후 시간이 좀 흐른 어느 날이었습니다. 저는 엑스레이 필름 현상을 하면서 찬송가를 부르며, 내가 하늘나라에 가기 위해서 이 목숨을 하나님께 바치면 하나님께서 보내 주시지 않을까 생각했던 지난날들을 떠올렸습니다. 그때 문득 “사랑은 여기 있으니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한 것이 아니요 오직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사 우리 죄를 위하여 화목제로 그 아들을 보내셨음이니라” (요일 4:10) 는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아, 그렇구나. 내가 지금까지 잘못했구나. 나는 죄 많은 더러운 피를 가지고 있는데 내 피를 흘려서 하늘나라에 가려고 했던 것이 하나님 보기에 얼마나 계산적인 것이었는가.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순결한 예수님을 보내셔서 추한 나를 위해 그 깨끗한 피를 미리 흘려주셨고, 그 피를 통해서 내 죄를 용서해 주셨고 영원한 속죄를 이루셨다. 내가 그것을 의지하지 않고 내 피를 쏟아서 하늘나라에 가려고 애를 썼으니 하나님이 보실 때에 얼마나 안타까우셨겠는가. 내가 얼마나 어리석어 보였겠는가.’
그리고 저는 하나님 앞에 굴복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나님. 제가 잘못했습니다. 지금까지 잘못 믿었습니다. 저에게 이 귀한 사실을 가르쳐 주셔서 감사합니다. 전에는 돈을 벌어서 육신적으로 잘 살 생각만 했는데 이제 그런 것은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이 사랑만 전할 수 있다면 괜찮습니다.’
예수님 피로 내 죄를 다 사해 주시고 하늘나라에 가게 해 주셨으니 내 소원은 이루어졌고, 모든 문제가 다 해결된 것입니다. 하나님 앞에 나도 모르게 이런 기도가 흘러나왔습니다.
‘이 복음만 전하며 살게 해 주십시오.’
율법 아래 살던 시절
제 아버지는 작은 농촌 교회의 장로이셨기에, 저는 어릴 때부터 아버지 등에 업혀 교회에 다녔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성경을 읽으면 성경에서 모든 것이 나온다는 말씀을 자주 하셨는데, 저는 정말 그럴까 하며 지나가는 이야기로 들었지만 마음으로는 늘 그 말씀을 새기고 있었습니다. 또 다른 사람들이 피해를 입거나 싫어하는 일들은 하지 않으려고 애를 썼습니다. 그것이 하늘나라에 가는 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어떤 날은 소에게 꼴을 먹이면서 들판에 앉아 성경을 읽었습니다. 성경에 대한 관심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 당시만 해도 귀했던 노트나 연필을 교회에서 상으로 받는 재미로 읽었던 것입니다.
그렇게 성경을 읽으면서 하나님께서 살아 계신다는 것과 하나님은 순종하는 사람을 분명히 인도하시고 보호하신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적지만 헌금도 꼬박꼬박 했고, 성경 구절도 많이 외우고 주일학교에도 개근을 했습니다. 그렇게 초등학교 6학년까지 다섯 번 정도 성경을 통독했고 다윗이나 사도 바울과 같은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또 하나님께 순종하면 하나님 앞에 복을 받는다고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살고 싶다는 기도도 했습니다.
학창 시절에 공부도 잘했고 친구들과 마음껏 놀면서도 지킬 것은 철저하게 지켰습니다. 주일날은 성가대와 교사회, 예배 등 교회에서 하는 모든 일에 빠지지 않고 참여했습니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은 저를 보고 “참 착실하고 훌륭하다. 장래 장로감이다.” 라고 칭찬했습니다.
그런데 점점 커가면서 성경이 사실이라고는 하지만 현실과는 다르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에덴 동산에 생명나무와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가 있었고, 구약 시대에는 사람이 9백 년 정도를 살았다는 이야기들에 대해 ‘어디 외계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닐까? 9백 년을 살았다는 것이 사실일까?’ 이런 생각이 드는 한편, 성경의 어떤 부분은 현실적이고 역사적인 것 같아서 많이 혼란스러웠습니다.
저희 집은 농사 일이 많아서 방과 후면 가방을 내려놓기가 무섭게 거름을 지고, 풀을 베며 일을 해야 했습니다. 제가 중학생 때는 한참 놀고 싶은 나이였기 때문에 일하는 것이 싫어서 가능하면 집에 늦게 들어가려고 했습니다. 그때 저는 교회 생활만 열심히 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친구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하다 보니 더 나쁜 곳으로 빠질 기회도 많았습니다. 차비로 받은 돈으로 만화책을 보면서 집에 걸어오곤 했는데, 그러다 보니 자연히 성적이 떨어졌습니다. 그럴 때면 성경 말씀대로 살지 못하는 것 같아 마음의 갈등이 심했습니다. 친구들과 마음껏 놀다 저녁 늦게 돌아와서는 ‘하나님, 제가 사도 바울처럼 살려는 마음이 있었는데 지금은 완전히 세상에 빠져 살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저를 쳐서라도 그 길을 갈 수 있다면 그렇게 해 주십시오.’ 하는 기도를 하다 잠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아버지께서는 늘 성경에서 재물과 부(富)가 나온다고 말씀하셨는데, 실제로는 오히려 점점 멀어진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는 자격증 같은 것이 필요한데 국가자격증 시험은 거의 주일날 치러졌습니다. 그때 저는 철저한 율법주의자로 주일도 철저히 지켰습니다. 그러니 국가자격증 시험은 볼 수가 없었고, 자연히 출세 길과는 멀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느 날 저는 곰곰이 제 자신의 앞날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하늘나라에 가는 것은 죽은 후의 문제이니 뒤로 미루어 두고, 현세에서 경제적인 기반을 닦아 놓자고 마음먹었습니다. 기독교인이 가난하게 사는 것보다는 어느 정도의 생활을 유지하면서 하나님을 전하는 것이 하나님께 덕이 되지 않겠느냐는 데 생각이 미쳤던 것입니다. 이후로 저는 신앙생활에 소홀하게 되었습니다. 주일에 교회는 꼬박꼬박 출석했지만, 마음으로는 ‘하나님, 조금만 기다리십시오. 제가 세상에서 기반을 닦아 놓은 후에 열심히 믿겠습니다.’ 하고 나름대로 양해를 구한 것입니다.
병마와 두려움에 시달리면서
그래서 고등학교를 그만 두고 직장을 다니게 되었습니다. 병원에 엑스레이 실습생으로 들어가 저녁에는 야간 학교에 다니며 고등학교를 마쳤고, 엑스레이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암 전문 병원에서 일을 돕게 되었는데, 엑스레이를 찍을 때 환자들을 붙들어 주고, 엑스레이 사진을 현상하는 일은 농사일보다 훨씬 편해서 신선 놀음과도 같았습니다. 그런데 그때 사용하던 엑스레이 기계는 6.25 사변 때 야전병원에서 쓰던 오래된 것이었습니다. 기계가 나쁠수록 방사선이 사방으로 나오는데, 방사선이 무엇인지도 몰랐던 제가 그 일을 6개월 정도 하다 보니 계속 아프고 감기가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한번은 코피가 터졌는데 멈추지를 않았습니다. ‘이대로 죽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보통 정상인의 백혈구 수치가 8,000 정도인데, 그때 저는 2,900까지 떨어졌습니다. 백혈구가 적은 상태에서 늘 폐병 환자들을 상대해서 결핵에 걸린 것입니다. 백혈구 검사로 알아보니 백혈병 증상까지 있었습니다.
‘병에 걸린 것은 전부 내가 하나님 앞에 불순종해서이다.’
자업자득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하나님 앞에 사도 바울처럼 살고 싶다고 원해놓고는, 세상으로 방향을 돌렸으니 어떻게 하나님께 인도를 받겠습니까.
제가 준비하던 시험은 현장 경력이 3년은 되어야 볼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집니다. 그래서 결핵 치료를 하면서 병원 일도 계속 했습니다. 당시 저는 부산에서 살고 있었는데 시험을 보기 전에 시험 칠 사람들을 위한 특별 세미나가 서울에서 두 달에 걸쳐 있었습니다. 그래서 서울로 올라가 세미나를 듣는 중 각혈을 했습니다. 병원에서 응급조치를 했지만 결국 부산으로 내려와 입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입원해서 치료를 해도 도무지 낫지를 않았습니다. 결핵을 앓았던 병력도 있었고, 엑스레이 사진을 찍어보니 양쪽 폐가 하얗게 되어 있어 4기 결핵이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피는 계속 입으로 넘어오고 열은 오르는데 치료를 해도 낫지 않았습니다. 나중에는 핏덩어리가 넘어오고, 음식도 먹지 못하고 숨을 쉴 수 없을 지경이 되었습니다. 열흘 정도 치료를 받았는데 증세는 점점 악화될 뿐이었습니다. 제 엑스레이 사진을 보며 앞으로 3년 정도는 적극적으로 결핵 치료만을 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3년만 고생하면 다시 회복될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밥이든 약이든 넘기는 대로 다 토하고, 피는 계속 올라와 낫지를 않았습니다. 이것은 죽음으로 가는 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교인들이 문병을 와서 ‘고통의 멍에 벗으려고 예수께로 나옵니다’ 라는 찬송가를 불렀습니다. 기관지에 피가 엉겨 그렁그렁하며 숨쉬기도 어려워 가슴을 구부리고 찬송가를 들었습니다. 찬송을 들으니 회개하는 마음이 되었습니다.
‘하나님, 제가 하나님을 믿는다고 해놓고 세상을 더 사랑하다가 수렁에 빠져 이런 병을 얻었습니다. 이제 산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죽더라도 하늘나라에 가게 해 주십시오.’
죽으면 하늘나라에 가야 하는데 지은 죄가 너무 컸습니다. 친구들과 노름하느라 노름 밑천으로 식구들의 돈을 빼 가기도 했고, 자꾸 잃을 때면 하나님께 ‘난 정직하게 노름하는데 하나님, 왜 자꾸 잃게만 하세요.’ 하는 기도까지 했었습니다. 이렇게 많은 죄를 지었는데 하늘나라에 가려면 죄가 없어야 하고 죄를 없애는 길은 회개하는 것이라고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했던 것입니다. 그때 몇 날 며칠을 자다가 눈만 뜨면 하나님 앞에 회개를 했습니다. 그렇게 회개를 하니 마음은 좀 편해졌습니다. 이제 하늘나라에 갈 수 있겠지 하고 생각했는데 자고 일어나면 또 다른 죄들이 생각났습니다. 그래서 회개를 거듭하다가 나중에는 ‘하나님, 제가 회개를 한다고는 했는데 미흡한 점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 것까지 하나님께서 다 따진다면 어쩔 수 없습니다. 이렇게까지 했는데 지옥을 가라고 하시면 가야겠지요. 저는 힘이 없어서 더 이상 회개할 수도 없으니까 알아서 해 주세요.’ 하는 기도를 하고 잠이 들었습니다.
그러다가 한번은 우연히 제 진료 차트를 보게 되었습니다. 입원 첫날의 기록부터 살펴봤는데 검사결과 결핵균이 없다고 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피검사 한 것을 보니 백혈구 수치가 10,300으로 기록되어 있었습니다. 통상적으로는 10,000에서 10,500까지 정상으로 보지만, 저는 원래 백혈구 수치가 2,900까지 떨어졌었기 때문에 10,300이라면 제 백혈구 수치는 평소보다 세 배로 늘어난 것이었습니다. 백혈구 수치가 두 배로 증가하기만 해도 몸에 염증이 있다는 증거인데 세 배 이상이라니. 담당 의사에게 그 사실을 이야기했더니 놀라면서 페니실린을 처방해 주었습니다. 그러자 바로 핏덩어리가 전부 걷히고 출혈이 멈추었습니다. 병명은 결핵이 아니라 폐렴이었습니다. 의사가 오진을 했던 것입니다. 그렇게 페니실린 두 대를 맞으니까 거의 정상으로 돌아왔고, 보름 동안 치료하고 엑스레이를 찍어보니 제 폐는 정상이었습니다.
이제 제 기도의 제목이 바뀌었습니다. 전에는 ‘죽어도 하늘나라에 가게 해 주십시오’ 하는 것이었는데 이제는 ‘살려주시면 하나님 뜻대로 살겠습니다.’ 하는 것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두 가지 약속을 했습니다. 새벽 기도에 빠지지 않겠다는 것과 수입의 10분의 3을 바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입원 중에도 가운을 입고 새벽 기도를 하러 갔습니다. 이것이 스물두 살 때의 일입니다.
그 후 병원에 두 달간 입원해 있으면서 공부를 했고 시험에 합격했습니다. 그리고 부산에 있는 병원에 취직하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께 약속한 대로 수입의 10분의 3을 정확하게 바쳤고, 새벽 기도도 빠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한번은 신입 사원이라 일이 많아 너무 피곤해 늦잠을 잤습니다. 헐레벌떡 교회로 가보았지만 이미 새벽 예배가 끝나고 문이 잠겨 있었습니다. 그래서 문 앞에서 ‘하나님, 지각해서 죄송합니다. 다음에는 지각하지 않겠습니다.’ 라고 기도하고 왔습니다. 그런데 얼마 뒤에 또 택시를 타고 출근을 해도 늦을 정도로 늦게 일어났습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새벽 기도에는 가지 못하고 바로 출근을 했습니다. 하나님 앞에 한 약속을 어긴 것입니다. 성경에는 하나님 앞에 서원한 것은 해가 될 지라도 지키라고 했는데, 먹고 살기에 급급해서 그것을 어겼으니 이제 큰일 난 것입니다. 이것은 완전히 하나님 앞에 진노의 대상이 된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한 번만 더 어기면, 하나님이 너는 이제 끝장이다 하면서 나는 즉사할 것이라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그래서 침만 뱉어도 피가 나오는가를 확인했고, 감기에 걸려 가래만 나와도 하나님의 벌인가 하는 생각으로 늘 두려움에 떨었습니다. 마음에 짐이 생긴 것입니다. 하나님과의 약속을 어겼으니 분명히 벌이 있을 텐데 어떤 벌이 내릴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다 벌을 피하려면 하나님께 무언가를 바치면 되지 않겠느냐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최악의 경우 하나님을 위해서 내 생명을 바치면, 설마 내가 잘못한 것이 좀 있더라도 상계처리해서 하늘나라는 보내 주시지 않을까’ 하고 제 나름대로 계산을 했습니다. 잘못은 했지만, 용서는 받아야 하니까 제가 순교를 함으로 그것을 메울 수 있다면 그 길을 가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입니다. 그때는 직장에도 봉급에도 관심이 없고 하루하루 고통스럽기만 했습니다.
주의 인도하심을 받아
그러던 어느 날 저는 같은 직장에 다니던 서군자 자매를 만났습니다. 저는 평소에 그 자매를 보며 ‘이 사람은 기독교인이라면서 완전히 농땡이구나’ 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저는 주일을 철저히 지키려고 하는데 그 자매는 새벽 기도도 하지 않고 주일날 교회도 잘 가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제가 괴로운 상태에 있을 때 서 자매가 저에게 성경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제가 하나님의 뜻을 잘 모르겠어서 찾고 있는 중이다, 직장을 버리고 순교하라면 하겠다는 마음이라고 말했더니 서 자매는 하나님의 뜻은 성경에 있다고 했습니다. 저는 2천 년 전에 기록된 성경이 나한테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고 말했습니다. 그랬더니 ‘정 그러면 한번 성경을 배우러 가시지요.’ 하고 권하기에, 저는 ‘하나님의 뜻을 가르쳐 준다면 가야지요.’ 라고 선뜻 대답했습니다.
서 자매를 따라 가보니 몇 사람이 모여 권 목사님의 성경 강연을 오디오테이프로 듣고 있었습니다. 목사님이 ‘여러분들 새벽마다 하나님 앞에 죄 용서해 달라고 기도하시지요?’ 하시기에, 속으로 ‘예, 아멘.’ 하고 대답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기도했지만 죄를 사해주셨다는 답을 얻었습니까? 그 답을 얻지 못했으면 거듭난 것이 아닙니다.’
새벽마다 하나님 앞에 죄를 사해 달라고 기도는 했지만 답을 얻지 못했으니 제 자신은 거듭나지 않았다는 결론이 났습니다. 그러나 마음속에서는 내가 하나님의 자녀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분명히 나 자신은 하나님의 아들이지만 거듭나지는 않았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물론 모순된 생각이지만 그때는 무엇이 옳은지 몰랐기 때문입니다.
한번은 개인 상담을 하게 되었는데 전도하시는 분이 자꾸 저를 죄인으로 몰아넣으려고 했습니다. 제가 죄인임을 시인하라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지은 죄가 있긴 하지만 아플 때 회개해서 정산했기 때문에, 저는 죄가 별로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죄가 있다면 새벽 기도를 몇 번 빠진 것뿐인데 그러한 죄로 저를 마귀의 자식이라고 하니까, 저는 하나님의 자녀라고 계속 우겼습니다. 그래도 계속 죄인이라는 것을 시인하라고 하니까 저를 데려 온 사람의 체면도 있고 미안한 마음도 있어서 ‘그럼 마귀의 자녀라고 합시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하고 겨우 인정 아닌 인정을 했습니다.
그 후에야 복음을 들었습니다. 마음의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복음을 들었기 때문에 정확히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제가 거듭나지 못했다는 것은 분명히 알았습니다. 그래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책을 몇 권 빌려와서 읽었습니다. 저는 예수님만 바라보았기 때문에 마귀는 별 것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그 책을 보니 마귀의 능력도 대단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자다가 꿈을 꾸었는데 온갖 귀신들이 나를 잡으려고 덮쳤습니다. 감당이 되지 않으니까, 어떤 마귀도 예수님의 이름 앞에서는 물러난다는 것이 기억나서 예수님 이름을 외쳤습니다. 꿈속에서조차 예수님 이름을 불렀으니 얼마나 대단합니까. 깨어난 후 꿈속에서 예수님을 불렀다는 것이 스스로 굉장하다는 생각을 했고, 이것이 바로 구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고 서 자매에게 구원받은 것 같다고 이야기했더니 사람들에게 그 이야기를 했나 봅니다. 그때는 한 사람이라도 구원받으면 모두가 굉장히 좋아하던 시절이기 때문에 제게 간증을 하라고 야단이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간증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불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큰일 났구나. 남아일언중천금인데, 말 한번 잘못 해서 큰일 났네.’ 하는 생각에 당직이라고 바쁘다는 핑계를 대며 몇 달간 서 자매를 피해 다녔는데 그 시간이 굉장히 괴로웠습니다. 그래도 간증을 하긴 해야겠는데, 간증을 하려면 무언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유명한 목사가 집도한다는 부흥회를 찾아 다녔습니다. 그러나 어떤 부흥회에서도 죄를 회개하라고만 하지, 정확한 답을 말해 주지는 않았습니다. 저는 이미 복음을 들어서 내 죄를 예수님이 다 용서해 놓았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에 통회의 기도도 나오지 않았고 참으로 답답하고 고통스러웠습니다.
구원받으려고 그렇게 하나님 앞에 매달렸는데도 메아리가 없었습니다. 구원의 확신은 없는데도 서 자매는 매일 모이는 곳으로 가자고 재촉하니 더 이상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열심히 찾았는데 기도도 눈물도 나오지 않았고, 구원의 확신도 가질 수 없으니 그때는 하나님이 나를 버리셨나 하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하늘나라에 가고 싶어서 그렇게 열심히 해왔는데, 아무것도 아니었구나 싶으니 참 서글펐습니다. 하나님이 나를 버렸다면 지금까지 내가 살아온 것이 모두 허사가 되는 것 같아 완전히 허탈한 상태에 빠져 있었습니다. 너무 고통스러워서 더 이상은 부흥회도 다닐 힘이 없었습니다.
한번은 서 자매가 저를 붙잡더니 계속 자기를 피하는 이유를 말해 달라고 했습니다. 저는 서 자매를 따라가서 들은 말씀들이 성경에 비추어 보았을 때 아주 정확한 사실이었기에 그곳에 길이 있다는 것을 알지만 자존심 때문에 피했던 것이었고, 사실은 구원받지 않은 것 같다고 솔직하게 고백했습니다. 저는 심각하게 이야기를 했는데 서 자매는 피식 하고 웃었습니다. 진작 이야기를 하지 그랬냐며 성경을 잘 가르치시는 분이 있는데 가보지 않겠느냐고 저를 잡아당겼습니다. 그래서 저는 당직이고 뭐고 뒤로 제쳐 두고 대구로 올라가 성경 강연을 듣고 개인 상담을 받게 되었던 것입니다.
대구에서 만난 어떤 형제는 저에게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돌아가셔서 우리의 죄를 용서하신 것을 믿느냐고 물었습니다. 제가 믿는다고 하자, 그는 그것이 구원인데 무엇을 걱정하느냐고 했습니다. 저는 확신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니까 그는 십자가에 흘린 피는 하나님이 보시는 것이지, 내가 느끼는 것이 아니라고 말해 주었습니다. 그래도 제 마음은 정리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 대화를 한 다음날, 개인 상담을 하는데 어떤 군인과 함께 있었습니다. 그 군인은 ‘예수를 믿으면 출세에 지장이 있다고 하는데 믿어도 됩니까?’ 라고 물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속으로 ‘이 양반 아직 멀었구나. 지금 출세가 문제냐. 사느냐 죽느냐 하는 문제인데.’ 하고 나름대로 판단했습니다. 그 군인의 상담이 끝나자 저는 “한 가지 물어봅시다.” 하며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나는 예수님이 흘리신 피도 믿고 어릴 때부터 예수님을 믿어왔습니다. 그런데 구원받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니까 상담하시던 분이 “그렇습니까? 성경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예수님의 피에 대한 것입니다.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흘리신 그 피에 대한 확실한 감사와 그 피를 통한 죄 사함에 확신이 없다면 구원받은 것이 아닙니다.” 라고 대답하셨습니다.
“그래도 어릴 때부터 예수를 믿어왔는데 구원받은 것이 아닙니까?”하고 재차 물으니 그는 단호하게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교회에서 교육 받은 것이 있어서 “저는 택한 백성인데요.”라고 했더니,
그는 “택한 백성이라도 구원의 확신, 성령의 인치심이 없으면 지옥에 갑니다.” 라고 했습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제 마음은 뻥 뚫린 것처럼 허전했습니다. ‘내가 지금까지 엄청나게 해왔던 노력들이 아무 소용 없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한편으로는 ‘그래, 지금 나의 이런 생활이 구원받은 생활이라면 그런 구원은 안 받는 것이 낫다. 내가 속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제 자신이 와르르 무너져 내리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저는 절망한 마음으로 “그러면 저는 어떻게 하면 됩니까?” 하고 물었습니다.
“죄가 아직 있습니까?”
“조금 있습니다.”
죄가 많이 있는지도 모르고 얼떨결에 대답했습니다. 그는 죄가 조금 있더라도 해결되지 않으면 구원받은 것이 아니라고 했고, 그 죄를 어떻게 해결해 왔느냐고 물어보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회개하고 하나님께 기도했다고 했더니 죄는 그렇게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며 죄에 대한 이야기를 해 주었습니다.
“부산에 살면 해수욕장도 많이 다니실 텐데 마음에 일어나는 죄 같은 것이 없습니까?”
“물론 그런 것은 있지요. 하지만 제가 행동으로 옮기지도 않았고 새벽 기도 할 때 그런 마음이 들지 않도록 해달라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그랬더니 성경을 보여 주며 하나님은 마음의 죄도 죄로 여기신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제 마음에서는 끊임없이 죄가 일어나고 있고, 저의 회개가 죄보다 앞설 수 없는데, 새벽 기도로도 해결이 안된다면 도대체 어떻게 해결해야 하느냐고 물었습니다.
“구약 시대에는 양과 염소를 제물로 잡아서 제사를 지내고 죄를 용서받았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제물의 피를 받으시고 사람의 죄를 용서해 주셨습니다. 스가랴서 3장에는 하나님께서 이 땅의 죄악을 하루에 제하신다는 말씀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약속하셨으니 하나님 편에서 죄를 용서해 주셔야 죄가 용서되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복음을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저는 복음을 들으면서 ‘내가 그동안 참으로 잘못 믿어왔구나. 내가 이제껏 율법을 좇아 살았구나.’ 하며 지금까지는 내가 복음을 모르고 있었다는 것을 확실히 알았습니다. 그리고 예수께서 십자가에서 피를 흘리신 것은 내 죄를 대신해 영원한 속죄를 이루신 것이라는 것이 이해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마음의 확신은 없었습니다. 그런 채로 부산으로 돌아왔습니다.
주 앞에 굴복하던 그날
그 후 시간이 좀 흐른 어느 날이었습니다. 저는 엑스레이 필름 현상을 하면서 찬송가를 부르며, 내가 하늘나라에 가기 위해서 이 목숨을 하나님께 바치면 하나님께서 보내 주시지 않을까 생각했던 지난날들을 떠올렸습니다. 그때 문득 “사랑은 여기 있으니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한 것이 아니요 오직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사 우리 죄를 위하여 화목제로 그 아들을 보내셨음이니라” (요일 4:10) 는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아, 그렇구나. 내가 지금까지 잘못했구나. 나는 죄 많은 더러운 피를 가지고 있는데 내 피를 흘려서 하늘나라에 가려고 했던 것이 하나님 보기에 얼마나 계산적인 것이었는가.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순결한 예수님을 보내셔서 추한 나를 위해 그 깨끗한 피를 미리 흘려주셨고, 그 피를 통해서 내 죄를 용서해 주셨고 영원한 속죄를 이루셨다. 내가 그것을 의지하지 않고 내 피를 쏟아서 하늘나라에 가려고 애를 썼으니 하나님이 보실 때에 얼마나 안타까우셨겠는가. 내가 얼마나 어리석어 보였겠는가.’
그리고 저는 하나님 앞에 굴복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나님. 제가 잘못했습니다. 지금까지 잘못 믿었습니다. 저에게 이 귀한 사실을 가르쳐 주셔서 감사합니다. 전에는 돈을 벌어서 육신적으로 잘 살 생각만 했는데 이제 그런 것은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이 사랑만 전할 수 있다면 괜찮습니다.’
예수님 피로 내 죄를 다 사해 주시고 하늘나라에 가게 해 주셨으니 내 소원은 이루어졌고, 모든 문제가 다 해결된 것입니다. 하나님 앞에 나도 모르게 이런 기도가 흘러나왔습니다.
‘이 복음만 전하며 살게 해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