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듭난 소식

내게 주신 하나님의 선물


저는 누군가 제게 어떤 종교를 믿느냐고 물어오면 늘 모태신앙이라며, 엄마 뱃속에서부터 열심히 교회에 다녔다고 이야기하곤 했습니다. 아주 어렸을 때를 제외하고는 열심히 신앙생활을 한 적도 없으면서, 내가 믿는 종교는 ‘기독교’라고 강조하여 말했지요. 그 말을 하는 제 마음속에는 ‘어려서부터 교회에 열심히 다녔고 성경도 읽어왔으니, 나도 기독교에 대해 알만큼은 안다’는 교만이 있었습니다.

 

 


대학생 때는 봉사 동아리에서 활동했는데 그 때 한 간사님을 만났습니다. 그분은 비유를 통해 성경을 풀어주셨는데 그 이야기들은 무척 재미있고 신기했습니다. 저는 그 이야기를 듣는 것이 정말 좋았습니다. 그렇게 점점 더 많은 것을 배워가고 알아가는 즐거움에 푹 빠져 있던 어느 날, 그 간사님은 자신이 믿는 종교의 창시자가 바로 재림하신 메시야라는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그 설교가 무척 좋아서 열심히 들으며 따라다녔었고 간사님의 신실하신 신앙생활 또한 닮고 싶어서 열을 내어가면서 듣고 배웠던 설교의 끝이, 한 개인이 자신이 재림하신 메시야라고 주장하는 것이라니....
제 주변 사람들은 모두 몹시 은혜롭다는 표정으로 환호를 보냈지만, 저는 마음속에 일어나는 실망과 상실감 때문에 힘들었습니다. 그곳에 더 깊이 빠지지 않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 시절에 배웠던 성경 공부는 제 속에 너무 강하게 남아 있었나 봅니다. 그 후로 다른 교회에서 듣는 목사님이나 전도사님의 설교 말씀은 시시하기만 했고 귀에 잘 들어오지도 않는 후유증을 겪어야 했습니다.
그 후 미국에 오게 되었고 생활이 바빠져서 교회에는 잘 다니지 않게 되었습니다. 미국에서의 교회 생활은 단지 사람들과의 사교의 일환이라는 생각에, 또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이래저래 제 신앙 생활은 흐지부지해져 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평소 친하게 지내던 분이, 한국에서 선교사님이 오셨는데 그분께 성경에 대해 궁금한 점도 여쭈어 보고 성경 강연도 들어보라고 권하였고, 저는 별 기대 없이 복음 말씀을 듣게 되었습니다. 일하는 시간을 쪼개어 성경 강연을 들었던 터라 시간에 쫓기었고, 그 선교사님 또한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날짜가 정해져 있었습니다. 그래서 복음 말씀을 제대로 듣지도 못했지만 다만 기억에 남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사랑하는 우리를 위해 독생자이신 예수를 세상에 보내주셨고 그 분의 피로써 우리의 모든 죄가 씻기어 우리는 구원을 얻게 되었다. 믿는 사람은 천국에 갈 수 있다”는 마지막 말씀이었습니다. 믿기만 하면 천국에 갈 수 있다니, 그 말에 무조건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저는 이미 어려서부터, 아니 엄마 뱃속에서부터 믿고 있었으니 믿기만 하면 천국에 간다는 그 말씀은 무척 좋게 다가왔습니다.
그렇지만 어떤 다른 말씀들을 하셨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았습니다. 이야기의 서론, 본론도 없이 결론만 알아버린 듯한 마음에 다시 한번 말씀을 듣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는 동안 제 신변에도 변화가 생겼습니다. 우선 일자리를 옮겼는데 옮긴 일터에서 만난 사장님은 오래전에 복음을 깨달으신 분이셨습니다. 그분을 통해 저는 <성경은 사실이다> 말씀 테이프를 보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육신적인 생활만 해 왔던 저로서는, 당시 6일을 풀타임으로 일하니 하루 쉬는 날에는 그저 푹 쉬고 싶다는 생각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쉬는 날 하루 종일 말씀 테이프를 보아야 하는 상황이 너무도 싫었습니다. 그래도 저 때문에 일부러 시간을 내어 말씀 테이프를 같이 보아 주시고, 보는 동안 출출하지 않게 간식까지 챙겨주시며 열의를 보이는 자매님이 계셔서 싫다는 내색을 할 수는 없었습니다. 마음속에서는 짜증이 일었고 말씀도 귀에 잘 들어오지 않는 악순환이 계속되었습니다.

 



다섯 번째 말씀 테이프를 볼 때입니다. 권 목사님은 자신의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구원받기 전에도 10년간 목사 생활을 했는데 만약 그때, 구원받기 전에 죽었다면 지옥에 갔을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그 말씀은 제게, 바로 지금의 나는 지옥에 간다는 말과 다름없이 들렸습니다. 마음속에서 무언가 울컥 치밀어 올랐습니다.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지옥에 간다는 말은 듣기가 싫었던 것입니다.

 



그 부분을 보다 말고 저는 더 이상 말씀 듣기를 거부했습니다.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았고,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믿기만 하면 천국에 간다고 했으면서 거듭나지 않으면 목사도 지옥에 간다니, 이런 이단이 어디 있나!’라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제가 더 이상 말씀 테이프 보기를 거부하자 사장님은 제게 상담받을 것을 권하시며 다른 선교사님을 소개해 주셨습니다. 업무 시간까지 빼줄 테니 한번 상담을 받아보라고 하시기에, 못 이기는 척 그 선교사님 댁으로 성경을 배우러 다니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그곳에서 성경 공부를 하는 동안에도 잡다한 생각들이 계속 일어나 집중할 수 없었고, 내용도 말씀 테이프에서 들었던 것들의 반복처럼 느껴졌습니다. 단지 차이점이라면 텔레비전을 통해 보는 것과 직접 눈앞에서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것 정도였습니다. 그렇지만 하루 이틀 지나면서 이곳에서 하는 이야기들이 정확하다는 확신이 들었고 점점 말씀들이 귀에 들려왔습니다.

 



지금까지와는 자세를 달리하여 열심히 들었지만 결론은 늘 똑같았습니다. 죄를 사하여 주신 예수님을 믿으면 천국에 갈 수 있다는, 그 마지막에 말해 주시는 복음이 항상 제게 숙제로 남게 되었던 것입니다.
나는 이미 믿고 있는데 무얼 어떻게 해야 내가 거듭날 수 있다는 것인지 너무 어려웠습니다. 다른 이들의 간증을 열심히 듣고 책도 읽어보면서 그들은 어떻게 구원받았는지 찾아보았지만 여전히 알쏭달쏭 어렵기만 하였습니다.

 


머리로는 이미 내 죄가 용서되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죄 짐이 저를 무겁게 짓누르지도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제 죄가 다 없어진 상태도 아니었습니다. 말씀 테이프를 처음부터 다시 보고, 두 번 세 번 반복해서 본 탓에 그 내용을 술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이 알게 되었는데도 제 마음 상태는 늘 같았습니다. 시간은 흘러갔습니다.

 



여느 날처럼 말씀 테이프를 보고 집에 돌아가는 길이었습니다. 그날은 죄에 관한 말씀을 들었는데, 이미 사하여 주신 것을 머리로 알고 있기에 한번도 심각하게 여기지 않았던 죄 문제들이 그 날따라 제 가슴 속으로 깊이 파고들었습니다. 새삼 심각할 것도 없다 생각했던 제 죄 문제가 제 마음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음을 비로소 깨닫게 되었습니다.

 



무거운 마음으로 그 다음 날도 선교사님 댁에 찾아가 말씀 테이프를 보았습니다. 평생 교회 한번 가지 않았고 도둑질과 살인을 일삼던 극악무도한 죄인이, 죽기 전 예수님의 말씀으로 말미암아 단번에 낙원에 이른 대목에서 저는 예수께 감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절로 감사하게 되었습니다.

 



거듭남의 느낌과 성령이 인치신다는 그 어떤 느낌을 너무나도 기다렸던 저는, 요한복음 3장 8절에 “바람이 임의로 불매 네가 그 소리를 들어도 어디서 오며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하나니 성령으로 난 사람은 다 이러하리라”는 구절에서 결국 깨닫게 되었습니다. 임의로 부는 그 바람이 어디서 오며 어디로 가는지 눈으로 보려 했던 어리석은 저를 예수께서는 사랑으로 일깨워 주셨던 것입니다.

 


 

"너희가 그 은혜를 인하여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을 얻었나니 이것이 너희에게서 난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선물이라" (에베소서 2:8)




구원은 그저 감사히 받으면 되는 선물이었습니다. 죄가 사하여졌음이 믿어졌고 하나님께 무척 감사드릴 뿐입니다. 저 한 사람의 구원을 위해 기도해 주신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