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듭난 소식

호리라도 남김 없이 처리해 주신 하나님


2000년 1월, 친구의 소개로 지금의 남편을 만났고 2002년에 결혼했습니다. 2년이라는 연애 기간 동안 남편은 한 번도 성경이나 교회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결혼하기 한 달 전쯤 몇 가지 부탁이 있다면서 결혼 후 부모님을 모실 것과, 일주일간의 여름 성경탐구모임에 참석해 달라고 했습니다. 그 정도쯤이야 결혼 선물로 생각하고 해 주마 했습니다.

 



그리고 성경탐구모임에 참석하기 전, 하나님의 법칙이 자연계에서 보인다는 내용의 무디 비디오와 <성경은 사실이다> 말씀 테이프를 보았지만, 지루하다는 생각만 들 뿐 별 관심이 생기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성경탐구모임이 있기 며칠 전 남편에게서 ‘구원’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들으며 저는 ‘영화에서처럼 하늘에서 빛이라도 내려오는 것일까?’ 하는 막연한 생각만 가지고 있었지요.

 



성경탐구모임이 열리는 장소에 와 보니 남편의 둘째, 셋째 누나들과 그 가족들, 거기에 남편 친구까지, 저는 어색하고 어려운 사람들과 지내야 했습니다. 더구나 남편은 3일 후에나 합류한다고 했습니다. 오후와 저녁 시간에 듣는 설교 내용은 귀에 잘 들어오지도 않고 졸리기만 했는데, 아침 시간에 들었던 설교에는 그나마 조금 관심이 생겼습니다.

 



남편의 셋째 누나는 옆에서 보기에 안타까웠는지, 따로 강사님께 질문할 수 있다며 혹시 궁금한 것은 없는지 물어 보셨지만 저는 딱히 궁금한 것이 없었습니다. 그래도 누나의 성의를 보아서 하나쯤 질문을 짜내어 성경이 어떻게 쓰인 것인지를 물어보았습니다. 강사님은 성경책이 3천 년이나 이전에 쓰인 것이고 유대인들이 얼마나 경건하게 그 내용을 지키고 보존해 왔는지, 사해 사본 등의 사진 자료를 통해 보여 주셨습니다. 저는 그것들을 보며 그저 성경책이 일반 책과는 조금 다르구나 하는 생각만 들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남편의 친구가 구원을 받았습니다. 남편을 비롯한 가족들이 얼마나 좋아하고 반기던지, 모두 그 친구의 간증을 들을 때 저는 들으면 안 된다 하기에 왠지 따돌리는 것 같아 기분이 무척 상했지만 구원이라는 것이 있기는 있나 보다 하는 생각이 들었고, 다음에 또 다른 전도집회에 참석하기로 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그 해 9월, 선교센터에서 열린 전도집회에 혼자 참석했지만 구원은 받지 못했습니다. 전도집회에서 돌아온 후에도 남편과 성경 이야기를 몇 번 하기는 했지만 매번 싸움으로 끝이 났고, 제가 취직을 하고 아이도 갖게 되면서 한동안은 구원을 잊고 살게 되었습니다.

 



그 후 아이가 태어났는데 조금 아픈데다 아토피도 심했습니다. 남편은 아이를 위해서나 저를 위해서 공기도 좋고 선교센터가 있는 곳으로 내려가고 싶어 했는데, 마침 일자리가 생겨 2003년 11월에 이사를 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아이 때문에 다시 전도집회에 참석하기란 쉽지 않았고, 스스로 말씀을 찾아서 듣지도 않던 차에 둘째까지 임신하게 되었습니다. 둘째까지 태어나면 정말 전도집회에 참석하기 어려울 것 같아 상의 끝에 큰 아이를 시어머니가 봐 주시기로 하고 만삭의 몸으로 전도집회에 참석했습니다.

 



이번에도 안 되면 언제 다시 기회가 올지 알 수 없다는 생각에 마음을 굳게 먹었습니다. 강사님은 스크랩 해 놓은 자료들과 성경을 비교하며 설명해 주셨는데, 성경이 정말 실제로 일어난 일들을 기록해 놓은 책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죄 문제에 대해서도 이야기하셨는데 주변에는 이 이야기를 듣고 괴로움에 펑펑 우시는 분도 있었고 밥 생각이 없다며 끼니를 거르시는 분도 많았습니다. 저런 모습이 죄를 깨닫는 것인가 보다 싶어 저도 열심히 애를 써 보았지만, 저는 괴롭거나 밥맛이 없거나 눈물이 나지 않았습니다. 이때 옆에 계신 분이 제게 이야기를 건네셨습니다.

 



“왜 그렇게 시무룩해요?”


“다른 분들은 다들 괴로워하는데 저는 아무리 애써도 눈물이 나지 않아요.”


“어릴 때 엄마한테 거짓말한 기억 있어요?”


“네, 뭐 몇 번....”


“그것이 바로 자기 죄를 인정하는 거예요.”

 



그분은 로마서를 펴 주시면서 로마서에 나온 죄 중에서 제게 해당하는 것을 생각나는 대로 공책에 하나하나 적어 보라고 했습니다. 밤늦게까지 담담하게 공책을 채워갔습니다. 내 죄가 참 많다는 것을 알았고, 생각나지 않는 것까지 더하면 훨씬 많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음날 오후 설교 시간에 죄 사함에 관한 말씀을 하셨는데, 아직 자신의 죄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사람은 남으라고 했고 저를 비롯한 몇 분이 남았습니다. ‘이번에도 해결하지 못했구나’ 하는 생각에 막막하고 속상했습니다.

 



남은 이들에게 강사님은 “집에서 청소할 때 먼지가 어디 있나 꼼꼼히 찾지요? 다 찾아서 버리지요? 하나님께서도 죄를 다 찾아서 처리해 주시려고 그렇게 자세하게 죄에 대해 기록해 놓으신 거예요.”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제 마음이 확 놓였습니다. ‘아, 하나님은 내 죄를 나보다 더 잘 알고 계신 분이니까 호리만 한 죄라도 다 찾아내서 처리해 주셨겠구나.’ 하는 생각에 안심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녁식사를 할 때 문득, “보라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양이로다” (요 1:29) 는 말씀이 생각나면서 내 죄를 예수님이 모두 가져가셨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녁 설교 시간에는 예수님이 가져가신 내 죄가 어떻게 처리되었는지를 성경을 찾아 보여주셨는데, 감사의 기도가 절로 나왔습니다. 2005년 2월 18일의 일입니다.

 

 


집회가 끝나고 며칠 후 둘째 아이를 낳는 바람에, 구원은 받았지만 교제 자리에는 함께하지 못한 채 많은 시간이 흘렀습니다. 구원받은 후에도 여전히 죄를 짓게 되었는데 구원받은 내가 왜 이렇게 죄를 짓는가 하여 구원받기 전보다 더 많이 괴로웠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했더니 어떤 분이 구원받은 사람들은 다 십자가 군병인데 군인이 가만히 있으면 죽는다고, 군인에게는 앞으로 나아가거나 죽는 것밖에 없으니 교제 자리에도 함께하고 말씀도 열심히 읽으라고 하셨습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는 무리해서라도 형제자매들이 모이는 자리에는 함께하려고 노력했고 다른 자매들도 많이 알게 되었습니다. 또 함께 교제를 나누며 죄 문제를 비롯한, 구원받은 후의 생활에 대한 여러 의문들도 풀렸습니다. 항상 대언자로 계시는 예수님을 의지하며 말입니다. 이렇듯 살아가면서 어려운 일이 많지만 주님께서 언제나 교제 가운데서 지켜주시기를 기도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