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듭난 소식

교제 안에서 힘을 합하여

저는 어렸을 때 서천이라는 시골 동네에서 자랐습니다. 시골에서 자란 저는 산과 바다와 계곡 등 자연을 접할 기회가 많았고, 하늘에 있는 별과 달을 보며 ‘정말 아름답다. 저것들은 어떻게 생겨났을까?’ 하는 여러 가지 생각을 하고는 했습니다. 다른 친구들과 달리 초등학생 때부터 죽음에 대한 생각을 가끔 하면서, 두려움도 슬픔도 지니고 있었습니다. 낮에 잘 놀다가도 밤에 잠자리에 들면, 왜인지는 모르지만 죽음에 대한 생각을 하고는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려서부터 이러한 생각들을 해왔던 것이, 성경 말씀을 들었을 때 의심하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기반이 되어주지 않았나 싶습니다.




저는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교회를 다녔습니다. 어느 날 문득 다들 ‘교회, 교회’ 하는데 교회란 어떤 곳일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엄마를 졸라 함께 교회에 나가게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교회를 몇 년이나 다녀도 내가 왜 교회를 다니고 있는지 그 이유도 모른 채 그저 다니기만 했습니다. 그러다가 중학교 3학년 때부터 교회를 다니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고등학교 생활 3년이 지나고 대학교에 진학하기 전 겨울 방학 때 사촌누나의 권유로 한 슈퍼마켓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때는 몰랐지만 사촌누나는 이미, 그 슈퍼마켓 맞은편에 있는 미용실에서 일하다가 원장님을 통해 구원받은 상태였습니다. 저에게도 복음을 전해주려는 목적으로 슈퍼마켓에서의 아르바이트를 권하였던 것이지요.



저는 생전 처음 하는 아르바이트였기에, 모든 것이 낯설고 힘들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일을 시작하였습니다. 하지만 그런 저의 생각과는 다르게 슈퍼마켓에서 같이 일하는 아주머니들과 점장님은 처음 보는 저를 따뜻하게 대해주셨고, 일도 힘들지 않고 재미있었습니다.
점장님은 가끔 제게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해주셨습니다. 유태인에 대한 이야기, 세계 정세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는 컴퓨터, 텔레비전, 휴대전화 등 우리가 빠져있는 물건들에 대한 의견 등을 말씀해 주셨는데, 제가 살면서 전혀 생각해 보지 않았던 것에 대해 말씀해 주시니 날마다 제 생각이 깨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가끔 ‘점장님께서 나에게 왜 이런 이야기를 해주실까?’ 하며 의아해 했지만, 점장님이 해주시는 모든 이야기는 그간 제가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이고 한 번 더 생각해 볼 수 있는 주제들이었기에 대부분은 재미있게 들었습니다.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지 20여 일이 지나자 점장님은 제게 놀러가자는 제안을 하셨습니다. 같이 놀러 가는 날에는 일을 하지 않아도 아르바이트비를 줄 테니 공기 좋고 밥이 맛있는 곳이 있다며 같이 가자고 하셨습니다. 그때 저는 방학 중이어서 시간이 많았고 한번 가보고 싶었기에 점장님과 아주머니들과 함께 가게 되었습니다.



가보니 그곳이 바로 전도집회였습니다. 저는 처음에는 어리둥절하였지만 어렸을 때 교회를 다녔기 때문에 집회에서 말씀하는 것을 들어보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하고 거부감없이 받아들였습니다.
첫날은 강사님께서 성경에 나와 있는 내용을 근거로 한 과학적인 이야기를 하셨는데, 그 과학적인 내용들이 성경과 일치하였기에 신기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둘째 날은 유태인의 역사와 죄에 대한 이야기를 하셨는데, 유태인 이야기도 정말 신기했지만 특히 죄에 대한 말을 듣고 저는 걱정이 앞섰습니다. 내 죄를 어떻게 해야할까 하고 고심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다음날 말씀을 들으며, 예수께서 피를 흘리셔서 우리 죄를 모두 사해주셨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특히 이사야 38장 17절 말씀이 제 마음에 와 닿아 마음이 무척 편해졌습니다. 그날이 2010년 1월 22일입니다. 그 후부터는 강사님께서 하시는 말씀을 더욱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구원받고 며칠 후에 대학교에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갓 구원받은 저는 대학 생활에 푹 빠져들어 성경책을 멀리 하였고 교제의 자리에도 가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1년이라는 시간을 아깝게 흘려보냈습니다. 그동안 사촌누나와 다른 형제자매 분들은 항상 교제의 중요성을 일깨우며 저를 이끌어 주셨습니다. 그분들이 그렇게 해주지 않으셨다면 저는 지금 대학생 모임에도 나가지 않고, 이 글을 쓰고 있지도 않았겠지요.




그런 시간을 보내고 올해 3월 서울 전도집회에 할머니를 모시고 같이 참석하였습니다. 할머니는 전에도 집회에 참석하신 적이 있었지만 말씀을 들어도 잘 모르시는 것 같았습니다. 할머니께서 서울에 한번 올라오시기가 힘들기 때문에 저는 이번 집회가 매우 중요하게 여겨졌습니다.
제가 시골에 내려가 할머니를 모시고 서울로 왔고, 사촌누나와 매형도 바쁜 와중에 휴가를 내면서 전도집회에 같이 참석하였습니다. 할머니는 전과 달리 이번 전도집회에서는 졸지도 않으시고 고개를 끄덕이시면서 말씀을 들으셨는데, 그 모습을 보는 저는 정말 행복하고 기뻤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들으시던 할머니께서는 집회 마지막 날 구원받으셨습니다.




항상 생각하는 것이지만 누나와 매형, 미용실의 원장 선생님, 슈퍼마켓의 점장님과 여러 분들이 서로를 이끌어 주시고 함께 전도하시는 모습을 보면 정말 아름다워 보이고 존경스럽습니다. 앞으로 전도를 해야 할 가족이 많은데, 제게 전도하기 위해 그분들이 하셨던 것처럼 이번에 할머니에게 전도할 때와 같이 서로 힘을 합하면 안 될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제가 해야 할 일은 세상에 빠지지 않고 항상 교제 안에 있으면서 형제자매들의 조언을 듣고, 가족과 주위 사람들에게 전도하는 데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 것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