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정말 감사하게도 구원받은 조부모님과 부모님 아래 태어나 어릴 때부터 성경 말씀을 암송하고 교회학교에 나가 성경을 공부했습니다. 그랬기에 저에게 성경은 의심할 것 없는 당연한 사실이었고 하나님과 예수님은 매우 익숙한 존재였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 무렵부터는 교제 안에서 자라는 다른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부모님과 함께 전도집회에 참석했습니다. 성경이 사실이라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십계명에 대한 내용을 들으면서 저에게 죄가 많고 죄인은 지옥에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 마음에 크게 걸렸습니다. 특히 영화 ‘휴거’를 본 후에는 너무 두려워졌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 지옥에 가지 않게 해 달라고 울며 기도했던 시간들이 있었습니다.
전도집회 마지막 날 예수님이 나의 죄를 다 가져가셔서 하나님 앞에 내 죄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지옥에 갈 것이라는 두려움으로 떨고 있었던 터라 내 죄가 없어졌다는 사실에 크게 놀랐고, 그 사실을 알게 된 것이 구원받은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간증을 할 때도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몰라서 구원받았다고 하는 다른 친구들과 상의하기도 했고, 어른들의 말을 그대로 따라하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그 사실을 아는 것이 구원이라는 것은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시간은 흘러 저는 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학교는 집과 교회와는 멀리 떨어져 있어서 한 달에 한 번씩 집에 가게 되었고, 자연스레 교회에도 거의 가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제가 받았다고 생각한 구원이 의심스러워지기 시작했고 예수님이 다시 오실 때 내가 세상에 남게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교회의 어른들도 한 번씩 구원을 의심하고 다시 확인하는 일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기 때문에 저도 그런 과정을 거치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교회에 열심히 나가면 해결되겠지.’ 하는 생각으로 2학년 때는 거의 매주 교회의 학생들 모임에 참석해 열심히 활동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열심을 내어 다녀도 의심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러한 상태로 3학년이 되었고, 제 모든 것을 공부에 쏟아야 할 시기가 되자 마음이 혼란스러운 것이 너무나 싫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 ‘하나님. 제가 1년은 공부만 하겠습니다. 1년 후에 제게 구원에 대한 확신이 서게 해 주시든지 구원이 아니라면 그 사실을 인정하게 해 주십시오.’라고 선전 포고 같은 기도를 하고 공부에 몰두했습니다.
수학 능력 시험이 끝난 이후 저를 다시 돌아볼 수 있는 여유가 조금 생겼습니다. 그러던 중 마태복음을 읽었는데, “구하라 그러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요 찾으라” 하고 시작하는 7장 7절부터 11절 말씀을 보며 엄청나게 많이 울었습니다. 그 구절을 읽으면서 ‘나는 아직 구원을 얻은 사람이 아니구나. 나는 아직 찾아야 하는 사람이구나.’ 하고 제가 구원받지 못했다는 것을 확실하게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내가 이때까지 무엇을 바라고 달려왔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얻고 싶었던 부와 명예들이 한순간에 헛되이 느껴졌습니다. 결국 내가 태어난 이유는 하나님을 만나는 것인데 가장 중요한 명령을 해결하지도 못했으면서 눈앞의 행복만을 바랐던 것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모든 사람이 구원에 이르기를 원하신다는 말씀이 생각나면서 다시 구원을 찾아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찾으려고 하는 사람을 버리지 않으실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구원받아야 된다는 생각이 너무나 간절하던 차에 마침 1월 중순에 고성에서 전도집회를 한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일단 전도집회에 참석하면 해결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집회에 참석하겠다고 어머니께 말씀드렸습니다.
구원이 아니라는 것을 확실히 인정했는데도 부모님께든 누구에게든 그 사실을 말하기가 무척 어려웠습니다. 구원받았다고 한 지 7년 만에 구원이 아니었다고 말하면 어떻게 반응하실까 하는 두려움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도움을 받아야겠다는 마음에 어머니께 모든 것들을 다 털어놓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제가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구원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그 어떤 일도 할 수 없을 만큼 간절했기 때문에, 전도집회에서 정말 열심히 들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전도집회에서 진행되는 말씀 내용의 흐름을 대충 알았던 저는, 다 아는 것을 듣는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꽉 차 말씀에 집중할 수가 없었습니다. 정말 답답했던 것은, 나는 죄인이고 예수님의 피로 내 죄가 사해졌다는 것을 이미 아는데 구원받지 못했다는 것이었습니다. 머리로 아는 것과 깨닫는 것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도 혼란스러웠고, 다 아는데 구원은 어떻게 받을 수 있을지 참 답답했습니다. 결국 집회 후에도 구원받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안성 교회로 상담을 받으러 갔습니다. 그 상담을 통해 제가 생각했던 믿음은 하나님이 생각하시는 믿음과 아주 달랐다는 것을 알았고, 제가 안다고 생각했던 것이 제 교만이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마음이 너무 높아져 있었습니다. 예수님과 함께 나무 형틀에 달려서 네가 그리스도면 너와 우리를 구원하라고 했던 한 강도와 같은 마음이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낮은 마음은 내가 가지고 싶다고 해서 가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후,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며 체념하게 되었고 구원에 대한 간절한 마음이 조금씩 줄어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찾는 것을 포기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고서 2월 5일부터 있었던 안성 소집회에 혼자 참석하기로 했습니다. 한 번 더 전도집회에 참석하면 구원받지는 못하더라도 마음이 낮아지지 않을까 하는 바람이었습니다.
그러던 집회 둘째 날, 갑자기 하나님에 대한 원망이 솟아나기 시작했습니다. 방에서 ‘하나님. 제가 진짜 구원받기를 원하시는 것 맞습니까? 교제 안에 20년째 있는데 왜 저는 구원받지 못했습니까? 제 문제가 무엇인지 알려 주십시오.’라고 혼잣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요한계시록 3장 말씀을 읽다가 저는 제가 진정 죄인이라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제게 ‘너는 차지도 않고 덥지도 않은 미지근한 죄인이다!’ 하고 외치시는 것 같았습니다. 아담의 자손이니 당연히 죄인이라고는 생각했지만, 저는 제 자신이 정말 죄인이라는 것은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날은 밥도 먹지 못하고 계속 울면서 만물보다 심히 부패한 제 모습에 치를 떨었습니다. 의로운 하나님이 보시기에 저는 정말 끔찍한 존재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 저는 처음으로 하나님께 용서를 빌면서 ‘저는 너무 더럽고 추악해서 하나님 나라에는 갈 수 없는 사람입니다. 지옥에 가야 마땅한 사람입니다. 다시는 하나님 나라에 가게 해 달라고 기도하지 않겠습니다.’라고 했습니다. 그 다음 날 오후부터 복음에 대한 말씀을 들었는데, 머리와 가슴이 답답하면서 깨질 것 같은 고통이 느껴졌습니다. 죄인인 나를 위해서 하나님 아들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리셔서 죄를 사해 주셨다는 것이 제 마음을 고통스럽게 했습니다.
저녁에 방에 들어와서는 성경책을 펴놓고 하나님께 따졌습니다. ‘하나님, 이것은 불가능합니다. 하나님이 말하시는 그 사랑을 저는 이해할 수 없습니다. 이 더러운 죄인을 위해서 어떻게 이런 일을 하셨습니까? 너무 부담스럽습니다. 저는 예수님의 피를 받을 만큼 염치없는 사람이 아닙니다. 세상 모든 죄를 지고 가셨다지만 제 죄는 빼 주십시오.’ 하는 혼잣말을 두 시간 동안 했습니다. 어떻게 이것이 가능하냐고 하나님께 물을 때마다, 사랑하니까 한 것이라고 하시는 것 같아서 답답하기만 했습니다.
다시 말씀 시간이 되어 말씀을 듣는데, 가슴이 답답하고 온몸이 저려 왔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 사랑이 제 머리로는 이해가 가지 않는데, 제 죄를 위해서 십자가에 달리심으로 사랑을 확증하셨다는 말씀뿐이었습니다. 말씀이 끝나고 아직 해결되지 않은 사람은 상담을 받으라고 했지만 저는 더 이상 들었다가는 정신병에 걸릴 것 같아서 내일은 말씀도 듣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상담을 받지 않고 바로 숙소로 가려고 했지만, 저는 저도 모르게 상담하는 곳으로 달려가고 있었습니다. 상담을 하며 마음이 너무 힘들어서 도저히 내일 말씀은 못 듣겠다고 말씀드렸더니, 무엇 때문에 마음이 힘든지를 물어보셨습니다. 그렇게 저는 제 이야기를 꺼내게 되었고, 상담 마지막에 하나님의 능력이 나타난 말씀 몇 구절을 읽으면서 ‘하나님의 이 능력을 생각하면 너를 구원해 주시는 것이 하나님께 그렇게 어려운 일이실까?’라고 물으시는 질문에 생각이 깨이는것 같았습니다. 하나님의 능력에 대해서는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상담이 끝나고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는데, 수많은 별과 나무가 보였습니다. 그 순간 인간이 셀 수도 없는 별을 계수하시는 하나님의 그 크신 능력이 받아들여졌습니다. 그 능력이 믿어지니 하나님이 제 죄를 사해 주셨다는 것이 확실해졌습니다. 이미 다 사해 주셨기 때문에 내가 그 죄 사함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해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이 아님을 깨달았습니다. 그 크신 하나님이 계시니 두려울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루 종일 괴로웠던 얼굴에서 미소가 나왔고 저는 무언지 모르게 신이 나서 방으로 달려갔습니다.
그때는 그것이 구원받은 것인지 알지 못했습니다. 그날은 정말 편히 잠들었고 다음 날 마지막으로 복음을 풀어 주시는 말씀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문득 너무 편안하게 말씀을 듣는 제 자신이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집회가 끝나고 이번에 구원받은 사람들은 일어나 보라고 할 때 저는 일어나지 않았지만, 무언지 모르게 그들을 축하해 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고 하나님이 참 기뻐하시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제가 구원받지 못했다는 것을 안 이후로는 구원받은 사람들이 그렇게 밉고 부러웠는데 참 이상한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상담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서 상담을 받다가, 어제의 그 순간이 죄 사함을 받은 순간이며, 제가 구원받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구원받으면 눈물이 쏟아진다든지 하는 어떤 느낌이 있을 것이라고 항상 생각해 왔기 때문에, 어제의 그것이 구원이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로마서 1장 20절 말씀과 누가복음 1장 35-37절 말씀으로 확신이 들었습니다.
믿음이 오는 것과, 성경의 복음 구절을 펴놓고 믿으려고 노력하는 것은 다르다는 것 또한 알게 되었습니다. 구원받은 그 순간에 어떤 감정이 막 솟아나지는 않았지만, 그 이후 성경 말씀을 읽으며 제가 하나님께 속해 있다고 생각하니 감사함의 눈물이 났습니다. 그리고 조금이나마 하나님을 기쁘게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저는 정말 감사하게도 구원받은 조부모님과 부모님 아래 태어나 어릴 때부터 성경 말씀을 암송하고 교회학교에 나가 성경을 공부했습니다. 그랬기에 저에게 성경은 의심할 것 없는 당연한 사실이었고 하나님과 예수님은 매우 익숙한 존재였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 무렵부터는 교제 안에서 자라는 다른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부모님과 함께 전도집회에 참석했습니다. 성경이 사실이라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십계명에 대한 내용을 들으면서 저에게 죄가 많고 죄인은 지옥에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 마음에 크게 걸렸습니다. 특히 영화 ‘휴거’를 본 후에는 너무 두려워졌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 지옥에 가지 않게 해 달라고 울며 기도했던 시간들이 있었습니다.
전도집회 마지막 날 예수님이 나의 죄를 다 가져가셔서 하나님 앞에 내 죄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지옥에 갈 것이라는 두려움으로 떨고 있었던 터라 내 죄가 없어졌다는 사실에 크게 놀랐고, 그 사실을 알게 된 것이 구원받은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간증을 할 때도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몰라서 구원받았다고 하는 다른 친구들과 상의하기도 했고, 어른들의 말을 그대로 따라하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그 사실을 아는 것이 구원이라는 것은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시간은 흘러 저는 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학교는 집과 교회와는 멀리 떨어져 있어서 한 달에 한 번씩 집에 가게 되었고, 자연스레 교회에도 거의 가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제가 받았다고 생각한 구원이 의심스러워지기 시작했고 예수님이 다시 오실 때 내가 세상에 남게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교회의 어른들도 한 번씩 구원을 의심하고 다시 확인하는 일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기 때문에 저도 그런 과정을 거치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교회에 열심히 나가면 해결되겠지.’ 하는 생각으로 2학년 때는 거의 매주 교회의 학생들 모임에 참석해 열심히 활동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열심을 내어 다녀도 의심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러한 상태로 3학년이 되었고, 제 모든 것을 공부에 쏟아야 할 시기가 되자 마음이 혼란스러운 것이 너무나 싫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 ‘하나님. 제가 1년은 공부만 하겠습니다. 1년 후에 제게 구원에 대한 확신이 서게 해 주시든지 구원이 아니라면 그 사실을 인정하게 해 주십시오.’라고 선전 포고 같은 기도를 하고 공부에 몰두했습니다.
수학 능력 시험이 끝난 이후 저를 다시 돌아볼 수 있는 여유가 조금 생겼습니다. 그러던 중 마태복음을 읽었는데, “구하라 그러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요 찾으라” 하고 시작하는 7장 7절부터 11절 말씀을 보며 엄청나게 많이 울었습니다. 그 구절을 읽으면서 ‘나는 아직 구원을 얻은 사람이 아니구나. 나는 아직 찾아야 하는 사람이구나.’ 하고 제가 구원받지 못했다는 것을 확실하게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내가 이때까지 무엇을 바라고 달려왔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얻고 싶었던 부와 명예들이 한순간에 헛되이 느껴졌습니다. 결국 내가 태어난 이유는 하나님을 만나는 것인데 가장 중요한 명령을 해결하지도 못했으면서 눈앞의 행복만을 바랐던 것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모든 사람이 구원에 이르기를 원하신다는 말씀이 생각나면서 다시 구원을 찾아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찾으려고 하는 사람을 버리지 않으실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구원받아야 된다는 생각이 너무나 간절하던 차에 마침 1월 중순에 고성에서 전도집회를 한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일단 전도집회에 참석하면 해결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집회에 참석하겠다고 어머니께 말씀드렸습니다.
구원이 아니라는 것을 확실히 인정했는데도 부모님께든 누구에게든 그 사실을 말하기가 무척 어려웠습니다. 구원받았다고 한 지 7년 만에 구원이 아니었다고 말하면 어떻게 반응하실까 하는 두려움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도움을 받아야겠다는 마음에 어머니께 모든 것들을 다 털어놓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제가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구원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그 어떤 일도 할 수 없을 만큼 간절했기 때문에, 전도집회에서 정말 열심히 들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전도집회에서 진행되는 말씀 내용의 흐름을 대충 알았던 저는, 다 아는 것을 듣는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꽉 차 말씀에 집중할 수가 없었습니다. 정말 답답했던 것은, 나는 죄인이고 예수님의 피로 내 죄가 사해졌다는 것을 이미 아는데 구원받지 못했다는 것이었습니다. 머리로 아는 것과 깨닫는 것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도 혼란스러웠고, 다 아는데 구원은 어떻게 받을 수 있을지 참 답답했습니다. 결국 집회 후에도 구원받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안성 교회로 상담을 받으러 갔습니다. 그 상담을 통해 제가 생각했던 믿음은 하나님이 생각하시는 믿음과 아주 달랐다는 것을 알았고, 제가 안다고 생각했던 것이 제 교만이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마음이 너무 높아져 있었습니다. 예수님과 함께 나무 형틀에 달려서 네가 그리스도면 너와 우리를 구원하라고 했던 한 강도와 같은 마음이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낮은 마음은 내가 가지고 싶다고 해서 가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후,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며 체념하게 되었고 구원에 대한 간절한 마음이 조금씩 줄어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찾는 것을 포기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고서 2월 5일부터 있었던 안성 소집회에 혼자 참석하기로 했습니다. 한 번 더 전도집회에 참석하면 구원받지는 못하더라도 마음이 낮아지지 않을까 하는 바람이었습니다.
그러던 집회 둘째 날, 갑자기 하나님에 대한 원망이 솟아나기 시작했습니다. 방에서 ‘하나님. 제가 진짜 구원받기를 원하시는 것 맞습니까? 교제 안에 20년째 있는데 왜 저는 구원받지 못했습니까? 제 문제가 무엇인지 알려 주십시오.’라고 혼잣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요한계시록 3장 말씀을 읽다가 저는 제가 진정 죄인이라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제게 ‘너는 차지도 않고 덥지도 않은 미지근한 죄인이다!’ 하고 외치시는 것 같았습니다. 아담의 자손이니 당연히 죄인이라고는 생각했지만, 저는 제 자신이 정말 죄인이라는 것은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날은 밥도 먹지 못하고 계속 울면서 만물보다 심히 부패한 제 모습에 치를 떨었습니다. 의로운 하나님이 보시기에 저는 정말 끔찍한 존재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 저는 처음으로 하나님께 용서를 빌면서 ‘저는 너무 더럽고 추악해서 하나님 나라에는 갈 수 없는 사람입니다. 지옥에 가야 마땅한 사람입니다. 다시는 하나님 나라에 가게 해 달라고 기도하지 않겠습니다.’라고 했습니다. 그 다음 날 오후부터 복음에 대한 말씀을 들었는데, 머리와 가슴이 답답하면서 깨질 것 같은 고통이 느껴졌습니다. 죄인인 나를 위해서 하나님 아들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리셔서 죄를 사해 주셨다는 것이 제 마음을 고통스럽게 했습니다.
저녁에 방에 들어와서는 성경책을 펴놓고 하나님께 따졌습니다. ‘하나님, 이것은 불가능합니다. 하나님이 말하시는 그 사랑을 저는 이해할 수 없습니다. 이 더러운 죄인을 위해서 어떻게 이런 일을 하셨습니까? 너무 부담스럽습니다. 저는 예수님의 피를 받을 만큼 염치없는 사람이 아닙니다. 세상 모든 죄를 지고 가셨다지만 제 죄는 빼 주십시오.’ 하는 혼잣말을 두 시간 동안 했습니다. 어떻게 이것이 가능하냐고 하나님께 물을 때마다, 사랑하니까 한 것이라고 하시는 것 같아서 답답하기만 했습니다.
다시 말씀 시간이 되어 말씀을 듣는데, 가슴이 답답하고 온몸이 저려 왔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 사랑이 제 머리로는 이해가 가지 않는데, 제 죄를 위해서 십자가에 달리심으로 사랑을 확증하셨다는 말씀뿐이었습니다. 말씀이 끝나고 아직 해결되지 않은 사람은 상담을 받으라고 했지만 저는 더 이상 들었다가는 정신병에 걸릴 것 같아서 내일은 말씀도 듣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상담을 받지 않고 바로 숙소로 가려고 했지만, 저는 저도 모르게 상담하는 곳으로 달려가고 있었습니다. 상담을 하며 마음이 너무 힘들어서 도저히 내일 말씀은 못 듣겠다고 말씀드렸더니, 무엇 때문에 마음이 힘든지를 물어보셨습니다. 그렇게 저는 제 이야기를 꺼내게 되었고, 상담 마지막에 하나님의 능력이 나타난 말씀 몇 구절을 읽으면서 ‘하나님의 이 능력을 생각하면 너를 구원해 주시는 것이 하나님께 그렇게 어려운 일이실까?’라고 물으시는 질문에 생각이 깨이는것 같았습니다. 하나님의 능력에 대해서는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상담이 끝나고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는데, 수많은 별과 나무가 보였습니다. 그 순간 인간이 셀 수도 없는 별을 계수하시는 하나님의 그 크신 능력이 받아들여졌습니다. 그 능력이 믿어지니 하나님이 제 죄를 사해 주셨다는 것이 확실해졌습니다. 이미 다 사해 주셨기 때문에 내가 그 죄 사함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해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이 아님을 깨달았습니다. 그 크신 하나님이 계시니 두려울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루 종일 괴로웠던 얼굴에서 미소가 나왔고 저는 무언지 모르게 신이 나서 방으로 달려갔습니다.
그때는 그것이 구원받은 것인지 알지 못했습니다. 그날은 정말 편히 잠들었고 다음 날 마지막으로 복음을 풀어 주시는 말씀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문득 너무 편안하게 말씀을 듣는 제 자신이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집회가 끝나고 이번에 구원받은 사람들은 일어나 보라고 할 때 저는 일어나지 않았지만, 무언지 모르게 그들을 축하해 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고 하나님이 참 기뻐하시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제가 구원받지 못했다는 것을 안 이후로는 구원받은 사람들이 그렇게 밉고 부러웠는데 참 이상한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상담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서 상담을 받다가, 어제의 그 순간이 죄 사함을 받은 순간이며, 제가 구원받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구원받으면 눈물이 쏟아진다든지 하는 어떤 느낌이 있을 것이라고 항상 생각해 왔기 때문에, 어제의 그것이 구원이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로마서 1장 20절 말씀과 누가복음 1장 35-37절 말씀으로 확신이 들었습니다.
믿음이 오는 것과, 성경의 복음 구절을 펴놓고 믿으려고 노력하는 것은 다르다는 것 또한 알게 되었습니다. 구원받은 그 순간에 어떤 감정이 막 솟아나지는 않았지만, 그 이후 성경 말씀을 읽으며 제가 하나님께 속해 있다고 생각하니 감사함의 눈물이 났습니다. 그리고 조금이나마 하나님을 기쁘게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