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듭난 소식

하나님께서 내 죄를 기억하지 않으셨습니다


저는 중학생 때까지 교회에 잘 적응하지 못했습니다. 부끄러움을 잘 타고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이라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있으면 어디론가 피해 혼자 있고 싶다는 생각 뿐이었습니다. 성경탐구모임 때도 학생들이 모여 있는 곳에서 도망쳐 나오기 일쑤였습니다. 그러다 어느 해 성경탐구모임 때 소규모 전도집회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세상 끝에 있을 마지막 전쟁에 대한 내용을 들으며 많이 울었습니다. 가족마저 나를 떠나면 어떡하나 하는 생각에 마음에 뒤숭숭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런 불안감은 사라졌습니다.



그 해 겨울에 전도집회가 있었습니다. 저는 동생과 함께 어머니를 따라 집회에 참석했습니다. 하지만 그때도 열심히 듣지 않았고 어떻게 하면 도망칠까, 어떻게 하면 시간이 잘 가게 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습니다. 복음에 대한 내용을 들었지만 그 내용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어머니께서 다시 자세하게 그 내용을 풀어 말씀해 주셨고, 제게 죄가 없다고 생각하니 심장이 쿵하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기뻤습니다. ‘아, 이것이 구원이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구원받았다고 생각하고 나서 저는 침례 문제로 고민했습니다. 또 구원이 흔들리다가 다잡는 과정을 거치면서 내가 과연 구원받은 것이 맞나 하는 생각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흔들림은 믿음이 커가는 과정으로만 생각했습니다. 교회에서의 제 행동도 변하지 않았습니다. 교회에 안 가도 된다는 생각은 달라지지 않았고 그저 집에서 성경책을 조금씩 읽는 정도였습니다.




시간이 지나 저는 고등학생이 되었고 중고등학생들의 모임에 나갔습니다. 그 속에서 청소, 뒷정리 등의 일을 함께하면서 친구를 사귀었고, 그 후로는 친구들과 교회에서 말씀도 같이 듣고 명절에 교회 행사가 있으면 교회에서 함께 지냈습니다. 말씀도 친구들과 같이 듣다 보니 전보다 열심히 듣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러면서 제 구원에 대한 의심이 생겨났습니다. ‘내가 구원받은 후에 얼마나 많은 죄를 지었는데, 지금 죽으면 어떻게 되지?’라는 의문이 들면서 제 마음이 요동쳤습니다.



대학생 때는 죽음에 대해 생각하면서 불안한 마음이 커졌고, 군대에서도 성경을 가까이했으나 마음에 평안이 없었습니다. 교제 가운데 있는 동안에는 마음이 편안했지만, 혼자 떨어져 있을 때 제 마음을 들여다보면 평안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필리핀에 오게 되었습니다. 필리핀에 계시는 형제님께 저는 구원이 흔들리는 경우에 침례는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질문했고, 먼저 구원 문제에 확신을 갖고 나서 다시 침례를 받아야 한다는 답을 들었습니다.
저는 필리핀에서 여러 차례 전도집회에 참석했습니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앞에 나가서 찬송가를 인도하기도 했습니다. 복음 말씀을 다 듣고 난 뒤 구원받는 필리핀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그저 다행이다, 잘 되었다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러다가 한국에서 온 어떤 형제가 아직 구원받지 못했다고 하여 모임집에서 함께 말씀 테이프를 보며 그분을 돕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분과 함께 말씀을 듣고 나서 상담하는 자리에도 함께했습니다. 그때 상담하는 분은 마음에 어떤 감정을 느끼는 것이 구원받는 것은 아니라고 하셨는데, 그 말을 들은 후부터 제 구원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그동안 말씀을 통해 조금씩 답을 찾았다고 만족하면서 살았는데 성경에는 “단번에” 주어졌다는 은혜의 말씀이 있었습니다. 제가 구원받은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후에 저는 상담하던 분께 구원이 흔들리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여쭤 보았고, 그분과 이야기를 나누며 다음 전도집회 때는 내 구원이 맞는지 확인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기도가 나왔습니다.



‘제 구원이 확실하다면 제게 흔들리지 않는 믿음을 주시고, 구원이 아니라면 제가 복음을 깨달을 수 있게 도와주세요.’ 이러한 마음으로, 나가 지역에서 열리는 집회에 참석했습니다. 제 죄를 용서해 달라는 기도가 절로 나왔습니다. 죄를 생각하면 죽음이 두려웠습니다. 그런데 “나 곧 나는 나를 위하여 네 허물을 도말하는 자니 네 죄를 기억지 아니하리라”는 이사야 43장 25절 말씀을 듣게 되었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내 죄가 이미 사해졌다고 하셨습니다. 내가 내 죄를 다시 기억하고 또 떠올린다 하더라도 하나님 편에서 기억하지 않으신다니, 그동안 제가 잘못 알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내 죄는 내 마음속에 있는 것인데 하나님이 기억하지 않으신다면 그것이 의미가 있겠느냐고 물어보실 때 ‘정말로 그렇구나. 신앙생활을 열심히 한다고 살아 왔는데, 이 구절을 많이 접했으면서도 이 간단한 뜻을 이제야 발견하다니!’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그 다음 주에 열린 바기오 집회에서 침례를 받았습니다. 복음을 깨달은 감사함에 침례식 내내 눈물이 흘렀습니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감사의 기도를 올렸습니다. 지금 저는 복음이 전해지는 곳에서 형제자매들과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이제 저는 그리스도인으로서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