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듭난 소식

새 생명을 받은 감사함을 잊지 않고 살겠습니다


저는 전형적인 불교 가정에서 태어났습니다. 조부모님과 부모님은 제사를 드리는 일에 굉장한 정성을 쏟으셨습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그런 어른들의 모습을 보고 자랐기 때문에 점을 보거나 제사를 드리는 것에 대해 거리끼는 마음이 없었습니다. 죽은 사람들을 위해서 산 사람들이 수많은 고통과 갈등을 겪고 비용을 치르면서 제사를 지내는 것이 살아 있는 사람들에게 어떤 도움이 되는지 항상 의문이 있었지만 그런 일을 하는 것이 너무 익숙했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몸이 많이 약하고 건강이 좋지 않아서 ‘나는 왜 그럴까?’ 하는 의문이 항상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치료를 위해 찾은 한 병원에서 만난 의사이자 목사인 분에게 자기 교회로 오라는 권유를 받아 교회에 다니게 되었습니다. 그것이 지금으로부터 6년 전, 제가 29살 때의 일입니다. 그런데 그곳에서는 제가 제일 어려서 눈치껏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다른 사람들을 대접하고 봉사하는 일에 항상 나서서 솔선수범해야 했습니다. 그때 저는 기독교의 교리나 성경을 접해 본 적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그저 일만 했습니다. 또 성경 내용을 아예 모른 상태에서 설교나 강연을 몇 시간씩 앉아서 듣는 것이 너무 고통스러워 하루하루가 힘들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점점 그 교회에 나가기가 싫어졌습니다.




하지만 제가 교회에 나가지 않는 날이면 교회 사람들은 저에게 전화를 걸었고, 집으로 찾아오기도 했습니다. 저는 제가 가졌던 마음에 대해 스스로 죄책감을 많이 느끼면서도 한편으로는 ‘이 교회에만 하나님이 계시는 것은 아닐 텐데 왜 이렇게 교회에 나오라고만 강조할까?’ 하는 의문을 가졌습니다. 성경에 대해 배우고 싶었지만, 교회에서는 믿음이 자라도록 연습을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제가 아직 성경에 대해 배울 단계가 아니었는지 교회에 가면 계속 같은 생활만 이어졌습니다. 그것이 싫어서 점점 더 교회에 가고 싶지 않았고 교회 사람들을 피하게 되었습니다.




제일 견디기 어려웠던 때는 캐나다에서 초빙한 굉장히 유명하다는 목사님의 설교를 들었던 일주일이었습니다. 알아듣지도 못하는 이야기를 일주일 동안 아침저녁으로 매일 교회에 출석해서 들어야 했고, 힘들어도 계속 자리에 앉아 있어야 했습니다. 또 아픈 것은 사탄이 들어가려고 해서 그런 것이라며 재킷으로 바람을 일으켰고, 제가 뒤로 넘어가지 않으면 뒤에 가서 서 있으라고 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방언을 하거나 울거나 방방 뛰기도 했는데 그런 모습이 저에게는 기괴하게만 보여서 거부감이 많이 생겼습니다. 결국 저는 그 교회에 아주 큰 환멸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또 개인적으로 굉장히 힘들었던 시기에 교회를 찾아가서 도움을 청했으나 오히려 마음에 큰 상처를 입는 일이 생겨 더 이상 그 교회에 나가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런 이유들로 교회나 성경 자체에 매우 부정적인 인식을 갖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후로도 제 마음속에는 늘 하나님을 찾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던 중, 최근에 정말 우연히 인터넷에서 ‘성경은 사실이다’ 강연을 보게 되었는데 성경에 대해 배워 가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권신찬 목사님께서는 성경 내용이 얼마나 과학적인지, 구약과 신약의 말씀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찬찬히 설명해 주셨는데 너무나 재미있어서 몰입해서 들었습니다. 그런데 후반부에 설명하시는 죄와 죄 사함, 복음에 대한 내용은 머리로는 알겠으나 마음으로는 전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다른 사람들에게만 해당한다고 생각되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는 중에 궁금증이 생겨 사이트에 있는 전화번호로 연락을 남겼습니다. ‘되면 좋고 안 되면 말고.’ 하는 마음으로 남긴 연락이었는데 회신이 왔고, 박 선교사와 연결되어 상담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저 부족한 성경 지식을 채우고 싶었던 것이었는데 상담이 굉장히 길어졌습니다. 전화 통화를 총 16번을 하고, 화상 통화로도 상담을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를 많이 느끼고 배우게 되었는데, 성경 말씀이 역사적인 사실인 것은 부정할 수 없었지만 그것이 저와 상관있는 일로 와닿지 않았습니다. 제가 죄 사함을 받았다는 내용에서는 느껴지는 것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러자 ‘아, 나는 여기까지인가 보다. 그만해야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계속 말씀을 듣는 것도 무척 힘들었고, 마음에 와닿지도 않는데 무엇을 느껴야 하는지도 모르겠어서 ‘선생님, 저는 그만하겠습니다. 잘 모르겠고 힘이 듭니다. 다음에 좋은 기회가 있으면 다시 만나는 것이 좋겠습니다.’ 하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런데 그분은 저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셨습니다.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이니 한번 얼굴을 보고 대화하고 싶다며 보령까지 찾아와 주셨습니다.




그렇게 찾아와 주신 분과 네다섯 시간 정도 이야기를 나누면서 저는 ‘아, 내가 이미 구원받았구나.’ 하는 확신을 얻게 되었습니다. 제가 구원받은 구절은 이사야 44장 22절입니다.


내가 네 허물을 빽빽한 구름의 사라짐같이, 네 죄를 안개의 사라짐같이 도말하였으니 너는 내게로 돌아오라 내가 너를 구속하였음이니라




저를 구속해 주셨다는 말씀을 들었을 때 갑자기 눈물이 마구 나면서 알 수 없는 감동과 감사함이 밀려왔습니다. ‘구속’이라는 단어가 제 마음에 풀어지면서 하나님께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선교사님이 ‘구속’이 무슨 뜻이냐고 물어보셨을 때 저는 ‘하나님의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우리를 위한 화목제물이 되어 피를 흘리고 돌아가심으로써 모든 사람들의 죄를 다 용서하신 것입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분은 모든 사람들의 죄에 저의 죄까지도 포함되어 이미 다 용서되었다고 말해 주셨습니다.




그동안 저는 성경의 모든 구절이 저에게 와닿아야 하는 줄 알고 있었습니다. 무언가가 느껴지기를 바랐던 것 같습니다. 텔레비전 등의 매체를 통해서나 전에 다녔던 교회에서 사람들이 울거나 방언을 하는 모습들을 많이 봐 온 탓에, 저의 모든 것이 변하고 잠도 잘 자고 마음도 편해지고 따뜻해지는 어떤 신체적인 반응을 은연중에 기대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거듭남은 그런 것이 전혀 아니었습니다. 예수께서 2천 년 전에 피 흘리시고 그 고통을 감내하면서 저를 위해, 저희 모두를 위해 돌아가셨다는 사실이 정말 감사했습니다. 저는 대단한 사람도 아니고 세상을 위해서 이바지하는 사람도 아니고 시골의 작은 동네에서 평범하게 살고 있는 사람인데, 이렇게 평범한 저까지도 어떻게 아시고 저를 위해서 다 준비해 놓으셨다는 것과, 죄를 용서하신 모든 사람 안에 저도 포함된다는 사실에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앞으로 제게는 할 일이 굉장히 많습니다. 친정 부모님이나 가족들은 불교를 굉장히 오랫동안 믿어 왔고 또한 교회와 관련된 여러 가지 사건들 때문에 기독교에 대해서는 마음이 닫혀 있습니다. 그래서 가족들이나 가까운 지인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는 제가 교회 안에서, 하나님 안에서 얼마나 행복하고 풍요로운 마음으로 살아가는지를 보여 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제 힘이 아닌 하나님의 힘으로만 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늘 하나님께 기도하고 하나님께 맡기는 마음으로 지내고 있습니다. 구원받은 하나님의 자녀로서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고 배워야 할 것도 많지만, 모든 것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성경을 멀리하지 않고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살아가고 싶습니다.

그 후로 저는 침례를 받았습니다. 아이를 기르는 주부다 보니 주말에 시간을 내기가 어려웠는데, 교회에서 저를 위해 큰 배려를 해 주셔서 평일에 저 혼자 침례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침례의 뜻을 새기면서 새 생명을 받은 감사함을 잊지 않고 세상을 살아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