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듭난 소식

내가 알기 전 날 먼저 사랑하신 주님

“사람이 마음으로 믿어 의에 이르고 입으로 시인하여 구원에 이르느니라” (롬10:10)

구원받은 이후 간증은 마치 살아있는 사람의 자연스러운 호흡처럼 하나님의 사랑을 다시 한번 시인하고 내가 받은 이 축복을 항상 함께할 여러 성도들과 같이 기뻐하고 예수님의 증거가 될 수 있는 특권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간증을 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절대 변하지 않는 하나님의 사랑과 그 죄 사함의 비밀을 알게 하시고 이렇게 친히 나의 입을 벌려 간증케 하시는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내가 처음 하나님을 알게 된 것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집 가까이에 있던 교회의 주일학교를 다니면서부터였다. 교회에 나가면 그 당시 생활에 도움도 되고 친구도 많이 사귈 수 있어서 참 부지런히 다녔던 것 같다.

과거 내가 태어났던 고향인 고로의 양지에서 일찍이 아버지는 복음을 전하는 전도사로 계셨다. 너무 나이가 어려 그때 일은 기억도 안 나지만 끼니 걱정을 하며 우리 6형제를 위해 무척 애를 쓰시며 살아오셨던 것 같다. 초등학교 다닐 때부터 난 말썽꾸러기였다. 장난도 좋아하고 어머니한테 화를 내기도 잘하고 집안 사정에 대한 원망도 굉장히 많았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일찍이 내가 나기 전부터 구원을 받으신 분들이었기 때문에, 하나님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랄 수 있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내가 교회에 다닌 것은 하나님의 계획이나 역사를 알려고 하기보다는 단순히 절대자에 대한 두려움에서였던 것 같다. 

이 세상을 창조하시고 누구에게나 차별이 없으신 하나님의 공의로움, 그리고 항상 두려운 존재로서의 하나님을 나는 믿고 있었다. 내가 열심히 살지 않으면 지옥이라는 형벌을 내게 주시는 하나님, 그런 하나님을 나는 부지런히 알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마음의 두려움을 가진 채로 난 거의 5년간을 주일학교에 다녔던 것이다.

물론 그 당시에 나이도 나이지만 내가 다니던 교회에서는 구원이란 말을 가르쳐 주지 않았다. 단지 교회에 열심히 출석을 잘하면 하나님이 기뻐하시고 나를 언젠가는 천국에 보내준다는 막연한 생각만을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어느 날 친척 집에 놀러 간 나는 그동안 교회에서 들어 오던 하나님과 성경과는 전혀 다른, 하나님의 미래에 대한 계획을 듣게 되었다. 비록 어린 나이였지만 언젠가 구원받은 성도들이 홀연히 변화돼 데려가시는데, 남아있는 사람들은 하나님의 정해진 형벌을 받는다는 생각에, 아무런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나는 그저 두려워할 수밖에 없었다. 예수님의 재림과 세상 마지막 환란에 대해서 큰 두려움을 느끼게 되었다.

그동안 막연하게 하나님을 믿어 왔는데 미래에 대한 무시무시한 계획을 듣고서는 뭔가를 해야만 할 것 같았다. 하지만 나는 그 마지막 재앙을 피할 수 있는 아무런 준비도 하지 못한 채 그냥 그 이야기만을 듣고 있었다. 


이야기를 듣고 있는 동안 성경 어디에 그런 이야기가 있는가 그런 사실들을 직접 눈으로 확인해 보고 싶었다. 내게 그 이야기를 해준 사람은 분명히 피할 길을 주시는 하나님에 대해서도 나에게 말을 했다. 하지만 나는 그게 뭔지 전혀 알지 못했다.

그때 당장 알게 해달라고 이야기했지만, 구원이란 건 그렇게 말로만 해서는 되는 것이 아니라고 하였다. 그래서 나는 단지 그 해결책을 찾고자 하는 마음에 처음으로 내가 원해서 성경탐구모임에 참석하게 되었다.

그전에 성경탐구모임에 한 번 갔었지만, 그저 성경 암송하고 시험을 치면서 상 받는 재미로 갔었다. 그때까지 부모님께서는 나에게 구원을 받으라고 강요하지 않으셨다. 오히려 그게 나에게 더 좋은 결과를 낳은 것 같다.


성경탐구모임 첫날부터 말씀을 들으면서 나는 예전에 한 번 들었던 7년 대환난과 적그리스도에 관련된 이야기를 더 구체적이고 체계적으로 듣게 되었다. 여러 사람이 이마에 바코드를 받고 있던 장면은 성경이 단순한 도덕책이 아니라 과학과 미래가 기록된 사실이란 걸 다시 한 번 알게 해주었다. '성경은 사실이다' 설교가 끝나고 3, 4일이 지났을 때부터 목사님은 하나님과 나와의 관계에 관한 설교를 하셨다. 그 말씀에서 나는 분명 한 가지를 알 수 있었다. 나와 하나님 사이에 무엇인가 가로막는 것이 있다고. 그것은 바로 죄었다. 하지만 설교를 듣는 도중 내가 아무리 없애려고 노력해도 그것은 없어지지 않았다.


죄가 있는 이상 영원한 지옥에 들어갈 것은 불을 보듯 분명한 사실이었지만 거기에 대해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아무런 방법도 없었고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이란 아무것도 없었다.

죄를 회개하면 용서해준다는 생각에 나는 옛날에 지었던 죄를 생각나는 대로 모두 고백하기 시작했다. 당시 우리 집은 그리 부유한 편이 아니었기 때문에 거기서 오는 부모님에 대한 원망과 시비가 가장 큰 죄였던 것 같다. 거짓말을 한 것은 물론이고 하나님을 무시한 죄, 행동으로 하지는 않았지만 여러 가지 나쁜 생각조차도 나는 하나님께 용서를 빌었다.


하지만 아무리 열심히 회개도 하고 잘못을 뉘우치기도 했지만, 하나님과 나 사이에 걸려있는 죄는 도무지 없어지질 않았다. 아니, 하나님이 영원히 용서하지 않으실 것만 같았다. 내 마음속에 가득 찬 죄로 인해 하나님을 볼 수가 없었고 나를 지옥으로 끝없이 몰고 가는 하나님으로밖에 생각되지 않았다.

그런데 나의 흉악한 죄가 가로막고 있는 현실 속에서 희미하지만 분명하게 비춰 오는 빛의 소리가 있었다. 모든 죄를 회개하였지만, 여전히 죄스런 마음으로 마지막 설교를 듣고 있었다. 설교를 듣는 도중 그동안 내가 모르고 있었던 분이 한 분 계셨다. 그분은 바로 예수님이셨다. 


어릴 적 주일학교를 다니면서 예수님을 알고는 있었지만 왜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시고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셨는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설교하시는 분의 말씀 중 내 모든 죄는 나의 주님, 예수님이 피 흘려 나 대신 돌아가심으로 하나님 앞에서 이미 없어져 버렸다는 것이었다.

그 말씀을 듣는 순간 나는 하나님 앞에서 다시 태어날 수 있었다. 내가 그동안 믿었던 두려움의 하나님이 아니라 나를 버리지 않으시고 끝까지 나를 사랑하시는 하나님을 발견하였다.


내가 그토록 회개하고 없애버리려고 애썼던 그 죄가 하나님의 사랑으로 이미 사해짐으로 나를 그저 천국으로 데려가신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인생에 대한 해답과 죄 사함의 비밀은 내게 있었던 것이 아니라 친히 성령으로 쓰신 그 하나님의 말씀 속에 있었던 것이다. 내 마음에서 비롯된 스스로의 죄 사함이 아니라 하나님의 마음속에서 지워져 버린 내 죄를 발견하였던 것이다. 그 믿음만을 보고 의롭다 하시는 하나님은 내가 지금까지 알고 있었던 두려운 하나님이 아니라 내가 앞으로 실수하고 나도 모르게 지을 죄조차도 그의 등 뒤로 던져버리신 멋진 하나님이셨던 것이다.


“저희 죄와 저희 불법을 내가 다시 기억지 아니하리라 하셨으니 

이것을 사하셨는즉 다시 죄를 위하여 제사 드릴 것이 없느니라” (히 10:1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