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듭난 소식

착하게 살면 천국에 갈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어려서 어머니를 따라 한두 번씩 교회라는 곳을 따라다녔습니다. 그래서 저는 기독교인이 아니면서도 ‘언젠가는 하나님을 믿어야지’ 하면서 어떤 어려움이나 불행이 닥칠 때는 기도를 하는 습관이 있었습니다. 그러다 제가 6학년이 되었을 때 성경에 대해서 자세히 들을 기회가 생겼습니다. 그 당시 저는 전혀 이해할 수가 없었고 구원이라는 말도 그때 처음 들어보았습니다. 구원을 못 받았으니 지옥에 간다고 하길래 마냥 슬퍼서 울었습니다. 어린 마음에 나 자신을 바로 앞에 두고 지옥에 갈 거라고 하는 말에 자존심이 상했습니다.


그때 저는 남에게 피해 주지 않고 나만 착하게 살면 천국에 갈 수 있다고 스스로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화가 날 때도 참아냈고, 거짓된 모습일지라도 화를 감춘 웃는 얼굴을 보였습니다. 한편 저에게는 한 가지 소망이 있었습니다. 어려운 사람을 돕는 일에 일생을 바치는 선한 사람이 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고1 때 저희 학교에 장애인 친구 하나가 있었는데, 저는 그 친구와 함께 앞으로의 생활을 미리 연습하려는 생각에서 그녀와 가까이 지냈습니다. 다른 친구들은 그녀에게 말도 건네지 않았고 점심시간이면 같이 식사하는 것도 꺼려했습니다. 주위에서 보내오는 시선은 차갑고 날카로웠지만 저는 항상 그 친구를 관용으로 대했고, 다른 친구들은 그런 저에게 착하다며 칭찬해주었습니다.


제 스스로도 자신을 선한 사람이라고 인정하면서 지내던 어느 날, 우연히 친구들과 종교 이야기를 나누다가 한 친구의 소개로 ‘성경은 사실이다’를 강연하는 집회에 참석했습니다. ‘성경은 사실이다’ 강연을 거의 다 듣고 저는 성경이 사실이라는 것을 확실히 알았습니다. 그러나 저의 죄가 다 씻기었다는 것은 믿어지지 않았습니다. 

집회가 끝나갈수록 마음 한구석에서는 ‘구원이 뭐길래 나를 이렇게 괴롭히나?’ 라고 생각하며, 저를 이곳에 데려온 친구가 원망스럽기도 했고 ‘나를 위해서 모든 것이 거짓이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지만, 모든 것은 사실이었습니다.


집회가 끝난 후 구원받은 사람들은 기뻐서 좋아하는데 저는 어찌할 바를 몰랐습니다. 그렇게 마음에 문제를 안은 채 7개월이라는, 그야말로 암흑의 7개월, 지옥의 7개월이라고 할 정도로 마음의 병을 앓고 살았습니다.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웃음을 잃은 채 혼자 있을 때는 골방에 들어가 엉엉 소리 내어 울어 보기도 하고 애타게 갈구했습니다. 

이러한 상태에서도 교회는 빠지지 않고 계속 나갔습니다. 교회 분들은 제가 구원을 받았다고 생각하고 저를 대해 주었지만 저는 부끄럽고 속상해서 얘기할 수가 없었습니다. 학교 성적 또한 자꾸 떨어져 학교 선생님으로부터 원인을 모르겠다며 꾸중을 들었지만, 저는 그때 학교 성적이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대학을 포기해도 좋다는 마음마저 들었으니까요. 1등을 하는 아이도 조금도 부럽지가 않았습니다.


언젠가는 나한테도 구원의 확신이 올 거라고 생각하면서 계속 성경을 읽어 나가던 중, 여름 보충수업 기간에 학생들의 구원 확신을 위한 집회가 있다고 해서 보충수업도 팽개치고 집회에 참석했습니다. 집회 5일째 되던 날 저녁, 저한테도 구원의 확신이 찾아왔습니다.

“염소와 송아지의 피로 아니하고 오직 자기 피로 영원한 속죄를 이루사 단번에 성소에 들어가셨느니라” (히 9:12)

주님 십자가의 보혈로 저의 죄가 단번에 씻기었다는 사실이 정말 마음에 깊이 와닿았습니다. 대속물이 아닌 오직 그분의 피로써 나의 죄를 모두 감해 버리셨다는 이 사실만 믿으면 되는데, 그것을 믿지 못했던 것이었어요. 그토록 무겁게 느껴졌던 죄의 덩어리가 뭉게뭉게 구름이 되어 높이 높이 올라가 버렸습니다. 왜 그리 마음이 가벼운지요. 그 날 저녁엔 정말 보는 사람만 없었다면 덩실덩실 춤을 추었을 것입니다. 

지금 생각하면 그때가 아찔하게만 느껴집니다.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정말 이제는 그분 안에서 열심히 살고 싶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