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가 끝나자 우뢰와 같은 박수 갈채가 터졌다.
“네 누나, 저렇게 노래 잘 부르는 줄 몰랐다.”
영훈은 곁에 앉은 동준을 돌아보며 말했다. KBS에서 주최하는 대학생 음악 경연대회에 동준이 누나가 출연한 것이다. 동준이 누나는 대학에서 성악을 공부하고 있었다. 그 경연대회는 전국에 텔레비전 생방송 중이었다. 그날 저녁 창수네 집에서도 창수와 부모님이 소식을 듣고 그 프로그램을 시청하고 있었다.
“여보, 저 학생, 참 노래 잘 부르지요?”
“그래. 어쩌면 저렇게 목소리가 고울까?”
칭찬이 자자하다.
“얘, 창수야, 동생 동준이도 노래를 잘하니?”
어머니가 물었다.
“동준이도 노래 잘 불러요. 하지만 동준이는 글을 잘 써서 나중에 소설이나 시를 쓸 것 같아요.”
출연자들의 노래가 모두 끝나고 시상식이 있었다. 장려상, 동상이 발표되었다. 동준이를 비롯하여 방청왔던 친구들은 모두 긴장하여 가슴이 두근거렸다. “금상 서영주”하고 사회자가 큰 소리로 호명하자, 모두 환성을 지르며 박수를 쳤다. 동준이 누나도 눈물을 글썽이면서 꽃다발을 받았다. 대상은 테너인 남학생에게로 돌아갔다. 동준이 부모님도 기뻐서 어쩔 줄을 몰라했다. 영훈이도 동준이와 손뼉을 맞부딪치면서 환호성을 질렀다.
“동준아, 나도 저런 누나 있었으면 좋겠다. 어쩌면 노래를 그렇게 잘 부르니?”
“어려서부터 잘했어. 소질이 있나봐. 그래서 우리 누나는 앞으로 꿈이 크단다. 대학을 마치면 외국에 가서 음악공부를 더 해서 세계적인 성악가가 되는 것이 꿈이란다. 이제 곧 졸업이니 두 달 후쯤 미국으로 떠나게 될거야.”
“어, 벌써 유학 갈 준비를 다해놨구나.”
“응. 사실은 누나가 영어실력이 좀 모자라. 토플시험을 두 번인가 봤는데 점수가 좋지,않았어. 하지만 이번에는 꼭 합격할거야. 공부를 열심히 했거든.”
“토플시험이 뭐니?”
영훈이는 토플시험에 대해서 들어본 적이 없었다.
“응. 토플시험은 외국에 유학가기 위해 치르는 영어시험이야.”
며칠 후 저녁식사 때였다.
“얘, 영훈아, 네가 전화 좀 받아라.”
“예. 여보세요? 동준이니? 뭐. 뭣이? 알았어.”
수화기를 놓자 영훈은 엄마에게 소리쳤다.
“엄마, 큰일났어요. 동준이 누나가 정신을 잃었대요. 지금 김 박사님 병원에 있대요.”
“뭐, 아니 도대체 무슨 일이니? 동준이 누나라면 지난 번에 경연대회에서 입상했던 그 애 아니니?”
“네. 맞아요. 그 누나가 정신을 잃었대요.”
“아니, 왜?”
“토플시험 보려고 가다가 앞차가 사고나서 시간이 늦어지는 바람에 그만 시험을 못 봤대요. 이번 학기에는 미국에 있는 학교에 들어갈 수가 없나봐요. 평소에도 내성적인 성격이라 말이 없었는데 이틀 전부터 밥도 안 먹고 혼자 틀어박혀서 고민하더니 그만 졸도했나봐요. ”
“아니, 저런……"
주일학교에서 김 선생님은 먼저 지난 주간에 벌어졌던 일을 언급하셨다.
“지난 주간에는 좋은 일과 슬픈 일이 겹쳤던 한 주간이었다. 동준이 누나가 KBS 경연대회에서 금상을 받았는데, 토플시험을 보지 못한 것은 정말 슬픈 일이었다. 앞으로 또 시험을 치면 되지만 이번 학기에 가려고 하던 계획은 틀어지고 말았단다. 동준이 누나는 미국 뉴욕에 있는 세계에서 제일 유명한 줄리아드 음악학교에서 공부해서 유명한 성악가가 되는 게 꿈이었는데 큰 실망을 하고 마음이 무척 아팠을 게다. 세상 일이 무엇이든지 자기 마음대로 되는 것은 아니란다.”
“선생님, 시험쳐서 떨어진 것도 아니고 못 봐서 못 가게 된 게 너무 억울해요.”
“나도 같은 마음이다. 오늘은 기회를 잃어버린 처녀의 이야기를 해볼까?”
슬기로운 처녀와 미련한 처녀
“그때에 천국은 마치 등을 들고 신랑을 맞으러 나간 열 처녀와 같다 하리니 그 중에 다섯은 미련하고 다섯은 슬기 있는지라 미련한 자들은 등을 가지되 기름을 가지지 아니하고 슬기 있는 자들은 그릇에 기름을 담아 등과 함께 가져갔더니 신랑이 더디 오므로 졸며 잘새 밤중에 소리가 나되 보라 신랑이로다 맞으러 나오라 하매” (마태복음 25:1 —6)
“선생님, 신랑이 왜 밤에 와요?”
“응, 이 얘기 속에는 유대 나라의 결혼식 풍습이 나타나 있다. 그 나라에서는 먼저 신랑이 낮에 신부집에 가서 결혼식을 하는거야. 그동안 신랑의 집에서는 손님을 청해서 잔치를 하다가 밤이 되면 신랑이 신부를 데리고 오는데 그때 처녀 열 명을 골라서 신랑 맞을 준비를 하게 한다. 처녀들은 예쁘게 차려 입고 등불을 가지고 있다가 신랑이 신부를 데리고 오면 나가서 등불을 비추면서 맞이하고 연회장으로 들 어가서 본격적인 잔치를 하게 된다. 거기에 뽑힌 처녀는 아주 자랑스러운거야. 이 혼인잔치에서 신랑은 예수님이고, 처녀들은 왕후를 섬기는 귀한 직분을 행사하는 것이다.”
“신랑이 온다 ”
맞으라고 외치는 소리가 들리자 처녀들 모두가 벌떡 일어나 등을 가지고 나갔다. 그런데 어떤 처녀의 등불은 점점 꺼져 들어가고 있었다. 잠을 자고 있는 동안 기름이 다 타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그녀는 “이거 큰일났구나. 이를 어쩌지. 저, 나 기름 좀 나누어 줘.” 하고 옆에 있는 처녀에게 말했다. 이제 보니 옆에 있는 처녀는 등불과 다른 기름통을 하나 가졌는데 자기는 등불 안에 있는 기름만 가지고 있었으니 밤새 타 없어져 버리고 만 것이다. 열 처녀 중 다섯은 지혜로운 처녀들로서
기름을 충분히 준비하고 있었다. 미련한 처녀들이 슬기로운 처녀들에게 말했다.
“우리 등불이 꺼져가니 너희 기름 좀 나눠 줘.”
“지금부터 앞으로 밤새껏 등에 불이 있어야 되는데 기름을 주면 우리도 모자랄거야. 차라리 파는 자들에게 가서 기름을 사오렴.”
다섯 명은 급히 기름을 사러 갔다. 그 사이에 신랑이 도착해 기다리고 있던 사람들은 모두 잔칫집에 들어가고 대문은 닫혀지고 말았다. 다섯 처녀가 기름을 사 가지고 나중에 와서 보니 문이 닫혀 있었다. 그들은 문을 마구 두드리면서 소리쳤다.
“주여, 우리들에게 문 좀 열어주세요. 기름 사러 갔다가 늦었습니다.”
너희들이 누군지는 몰라도 이제는 문을 열 수 없다. 이 문은 한 번 닫아버리면 두번 다시 열 수 없다. 그리고 너희들이 누군지 전혀 모르겠다. 다른 데로 가 보라.”
미련한 처녀들은 땅을 치고 통곡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마치 동준이 누나가 시간이 늦어서 시험장 안에 들어가지 못했던 것처럼 기름이 없는 다섯 처녀는 기회를닫혀지고 놓치고
말았다. 이 비유는 천국의 비유이다. 그러니까 그 문은 보통 문이 아니고 천국의 문이다. 현재 이 세상은 예수님께서 신랑으로서 오시는 것을 기다리고 있는 시기이다. 밤이 된 것은 죄가 이 세상에 가득해서 마치 밤처럼 깜깜해진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때에 예수 믿는 사람들은 항상 신랑이 오기를 간절히 기다리는 마음으로 살아가야 한다. 기름을 준비해놓고 기다려야 한다. 그 기름은 성령을 뜻한다. 예수님을 믿어도 성령이 있는 사람과 성령이 없는 사람이 있다.”
“선생님, 성령이 있는 사람이 누구며 신부는 누구예요?”
동준이가 물었다.
“응, 그것 참 중요한 질문이다. 성령이 있는 사람은 물과 성령으로 거듭 난 사람이며, 신부는 거듭나서 성령이 있는 사람들이 모인 교회이다. 하나님이 이 세상을 창조하신 것은 하나님 곧 예수님의 신부인 교회를 이룩하시기 위해서이다. 이 세상에서도 남자와 여자가 서로 사랑하여 행복한 가정을 이루듯이 하나님의 아들 예수님께 사랑하는 신부가 생기면 아주 행복한 천국의 가정이 형성되는 것이란다. 그래서 예수님의 신부인 교회에는 성령이 있어야 한다. 또 개인은 주님의 신부가 될 수 없고 성령을 받은 사람 전체가 신부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미련한 다섯 처녀는 평소에 성령에 대한 준비가 없어서 그만 기회를 놓치고 만거야. 늦게 와 보니 문은 닫혀지고 주님은 그들을 모른다고 해버렸다. 영원히 천국에는 들어가지 못하게 된 것이다. 이 문제는 동준이 누나가 시험장 문이 닫혀져 시험을 못 본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일이다. 그러니까 사람이 이 세상에 살 때에 노래를 잘 부르는 것도 중요하고 태성 이처럼 운동을 잘하는 것도 중요하고 동준이처럼 글을 잘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성령의 기 름을 준비하는 것에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니란다.”
“선생님, 어떻게 기름을 준비할 수 있어요?”
“그래서 이 성경공부가 중요하다. 성경공부를 하다보면 어느날 성령의 기름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선생님은 자꾸 문제만 만들어주시고 해결하는 말씀은 해주시지 않으셔요.”
나경이가 불평했다.
“응, 아직은 성령의 기름을 받을 준비가 되지 않아서 그런다.”
좁은 문
예수님과 제자들이 갈릴리에서 예루살렘을 향해서 여행을 떠났다. 지금 같으면 차로 다섯 시간쯤이면 갈 수 있지만 당시는 걸어서 열흘 걸리는 거리였다.
“자, 우리 이번에는 예루살렘으로 가자.”
“선생님, 여행중 잠자리나 식사는 어떻게 합니까?”
“그런 것은 걱정할 것 없다. 내일 일을 왜 걱정하느냐? 내일 일은 내일 생각하고 오늘 할 일만 하면 된다. 내일은 하나님께서 또 어떻게 마련해주실 것을 믿어야지.”
그래서 여행을 떠났다. 그냥 길을 곧장 가는 것이 아니라 이 동리 저 동리에 들어가서 전도하시면서 가니까 여러 날 이 걸렸다. 한번은 한 동리에 들어가셔서 전도하시다가 그만 해가 져서 어떤 집에서 저녁을 드시게 되었다. 그때에 이웃에 사는 한 청년이 예수님이 거기에 계신 줄 알고 찾아와서 같이 저녁을 먹었다.
주무시고 아침에 일어나니 또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예수님은 길거리로 나가셔서 사람들에게 전도를 하셨다. 어제 저녁에 음식을 같이 먹은 청년이 또 거기에 와서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그러다가 예수님은 그곳을 떠나 예루살렘으로 가는데 제자 중 한 사람이 예수님께 물었다.
“선생님, 며칠 동안 전도하면서 오고 있는데 왜 구원받는 사람이 적습니까? 어제 음식을 같이 먹던 이웃집 청년도 구원을 못 받은 것 같습니다.”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좁은 문으로 들어가기를 힘쓰라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들어가기를 구하여도 못하는 자가 많으리라 집주인이 일어나 문을 한번 닫은 후에 너희가 밖에 서서 문을 두드리며 주여 열어주소서 하면 저가 대답하여 가로되 나는 너희가 어디로서 온 자인지 알지 못하노라 하리니 그때에 너희가 말하되 우리는 주 앞에서 먹고 마셨으며 주는 또한 우리 길거리에서 가르치셨나이다 하나 저가 너희에게 일러 가로되 나는 너희가 어디로서 왔는지 알지 못하노라 행악하는 모든 자들아 나를 떠나가라 하리라” (누가복음 13:24—27)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멸망으로 인도하는 문은 크고 그 길이 넓어 그리로 들어가는 자가 많고 생명으로 인도하는 문은 좁고 길이 협착하여 찾는 이가 적음이니라” (마태복음 7: 13 —14)
“선생님, 좁은 문으로 들어간다는 것이 뭐예요?”
“응, 세상 사람들은 그저 마음이 편한 대로 살려고 한다. 하나님을 믿어도 무엇이 죄인지 생각해보지 않고, 그 죄는 어떻게 하면 해결할 수 있는지 그런 것은 생각지 않으려고 한다. 그런 것을 생각하면 귀찮고 마음이 답답하니, ‘잊어 버리고 살자. 지옥 같은 것은 생각지 말자. 죽는 문제도 생각지 말고 현재가 중요하니 즐겁게 재미있게 살자. 그리고 일주일에 한 번 예배당에 갔다 오면 되는 것이다.’ 이런식으로 사는 것이 멸망으로 인도하는 넓은 길이고 큰 문이다. 살기 편한 대로 생각하면서 사는 것이다. 그대신 좁은 길, 좁은 문은 죄짐을 지고는 못 들어가는 길이며 문이니 죄를 회개하고 다 없앤 후에라야 들어갈 수 있다.
슬기로운 처녀와 미련한 처녀로 나누어진 것처럼 이 세상에는 철저히 죄를 회개하고 죄짐을 벗고 믿는 사람과 그렇지 않는 사람이 있다. 좁은 문에 들어갈 사람이 다 들어가고 문이 닫힌 후에 찾아오면 이미 때는 늦은 것이다.”
한 사람이 천국문으로 들어가기 위해 길을 떠났다.
“아이고, 이거 아무리 가도 성도 보이지 않고 문도 없으니 돌아가야겠군. 아까 보니 좁은 길이 있었는데.”
좁은 길 쪽으로 돌아가서 한참 가니 천국성이 있고 문이 있었다.
“옳지 됐다.”하고 작은 문을 밀어보니 꽉 닫혀 있고 열리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문을 꽝꽝 두드리면서 “문 좀 열어주세요.”라고 소리쳤다. 잠시 후 안에서 냉정한 소리가 들려왔다.
“내가 너를 알지 못하노라.”
그때에 그는 하소연을 했다.
“주여 주여, 내가 주의 이름으로 선지자 노릇하며 주의 이름으로 귀신을 쫓아내며 주의 이름으로 많은 권능을 행치 아니하였나이까?”
그러나 여전히 문은 열리지 않았다.
“나는 너를 도무지 모른다. 불법을 행하는 자들아, 나에게서 떠나가라.”
그는 그만 자리에 주저앉아 통곡을 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아이고, 나는 어찌할까. 내가 그때에 이적 행하는 것만 재미나서 예수님의 말씀은 자세히 듣지 않았더니 그만 이렇게 됐구나. 내가 왜 그랬을까? 이제 나는 어이할꼬.”
“누구든지 생명책에 기록되지 못한 자는 불못에 던지우더라” (요한계시록 20:15)
조금 있으니 한 천사가 나타나서 그를 끌고 가더니 옥에 가두어버렸다.
“성경 말씀은 정신차리고 들어야 심령이 새롭게 된단다.”
선생님의 말씀에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익힘문제】
1. 슬기로운 처녀는 등과 또 무엇을 가지고 있었습니까?
2. 주인이 미련한 처녀를 왜 모른다고 했습니까?
3. 천국으로 가는 문은 왜 좁은 문일까요?
노래가 끝나자 우뢰와 같은 박수 갈채가 터졌다.
“네 누나, 저렇게 노래 잘 부르는 줄 몰랐다.”
영훈은 곁에 앉은 동준을 돌아보며 말했다. KBS에서 주최하는 대학생 음악 경연대회에 동준이 누나가 출연한 것이다. 동준이 누나는 대학에서 성악을 공부하고 있었다. 그 경연대회는 전국에 텔레비전 생방송 중이었다. 그날 저녁 창수네 집에서도 창수와 부모님이 소식을 듣고 그 프로그램을 시청하고 있었다.
“여보, 저 학생, 참 노래 잘 부르지요?”
“그래. 어쩌면 저렇게 목소리가 고울까?”
칭찬이 자자하다.
“얘, 창수야, 동생 동준이도 노래를 잘하니?”
어머니가 물었다.
“동준이도 노래 잘 불러요. 하지만 동준이는 글을 잘 써서 나중에 소설이나 시를 쓸 것 같아요.”
출연자들의 노래가 모두 끝나고 시상식이 있었다. 장려상, 동상이 발표되었다. 동준이를 비롯하여 방청왔던 친구들은 모두 긴장하여 가슴이 두근거렸다. “금상 서영주”하고 사회자가 큰 소리로 호명하자, 모두 환성을 지르며 박수를 쳤다. 동준이 누나도 눈물을 글썽이면서 꽃다발을 받았다. 대상은 테너인 남학생에게로 돌아갔다. 동준이 부모님도 기뻐서 어쩔 줄을 몰라했다. 영훈이도 동준이와 손뼉을 맞부딪치면서 환호성을 질렀다.
“동준아, 나도 저런 누나 있었으면 좋겠다. 어쩌면 노래를 그렇게 잘 부르니?”
“어려서부터 잘했어. 소질이 있나봐. 그래서 우리 누나는 앞으로 꿈이 크단다. 대학을 마치면 외국에 가서 음악공부를 더 해서 세계적인 성악가가 되는 것이 꿈이란다. 이제 곧 졸업이니 두 달 후쯤 미국으로 떠나게 될거야.”
“어, 벌써 유학 갈 준비를 다해놨구나.”
“응. 사실은 누나가 영어실력이 좀 모자라. 토플시험을 두 번인가 봤는데 점수가 좋지,않았어. 하지만 이번에는 꼭 합격할거야. 공부를 열심히 했거든.”
“토플시험이 뭐니?”
영훈이는 토플시험에 대해서 들어본 적이 없었다.
“응. 토플시험은 외국에 유학가기 위해 치르는 영어시험이야.”
며칠 후 저녁식사 때였다.
“얘, 영훈아, 네가 전화 좀 받아라.”
“예. 여보세요? 동준이니? 뭐. 뭣이? 알았어.”
수화기를 놓자 영훈은 엄마에게 소리쳤다.
“엄마, 큰일났어요. 동준이 누나가 정신을 잃었대요. 지금 김 박사님 병원에 있대요.”
“뭐, 아니 도대체 무슨 일이니? 동준이 누나라면 지난 번에 경연대회에서 입상했던 그 애 아니니?”
“네. 맞아요. 그 누나가 정신을 잃었대요.”
“아니, 왜?”
“토플시험 보려고 가다가 앞차가 사고나서 시간이 늦어지는 바람에 그만 시험을 못 봤대요. 이번 학기에는 미국에 있는 학교에 들어갈 수가 없나봐요. 평소에도 내성적인 성격이라 말이 없었는데 이틀 전부터 밥도 안 먹고 혼자 틀어박혀서 고민하더니 그만 졸도했나봐요. ”
“아니, 저런……"
주일학교에서 김 선생님은 먼저 지난 주간에 벌어졌던 일을 언급하셨다.
“지난 주간에는 좋은 일과 슬픈 일이 겹쳤던 한 주간이었다. 동준이 누나가 KBS 경연대회에서 금상을 받았는데, 토플시험을 보지 못한 것은 정말 슬픈 일이었다. 앞으로 또 시험을 치면 되지만 이번 학기에 가려고 하던 계획은 틀어지고 말았단다. 동준이 누나는 미국 뉴욕에 있는 세계에서 제일 유명한 줄리아드 음악학교에서 공부해서 유명한 성악가가 되는 게 꿈이었는데 큰 실망을 하고 마음이 무척 아팠을 게다. 세상 일이 무엇이든지 자기 마음대로 되는 것은 아니란다.”
“선생님, 시험쳐서 떨어진 것도 아니고 못 봐서 못 가게 된 게 너무 억울해요.”
“나도 같은 마음이다. 오늘은 기회를 잃어버린 처녀의 이야기를 해볼까?”
슬기로운 처녀와 미련한 처녀
“그때에 천국은 마치 등을 들고 신랑을 맞으러 나간 열 처녀와 같다 하리니 그 중에 다섯은 미련하고 다섯은 슬기 있는지라 미련한 자들은 등을 가지되 기름을 가지지 아니하고 슬기 있는 자들은 그릇에 기름을 담아 등과 함께 가져갔더니 신랑이 더디 오므로 졸며 잘새 밤중에 소리가 나되 보라 신랑이로다 맞으러 나오라 하매” (마태복음 25:1 —6)
“선생님, 신랑이 왜 밤에 와요?”
“응, 이 얘기 속에는 유대 나라의 결혼식 풍습이 나타나 있다. 그 나라에서는 먼저 신랑이 낮에 신부집에 가서 결혼식을 하는거야. 그동안 신랑의 집에서는 손님을 청해서 잔치를 하다가 밤이 되면 신랑이 신부를 데리고 오는데 그때 처녀 열 명을 골라서 신랑 맞을 준비를 하게 한다. 처녀들은 예쁘게 차려 입고 등불을 가지고 있다가 신랑이 신부를 데리고 오면 나가서 등불을 비추면서 맞이하고 연회장으로 들 어가서 본격적인 잔치를 하게 된다. 거기에 뽑힌 처녀는 아주 자랑스러운거야. 이 혼인잔치에서 신랑은 예수님이고, 처녀들은 왕후를 섬기는 귀한 직분을 행사하는 것이다.”
“신랑이 온다 ”
맞으라고 외치는 소리가 들리자 처녀들 모두가 벌떡 일어나 등을 가지고 나갔다. 그런데 어떤 처녀의 등불은 점점 꺼져 들어가고 있었다. 잠을 자고 있는 동안 기름이 다 타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그녀는 “이거 큰일났구나. 이를 어쩌지. 저, 나 기름 좀 나누어 줘.” 하고 옆에 있는 처녀에게 말했다. 이제 보니 옆에 있는 처녀는 등불과 다른 기름통을 하나 가졌는데 자기는 등불 안에 있는 기름만 가지고 있었으니 밤새 타 없어져 버리고 만 것이다. 열 처녀 중 다섯은 지혜로운 처녀들로서
기름을 충분히 준비하고 있었다. 미련한 처녀들이 슬기로운 처녀들에게 말했다.
“우리 등불이 꺼져가니 너희 기름 좀 나눠 줘.”
“지금부터 앞으로 밤새껏 등에 불이 있어야 되는데 기름을 주면 우리도 모자랄거야. 차라리 파는 자들에게 가서 기름을 사오렴.”
다섯 명은 급히 기름을 사러 갔다. 그 사이에 신랑이 도착해 기다리고 있던 사람들은 모두 잔칫집에 들어가고 대문은 닫혀지고 말았다. 다섯 처녀가 기름을 사 가지고 나중에 와서 보니 문이 닫혀 있었다. 그들은 문을 마구 두드리면서 소리쳤다.
“주여, 우리들에게 문 좀 열어주세요. 기름 사러 갔다가 늦었습니다.”
너희들이 누군지는 몰라도 이제는 문을 열 수 없다. 이 문은 한 번 닫아버리면 두번 다시 열 수 없다. 그리고 너희들이 누군지 전혀 모르겠다. 다른 데로 가 보라.”
미련한 처녀들은 땅을 치고 통곡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마치 동준이 누나가 시간이 늦어서 시험장 안에 들어가지 못했던 것처럼 기름이 없는 다섯 처녀는 기회를닫혀지고 놓치고
말았다. 이 비유는 천국의 비유이다. 그러니까 그 문은 보통 문이 아니고 천국의 문이다. 현재 이 세상은 예수님께서 신랑으로서 오시는 것을 기다리고 있는 시기이다. 밤이 된 것은 죄가 이 세상에 가득해서 마치 밤처럼 깜깜해진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때에 예수 믿는 사람들은 항상 신랑이 오기를 간절히 기다리는 마음으로 살아가야 한다. 기름을 준비해놓고 기다려야 한다. 그 기름은 성령을 뜻한다. 예수님을 믿어도 성령이 있는 사람과 성령이 없는 사람이 있다.”
“선생님, 성령이 있는 사람이 누구며 신부는 누구예요?”
동준이가 물었다.
“응, 그것 참 중요한 질문이다. 성령이 있는 사람은 물과 성령으로 거듭 난 사람이며, 신부는 거듭나서 성령이 있는 사람들이 모인 교회이다. 하나님이 이 세상을 창조하신 것은 하나님 곧 예수님의 신부인 교회를 이룩하시기 위해서이다. 이 세상에서도 남자와 여자가 서로 사랑하여 행복한 가정을 이루듯이 하나님의 아들 예수님께 사랑하는 신부가 생기면 아주 행복한 천국의 가정이 형성되는 것이란다. 그래서 예수님의 신부인 교회에는 성령이 있어야 한다. 또 개인은 주님의 신부가 될 수 없고 성령을 받은 사람 전체가 신부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미련한 다섯 처녀는 평소에 성령에 대한 준비가 없어서 그만 기회를 놓치고 만거야. 늦게 와 보니 문은 닫혀지고 주님은 그들을 모른다고 해버렸다. 영원히 천국에는 들어가지 못하게 된 것이다. 이 문제는 동준이 누나가 시험장 문이 닫혀져 시험을 못 본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일이다. 그러니까 사람이 이 세상에 살 때에 노래를 잘 부르는 것도 중요하고 태성 이처럼 운동을 잘하는 것도 중요하고 동준이처럼 글을 잘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성령의 기 름을 준비하는 것에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니란다.”
“선생님, 어떻게 기름을 준비할 수 있어요?”
“그래서 이 성경공부가 중요하다. 성경공부를 하다보면 어느날 성령의 기름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선생님은 자꾸 문제만 만들어주시고 해결하는 말씀은 해주시지 않으셔요.”
나경이가 불평했다.
“응, 아직은 성령의 기름을 받을 준비가 되지 않아서 그런다.”
좁은 문
예수님과 제자들이 갈릴리에서 예루살렘을 향해서 여행을 떠났다. 지금 같으면 차로 다섯 시간쯤이면 갈 수 있지만 당시는 걸어서 열흘 걸리는 거리였다.
“자, 우리 이번에는 예루살렘으로 가자.”
“선생님, 여행중 잠자리나 식사는 어떻게 합니까?”
“그런 것은 걱정할 것 없다. 내일 일을 왜 걱정하느냐? 내일 일은 내일 생각하고 오늘 할 일만 하면 된다. 내일은 하나님께서 또 어떻게 마련해주실 것을 믿어야지.”
그래서 여행을 떠났다. 그냥 길을 곧장 가는 것이 아니라 이 동리 저 동리에 들어가서 전도하시면서 가니까 여러 날 이 걸렸다. 한번은 한 동리에 들어가셔서 전도하시다가 그만 해가 져서 어떤 집에서 저녁을 드시게 되었다. 그때에 이웃에 사는 한 청년이 예수님이 거기에 계신 줄 알고 찾아와서 같이 저녁을 먹었다.
주무시고 아침에 일어나니 또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예수님은 길거리로 나가셔서 사람들에게 전도를 하셨다. 어제 저녁에 음식을 같이 먹은 청년이 또 거기에 와서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그러다가 예수님은 그곳을 떠나 예루살렘으로 가는데 제자 중 한 사람이 예수님께 물었다.
“선생님, 며칠 동안 전도하면서 오고 있는데 왜 구원받는 사람이 적습니까? 어제 음식을 같이 먹던 이웃집 청년도 구원을 못 받은 것 같습니다.”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좁은 문으로 들어가기를 힘쓰라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들어가기를 구하여도 못하는 자가 많으리라 집주인이 일어나 문을 한번 닫은 후에 너희가 밖에 서서 문을 두드리며 주여 열어주소서 하면 저가 대답하여 가로되 나는 너희가 어디로서 온 자인지 알지 못하노라 하리니 그때에 너희가 말하되 우리는 주 앞에서 먹고 마셨으며 주는 또한 우리 길거리에서 가르치셨나이다 하나 저가 너희에게 일러 가로되 나는 너희가 어디로서 왔는지 알지 못하노라 행악하는 모든 자들아 나를 떠나가라 하리라” (누가복음 13:24—27)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멸망으로 인도하는 문은 크고 그 길이 넓어 그리로 들어가는 자가 많고 생명으로 인도하는 문은 좁고 길이 협착하여 찾는 이가 적음이니라” (마태복음 7: 13 —14)
“선생님, 좁은 문으로 들어간다는 것이 뭐예요?”
“응, 세상 사람들은 그저 마음이 편한 대로 살려고 한다. 하나님을 믿어도 무엇이 죄인지 생각해보지 않고, 그 죄는 어떻게 하면 해결할 수 있는지 그런 것은 생각지 않으려고 한다. 그런 것을 생각하면 귀찮고 마음이 답답하니, ‘잊어 버리고 살자. 지옥 같은 것은 생각지 말자. 죽는 문제도 생각지 말고 현재가 중요하니 즐겁게 재미있게 살자. 그리고 일주일에 한 번 예배당에 갔다 오면 되는 것이다.’ 이런식으로 사는 것이 멸망으로 인도하는 넓은 길이고 큰 문이다. 살기 편한 대로 생각하면서 사는 것이다. 그대신 좁은 길, 좁은 문은 죄짐을 지고는 못 들어가는 길이며 문이니 죄를 회개하고 다 없앤 후에라야 들어갈 수 있다.
슬기로운 처녀와 미련한 처녀로 나누어진 것처럼 이 세상에는 철저히 죄를 회개하고 죄짐을 벗고 믿는 사람과 그렇지 않는 사람이 있다. 좁은 문에 들어갈 사람이 다 들어가고 문이 닫힌 후에 찾아오면 이미 때는 늦은 것이다.”
한 사람이 천국문으로 들어가기 위해 길을 떠났다.
“아이고, 이거 아무리 가도 성도 보이지 않고 문도 없으니 돌아가야겠군. 아까 보니 좁은 길이 있었는데.”
좁은 길 쪽으로 돌아가서 한참 가니 천국성이 있고 문이 있었다.
“옳지 됐다.”하고 작은 문을 밀어보니 꽉 닫혀 있고 열리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문을 꽝꽝 두드리면서 “문 좀 열어주세요.”라고 소리쳤다. 잠시 후 안에서 냉정한 소리가 들려왔다.
“내가 너를 알지 못하노라.”
그때에 그는 하소연을 했다.
“주여 주여, 내가 주의 이름으로 선지자 노릇하며 주의 이름으로 귀신을 쫓아내며 주의 이름으로 많은 권능을 행치 아니하였나이까?”
그러나 여전히 문은 열리지 않았다.
“나는 너를 도무지 모른다. 불법을 행하는 자들아, 나에게서 떠나가라.”
그는 그만 자리에 주저앉아 통곡을 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아이고, 나는 어찌할까. 내가 그때에 이적 행하는 것만 재미나서 예수님의 말씀은 자세히 듣지 않았더니 그만 이렇게 됐구나. 내가 왜 그랬을까? 이제 나는 어이할꼬.”
“누구든지 생명책에 기록되지 못한 자는 불못에 던지우더라” (요한계시록 20:15)
조금 있으니 한 천사가 나타나서 그를 끌고 가더니 옥에 가두어버렸다.
“성경 말씀은 정신차리고 들어야 심령이 새롭게 된단다.”
선생님의 말씀에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익힘문제】
1. 슬기로운 처녀는 등과 또 무엇을 가지고 있었습니까?
2. 주인이 미련한 처녀를 왜 모른다고 했습니까?
3. 천국으로 가는 문은 왜 좁은 문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