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회날
“ 야!, 태성이 이겨라, 태성이 이겨라!”
태성이네 반 학생들은 열을 내며 태성이를 응원했다. 운동회날 태성이가 100미터 달리기에 반 대표로 나간 것이다.
태성이는 키가 무척 작다. 그러나 달리기는 얼마나 잘하는지 처음에는 키가 큰 다른 반 학생들의 뒤를 바짝 쫓고 있더니 중간쯤부터는 앞에 가던 키다리와 나란히 달렸다.
마치 어른과 애가 달리는 것 같았다. 학부형들과 다른 반 학생들도 모두 키 작은 태성이를 주목하고 있었다. 골인지점 5미터를 남겨두고 태성이는 키다리 선수를 뒤로 물리치더니 일등으로 골인했다. 친구들이 달려나와 박수하면서 “야! 태성이 이 꼬마가 이겼다.”고 야단이었다.
“야, 태성이 너 키다리를 이기다니 대단하구나.
“조그만 꼬마가 그렇게 잘 달릴 줄 몰랐어.
“야, 너 작은 고추가 더 맵다는 걸 몰라?”
친구들이 저마다 한마디씩 했다.
“그러게 날 키 작다고 깔보면 안된다. 나폴레옹도 아주 작은 키였지만 세계를 정복하려고 했다. 파리에 있는 개선문도 나폴레옹이 승리의 귀국을 기념해서 지은거야.”
“너 마치 파리에 가 본 것같이 말하는구나.”
“가 보지 않아도 다 아는 길이 있어. 나는 키가 너무 작아서 키 작은 사람들에 대해서 써놓은 책을 많이 읽고 연구했어. 북극의 에스키모인들이 어떻게 사는지도 알고 있어.”
“야, 너 그러고 보니 키 작은 걸 무척 고민했구나.”
“그래. 나는 항상 키 작은 것이 고민이어서 키 작아도 키 큰 사람보다 더 행복해지는 법을 연구했다. 이제는 키 작은 것에 대해서 염려하거나 기가 죽지 않아. 오늘도 마음먹고 기분좋게 달렸어. 너도 보았지? 키다리 옆에서 달릴 때에 전부 나를 응원하는 것. 그만큼 키 작은 사람이 세상에서 관심을 끄는거야. 그래서 성공할 수 있는거지.”
“너 언제 그런 걸 다 연구했어? 네 말을 들으니 그럴 듯 한데, 그럼 나도 키가 작았더라면 인기가 있었겠구나.”
주일학교에서도 태성이는 스타가 되었다.
“선생님, 며칠 전에 우리 학교에서 운동회가 있었는데 꼬마 친구 태성이가 키다리를 물리치고 달리기에 일등을 했어요. 마치 어른하고 애가 달리는 것 같았는데, 많은 학생들과 구경 온 학부모들이 태성이를 응원했어요.”
영훈이가 말했다.
“응, 그랬구나. 태성이는 어떻게 그렇게 잘 뛰지?”
“키가 작기 때문에 발을 재빠르게 내딛는 연습을 많이 했어요. 사실 저는 키 작은 게 항상 고민이었는데 이제는 별로 문제가 되지 않아요. 세계의 훌륭한 인물 중엔 키가 작은 사람도 많다는 것을 알았어요.”
“그래. 키가 작다고 고민할 필요는 없다. 막사이사이상을 만든 필리핀의 막사이사이도 키가 작았단다. 막사이사이는 필리핀의 외무장관을 지내고 제3대 대통령이 된 사람이다. 나중에 ‘꼬마찬미론’이란 책을 썼는데 나도 읽어봤다. 그의 말에 의하면, 키가 크고 몸집이 큰 사람과 작은 사람이 싸우면 구경하는 사람은 전부 키가 작은 사람 편이 된다고 한다.
사람들은 약자나 작은 자를 동정하는 심리가 있단다. 막사이사이는 학교 다닐 때에 항상 인기를 모았다. 한번은 웅변대회에 나가 키가 큰 학생과 경쟁을 했는데, 키는 작아도 우렁찬 목소리로 연설하여 막사이사이가 일등을 했다. 그가 외무장관이었을 때도 유엔 같은 데서 연설하면 물론 말도 잘 했지만 남달리 키가 작아서 인기가 있었단다. 그러니까 실력이 비슷한 사람이면 작은 사람에게 관심이 간다는거야. 성경에도 그런 얘기가 있다.”
뽕나무 위로 올라간 삭개오
예수님이 여리고에 가셨을 때였다. 길가에는 나무들이 서 있고 길에서는 먼지가 풀풀 일었다. 큰 무리가 예수님을 따라갔다. 아이들도 멋모르고 야단스럽게 떠들면서 몰려가고 있었다.
“여보세요, 삭개오 씨, 당신이 보고 싶어하는 예수 선생님이 지금 이리로 오고 계십니다.”
“정말이오? 그럼 가 봐야지.”
삭개오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달려나갔다. 그에게 그렇게 말해준 사람은 그가 부리는 사람이었다. 삭개오는 세리장으로 돈을 많이 모은 큰 부자였지만 몹시 키가 작아 늘 근심이었다. 어떤 때는 아이들로부터 ‘난쟁이 삭개오’라고 놀림을 받기도 했다. 그리고 그의 직업이 유대인들이 아주 싫어하는 세리였으므로 그는 밖에 나가는 것을 매우 싫어했다.
많은 유대인들이 삭개오를 보면 ‘매국노’라느니 ‘동족의 피를 빨아 먹고 사는 흡혈귀’라느니 하며 욕을 해대기 일쑤였다. 세리장이란 이스라엘 사람들에게서 세금을 거둬들여 로마에 바치고 일부를 자기가 갖는 세리들의 우두머리를 말한다. 지금 우리나라로 말하면 세무서장격인 사람이다.
그는 예수님의 소문을 듣고 무척 흠모하고 있었다. 전에도 한번 예수님이 여리고에 오셨지만 그때는 일 때문에 예수님을 볼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삭개오는 ‘이번에는 기회가 왔구나.’ 생각하고 사람들이 몰려가는 데로 따라갔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자기보다 키가 큰 사람들이 예수님 주변에 마치 담을 쌓은 것같이 에워싸고 있어서 예수님을 볼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는 어떻게 하면 예수님의 얼굴이라도 한번 볼까 궁리하다가 좋은 생각이 떠올랐는지 손뼉을 치며 앞으로 달려가 길가에 서 있는 커다란 뽕나무 위로 잽싸게 올라갔다. 삭개오는 가지를 타고 앉아 예수님이 가까이 다가오는 것을 지켜보았다. 예수님은 그 나무 아래로 지나가시다가 갑자기 걸음을 멈추더니 나무 위를 쳐다보셨다. 삭개오는 깜짝 놀랐다. 나이 많은 사람이 어린애처럼 그게 무슨 꼴이냐고 야단치시나 싶어서 간이 콩알만 해졌다.
그런데 예수님이 자기의 이름을 어떻게 아셨는지 “삭개오야” 하고 부르시더니, “속히 내려오너라. 내가 오늘 네 집에 머물러야 하겠다.”고 말씀하셨다. 그는 다시 한번 놀랐다. 예수님을 만난 것만 해도 감사할 일인데 자기 집에 와서 머무시겠다고 하니 기뻐 어쩔 줄을 몰랐다.
“아니, 제 집에 오셔서 주무시겠다고요? 예, 내려가고 말고요.”
그는 급히 나무에서 내려와 싱글벙글하며 예수님께 절을 했다.
“아니, 예수 선생님.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
삭개오가 예수님을 집으로 모시고 가자, 사람들은 얼떨떨한 기분이었다.
“저 예수 좀 봐. 흉악한 죄인의 집에 자러 가다니, 예수도 별 수 없구먼. 이 지역에 사는 유대인치고 저런 세리의 집에 가서 자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데, 예수는 형편 없는 촌뜨기인 모양이야. 난쟁이 삭개오가 흡혈귀 같은 세리 놈인 줄 알면서 저러는가?”
입을 모아서 삭개오를 따라가는 예수님을 흉보았다. 제자들도 얼굴이 빨개졌다.
“선생님, 사람들이 다들 수군수군하고 난리입니다. ”
“그런 소리에 귀를 기울일 필요 없다. 삭개오는 순진하고 겸손한 사람이다. 얼마나 내가 보고 싶었으면 그래 뽕나무에 올라가겠는가. 내가 이런 사람의 집에 머무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예수님은 삭개오의 집으로 들어가셨다. 한편 삭개오는 꿈인지 생시인지 모를 정도로 기뻐하며 “선생님, 저는 상당한 재산이 있습니다. 이것은 전부 세금을 거두어들여 번 돈입니다. 그러나 오늘부터는 제 재산의 절반을 가난한 자들에게 나누어 주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그의 눈에서는 눈물이 주루룩 흘렀다.
“그동안 세금쟁이 생활을 하다 보니 잘못도 많이 저질렀습니다. 이제 제가 부당하게 거두었던 돈은 도로 돌려주겠습니다. 사람들이 싫어하는 저 같은 놈을 이렇게 너그럽게 사랑으로 대해주시니 이제 저는 살 것 같습니다. 저에게는 돈도 있고 지위도 있었지만 참된 행복이 없었습니다. 그런 데 이제는 예수님 같은 귀하신 분이 저 같은 죄인도 사랑하신다고 생각하니 살 것 같습니다.”
삭개오는 과거의 잘못을 뉘우치고 새롭게 살기로 결심했다
예수님은 삭개오에게 말씀하셨다.
“오늘 구원이 이 집에 이르렀다.”
“선생님, 구원이 무엇이에요?”
동준이가 물었다.
“응, 구원이란 병들었던 사람이 치료되는 것과도 같고 물에 빠진 사람을 건져주는 것과도 같다.”
“그러니까 그 전에는 죄를 짓고 살았는데 이제는 죄를 안 짓게 되었다는 거지요?”
“그런 뜻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죄를 뉘우치고 회개했기
때문에 예수님이 그 죄를 용서해주셨다는 뜻이 되겠지.”
“그러면 구원이란 예수님께로부터 용서받는 거군요.”
“바로 그거야. 예수님이 너는 이제 죄사함을 받았다라고 하시면 그것이 구원되는거야.”
“선생님, 지금은 예수님이 안 계시는데 어떻게 해요? 예수님의 음성을 들을 수 없잖아요?”
나경이가 말했다.
“그래도 참으로 회개하면 성경에서 예수님의 말씀을 들을수 있단다.”
지혜로운 청지기
“이와 같이 삭개오는 키가 작았기 때문에 예수님의 관심을 끌었고 예수님을 모시게 되어 구원받게 된 것이다. 그러니까 키가 작다고 결코 실망하거나 기가 죽을 필요는 없다. 그런데 한 가지 더 얘기할 것은, 키 작은 삭개오가 겸손하고 솔직했다는 점이다. 키 큰 사람이 예수님 앞을 가로막고 서서 키 작은 사람에게 보지 못하게 하는 것은 교만하고 남을 무시하는 뜻이야. 삭개오가 키가 작다는 것은 겸손하고 순진하다는 뜻도 담겨 있다. 그래서 뽕나무에도 올라갈 수 있었던거야.”
아주 큰 부자가 먼 곳에 있는 재산을 일일이 관리할 수 없어서 청지기를 두어 관리하게 했다. 어느날 재산 관리를 맡긴 청지기에 대한 소식이 들려왔다.
“주인님, 소식이 왔습니다.”
“그래 그 청지기가 내 재산을 잘 지키고 관리한다고 하더냐?”
“아닙니다.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만 그 청지기가 주인님의 재산을 제멋대로 허비하고 있다고 합니다.”
“뭣이, 그럴 수가 있나? 내가 저를 특별히 믿고 재산을 맡겼는데 그게 무슨 말이냐? 그를 당장 불러라.”
이렇게 해서 청지기가 주인 앞으로 불려왔다.
“네 이놈, 나는 너를 믿고 내 재산을 맡겼는데 너는 나를 실망시켰다. 듣자니 재산을 잘 관리하기는커녕 허비한다니 너는 당장 청지기 직분을 내놓고 나가거라.”
청지기는 집으로 돌아와 방안에 가만히 드러누워서 생각했다.
‘이제 큰일났구나. 주인이 내 직분을 빼앗으니 내가 이제 무엇을 할꼬? 땅을 파자니 힘이 없고 빌어먹자니 부끄럽구나.’
잠은 오지 않고 이 생각 저 생각을 하는데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옳지 그렇게 하면 되겠구나.’
다음날 그는 주인에게 빚진 사람을 차례로 불렀다. 첫 번째 온 사람에게 물었다.
“당신은 주인에게 얼마나 빚을 졌소?”
“나는 기름 백 말을 빚졌습니다.”
“그래요? 그러면 당신이 가진 문서에다 오십 말이라고 고쳐 쓰시오. 내가 이 청지기를 그만두면 주인이 빚진 사람을 불러다가 다 조사해서 받을 것이오. 그때에 오십 말을 갚고 오십 말이 남으면 나누어 가집시다. 내가 이렇게 당신을 봐줄 테니 나중에 나를 좀 도와주시오.”
이렇게 청지기는 말을 빌려간 사람, 곡물을 꾸어간 사람, 돈을 꾸어간 사람들을 차례로 다 불러서 증서를 고쳐 쓰게 했다. 나중에 주인이 와서 이 사실을 알았다. 주인은 그 청지기를 비난하지 않고 오히려 칭찬했다.
“주인이 이 옳지 않은 청지기가 일을 지혜 있게 하였으므로 칭찬하였으니 이 세대의 아들들이 자기 시대에 있어서는 빛의 아들들보다 더 지혜로움이니라 내가 너희에게 말하노니 불의의 재물로 친구를 사귀라 그리하면 없어질 때에 저희가 영원한 처소로 너희를 영접하리라” (누가복음 16:8 —9)
“선생님, 그 청지기는 주인의 재산을 잘 관리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아주 나쁜 짓을 했는데 어째서 주인이 칭찬을 했을까요?”
“응, 그것은 주인이 그 행위를 청지기의 입장에서 볼 때 잘했다는 뜻이야. 그는 자기가 쫓겨난 이후에도 살아갈 수 있는 길을 마련해야 했다. 주인의 재산을 손해보게 했지만 자기가 살려면 다른 길이 없었다는 뜻이다.”
“선생님, 그 뜻이 무엇인지 아직 모르겠어요. 예수님이 왜 그런 얘기를 하셨는지.”
“그러면 삭개오의 경우를 다시 생각해보자. 삭개오가 모은 재산은 불의한 것이었다. 불의의 재물로 친구를 사귀라는 말씀대로 삭개오는 자신의 불의한 재물을 가난한 자에게 반은 나누어 주었으니 가난한 자와 친구가 된 것이다. 삭개오가 그것을 끝까지 자기만을 위해서 쓰겠다고 했으면 그는 지혜가 없는 사람이다. 죽을 때에는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삭개오같이 재산으로 남을 구제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이 세상이 끝났을 때에 차이가 생긴다. 삭개오같이 다른 사람을 구제하고 전도하는 데 물질을 쓴 사람은 사귀어 놓은 친구가 그때에 있는 것이다. 이 세상에서 구제도 하지 않고 전도하는 데도 재물을 쓰지 않은 사람은 그때에 사귀어 놓은 친구가 없어서 대접도 못 받고 기쁘게 맞이해 주는 사람도 없다. 삭개오처럼 그렇게 회개하는 사람은 큰 상이 있고 그렇지 않으면 상금이 없다는 뜻이야. 이 세상 사람들은 주인이 아니고, 관리인 즉 청지기란다.”
“선생님, 그러면 주인은 누구예요?”
순택이가 물었다.
“누구 같애? 생각이 안나?” 선생님께서 반문하시니 영훈이가 “하나님이시지요.”라고 답했다.
“맞았어. 하나님이 주인이시고 사람은 관리인이다. 그래서 사람은 친구를 사귀어야 된다. 그렇게 하면 주인이신 하나님이 잘했다고 칭찬하신다. ”
“선생님, 무슨 말인지 이제 알겠어요.”
【익힘문제】
1. 예수님은 왜 볼품없고 세상에서도 비난 받는 삭개오의 집에 머물렀습니까?
2. 예수님을 만난 삭개오는 어떤 사람으로 변화되었습니까?
3. 주인은 왜 불의한 청지기를 칭찬했습니까? 또 그 뜻은 무엇입니까?
운동회날
“ 야!, 태성이 이겨라, 태성이 이겨라!”
태성이네 반 학생들은 열을 내며 태성이를 응원했다. 운동회날 태성이가 100미터 달리기에 반 대표로 나간 것이다.
태성이는 키가 무척 작다. 그러나 달리기는 얼마나 잘하는지 처음에는 키가 큰 다른 반 학생들의 뒤를 바짝 쫓고 있더니 중간쯤부터는 앞에 가던 키다리와 나란히 달렸다.
마치 어른과 애가 달리는 것 같았다. 학부형들과 다른 반 학생들도 모두 키 작은 태성이를 주목하고 있었다. 골인지점 5미터를 남겨두고 태성이는 키다리 선수를 뒤로 물리치더니 일등으로 골인했다. 친구들이 달려나와 박수하면서 “야! 태성이 이 꼬마가 이겼다.”고 야단이었다.
“야, 태성이 너 키다리를 이기다니 대단하구나.
“조그만 꼬마가 그렇게 잘 달릴 줄 몰랐어.
“야, 너 작은 고추가 더 맵다는 걸 몰라?”
친구들이 저마다 한마디씩 했다.
“그러게 날 키 작다고 깔보면 안된다. 나폴레옹도 아주 작은 키였지만 세계를 정복하려고 했다. 파리에 있는 개선문도 나폴레옹이 승리의 귀국을 기념해서 지은거야.”
“너 마치 파리에 가 본 것같이 말하는구나.”
“가 보지 않아도 다 아는 길이 있어. 나는 키가 너무 작아서 키 작은 사람들에 대해서 써놓은 책을 많이 읽고 연구했어. 북극의 에스키모인들이 어떻게 사는지도 알고 있어.”
“야, 너 그러고 보니 키 작은 걸 무척 고민했구나.”
“그래. 나는 항상 키 작은 것이 고민이어서 키 작아도 키 큰 사람보다 더 행복해지는 법을 연구했다. 이제는 키 작은 것에 대해서 염려하거나 기가 죽지 않아. 오늘도 마음먹고 기분좋게 달렸어. 너도 보았지? 키다리 옆에서 달릴 때에 전부 나를 응원하는 것. 그만큼 키 작은 사람이 세상에서 관심을 끄는거야. 그래서 성공할 수 있는거지.”
“너 언제 그런 걸 다 연구했어? 네 말을 들으니 그럴 듯 한데, 그럼 나도 키가 작았더라면 인기가 있었겠구나.”
주일학교에서도 태성이는 스타가 되었다.
“선생님, 며칠 전에 우리 학교에서 운동회가 있었는데 꼬마 친구 태성이가 키다리를 물리치고 달리기에 일등을 했어요. 마치 어른하고 애가 달리는 것 같았는데, 많은 학생들과 구경 온 학부모들이 태성이를 응원했어요.”
영훈이가 말했다.
“응, 그랬구나. 태성이는 어떻게 그렇게 잘 뛰지?”
“키가 작기 때문에 발을 재빠르게 내딛는 연습을 많이 했어요. 사실 저는 키 작은 게 항상 고민이었는데 이제는 별로 문제가 되지 않아요. 세계의 훌륭한 인물 중엔 키가 작은 사람도 많다는 것을 알았어요.”
“그래. 키가 작다고 고민할 필요는 없다. 막사이사이상을 만든 필리핀의 막사이사이도 키가 작았단다. 막사이사이는 필리핀의 외무장관을 지내고 제3대 대통령이 된 사람이다. 나중에 ‘꼬마찬미론’이란 책을 썼는데 나도 읽어봤다. 그의 말에 의하면, 키가 크고 몸집이 큰 사람과 작은 사람이 싸우면 구경하는 사람은 전부 키가 작은 사람 편이 된다고 한다.
사람들은 약자나 작은 자를 동정하는 심리가 있단다. 막사이사이는 학교 다닐 때에 항상 인기를 모았다. 한번은 웅변대회에 나가 키가 큰 학생과 경쟁을 했는데, 키는 작아도 우렁찬 목소리로 연설하여 막사이사이가 일등을 했다. 그가 외무장관이었을 때도 유엔 같은 데서 연설하면 물론 말도 잘 했지만 남달리 키가 작아서 인기가 있었단다. 그러니까 실력이 비슷한 사람이면 작은 사람에게 관심이 간다는거야. 성경에도 그런 얘기가 있다.”
뽕나무 위로 올라간 삭개오
예수님이 여리고에 가셨을 때였다. 길가에는 나무들이 서 있고 길에서는 먼지가 풀풀 일었다. 큰 무리가 예수님을 따라갔다. 아이들도 멋모르고 야단스럽게 떠들면서 몰려가고 있었다.
“여보세요, 삭개오 씨, 당신이 보고 싶어하는 예수 선생님이 지금 이리로 오고 계십니다.”
“정말이오? 그럼 가 봐야지.”
삭개오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달려나갔다. 그에게 그렇게 말해준 사람은 그가 부리는 사람이었다. 삭개오는 세리장으로 돈을 많이 모은 큰 부자였지만 몹시 키가 작아 늘 근심이었다. 어떤 때는 아이들로부터 ‘난쟁이 삭개오’라고 놀림을 받기도 했다. 그리고 그의 직업이 유대인들이 아주 싫어하는 세리였으므로 그는 밖에 나가는 것을 매우 싫어했다.
많은 유대인들이 삭개오를 보면 ‘매국노’라느니 ‘동족의 피를 빨아 먹고 사는 흡혈귀’라느니 하며 욕을 해대기 일쑤였다. 세리장이란 이스라엘 사람들에게서 세금을 거둬들여 로마에 바치고 일부를 자기가 갖는 세리들의 우두머리를 말한다. 지금 우리나라로 말하면 세무서장격인 사람이다.
그는 예수님의 소문을 듣고 무척 흠모하고 있었다. 전에도 한번 예수님이 여리고에 오셨지만 그때는 일 때문에 예수님을 볼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삭개오는 ‘이번에는 기회가 왔구나.’ 생각하고 사람들이 몰려가는 데로 따라갔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자기보다 키가 큰 사람들이 예수님 주변에 마치 담을 쌓은 것같이 에워싸고 있어서 예수님을 볼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는 어떻게 하면 예수님의 얼굴이라도 한번 볼까 궁리하다가 좋은 생각이 떠올랐는지 손뼉을 치며 앞으로 달려가 길가에 서 있는 커다란 뽕나무 위로 잽싸게 올라갔다. 삭개오는 가지를 타고 앉아 예수님이 가까이 다가오는 것을 지켜보았다. 예수님은 그 나무 아래로 지나가시다가 갑자기 걸음을 멈추더니 나무 위를 쳐다보셨다. 삭개오는 깜짝 놀랐다. 나이 많은 사람이 어린애처럼 그게 무슨 꼴이냐고 야단치시나 싶어서 간이 콩알만 해졌다.
그런데 예수님이 자기의 이름을 어떻게 아셨는지 “삭개오야” 하고 부르시더니, “속히 내려오너라. 내가 오늘 네 집에 머물러야 하겠다.”고 말씀하셨다. 그는 다시 한번 놀랐다. 예수님을 만난 것만 해도 감사할 일인데 자기 집에 와서 머무시겠다고 하니 기뻐 어쩔 줄을 몰랐다.
“아니, 제 집에 오셔서 주무시겠다고요? 예, 내려가고 말고요.”
그는 급히 나무에서 내려와 싱글벙글하며 예수님께 절을 했다.
“아니, 예수 선생님.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
삭개오가 예수님을 집으로 모시고 가자, 사람들은 얼떨떨한 기분이었다.
“저 예수 좀 봐. 흉악한 죄인의 집에 자러 가다니, 예수도 별 수 없구먼. 이 지역에 사는 유대인치고 저런 세리의 집에 가서 자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데, 예수는 형편 없는 촌뜨기인 모양이야. 난쟁이 삭개오가 흡혈귀 같은 세리 놈인 줄 알면서 저러는가?”
입을 모아서 삭개오를 따라가는 예수님을 흉보았다. 제자들도 얼굴이 빨개졌다.
“선생님, 사람들이 다들 수군수군하고 난리입니다. ”
“그런 소리에 귀를 기울일 필요 없다. 삭개오는 순진하고 겸손한 사람이다. 얼마나 내가 보고 싶었으면 그래 뽕나무에 올라가겠는가. 내가 이런 사람의 집에 머무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예수님은 삭개오의 집으로 들어가셨다. 한편 삭개오는 꿈인지 생시인지 모를 정도로 기뻐하며 “선생님, 저는 상당한 재산이 있습니다. 이것은 전부 세금을 거두어들여 번 돈입니다. 그러나 오늘부터는 제 재산의 절반을 가난한 자들에게 나누어 주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그의 눈에서는 눈물이 주루룩 흘렀다.
“그동안 세금쟁이 생활을 하다 보니 잘못도 많이 저질렀습니다. 이제 제가 부당하게 거두었던 돈은 도로 돌려주겠습니다. 사람들이 싫어하는 저 같은 놈을 이렇게 너그럽게 사랑으로 대해주시니 이제 저는 살 것 같습니다. 저에게는 돈도 있고 지위도 있었지만 참된 행복이 없었습니다. 그런 데 이제는 예수님 같은 귀하신 분이 저 같은 죄인도 사랑하신다고 생각하니 살 것 같습니다.”
삭개오는 과거의 잘못을 뉘우치고 새롭게 살기로 결심했다
예수님은 삭개오에게 말씀하셨다.
“오늘 구원이 이 집에 이르렀다.”
“선생님, 구원이 무엇이에요?”
동준이가 물었다.
“응, 구원이란 병들었던 사람이 치료되는 것과도 같고 물에 빠진 사람을 건져주는 것과도 같다.”
“그러니까 그 전에는 죄를 짓고 살았는데 이제는 죄를 안 짓게 되었다는 거지요?”
“그런 뜻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죄를 뉘우치고 회개했기
때문에 예수님이 그 죄를 용서해주셨다는 뜻이 되겠지.”
“그러면 구원이란 예수님께로부터 용서받는 거군요.”
“바로 그거야. 예수님이 너는 이제 죄사함을 받았다라고 하시면 그것이 구원되는거야.”
“선생님, 지금은 예수님이 안 계시는데 어떻게 해요? 예수님의 음성을 들을 수 없잖아요?”
나경이가 말했다.
“그래도 참으로 회개하면 성경에서 예수님의 말씀을 들을수 있단다.”
지혜로운 청지기
“이와 같이 삭개오는 키가 작았기 때문에 예수님의 관심을 끌었고 예수님을 모시게 되어 구원받게 된 것이다. 그러니까 키가 작다고 결코 실망하거나 기가 죽을 필요는 없다. 그런데 한 가지 더 얘기할 것은, 키 작은 삭개오가 겸손하고 솔직했다는 점이다. 키 큰 사람이 예수님 앞을 가로막고 서서 키 작은 사람에게 보지 못하게 하는 것은 교만하고 남을 무시하는 뜻이야. 삭개오가 키가 작다는 것은 겸손하고 순진하다는 뜻도 담겨 있다. 그래서 뽕나무에도 올라갈 수 있었던거야.”
아주 큰 부자가 먼 곳에 있는 재산을 일일이 관리할 수 없어서 청지기를 두어 관리하게 했다. 어느날 재산 관리를 맡긴 청지기에 대한 소식이 들려왔다.
“주인님, 소식이 왔습니다.”
“그래 그 청지기가 내 재산을 잘 지키고 관리한다고 하더냐?”
“아닙니다.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만 그 청지기가 주인님의 재산을 제멋대로 허비하고 있다고 합니다.”
“뭣이, 그럴 수가 있나? 내가 저를 특별히 믿고 재산을 맡겼는데 그게 무슨 말이냐? 그를 당장 불러라.”
이렇게 해서 청지기가 주인 앞으로 불려왔다.
“네 이놈, 나는 너를 믿고 내 재산을 맡겼는데 너는 나를 실망시켰다. 듣자니 재산을 잘 관리하기는커녕 허비한다니 너는 당장 청지기 직분을 내놓고 나가거라.”
청지기는 집으로 돌아와 방안에 가만히 드러누워서 생각했다.
‘이제 큰일났구나. 주인이 내 직분을 빼앗으니 내가 이제 무엇을 할꼬? 땅을 파자니 힘이 없고 빌어먹자니 부끄럽구나.’
잠은 오지 않고 이 생각 저 생각을 하는데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옳지 그렇게 하면 되겠구나.’
다음날 그는 주인에게 빚진 사람을 차례로 불렀다. 첫 번째 온 사람에게 물었다.
“당신은 주인에게 얼마나 빚을 졌소?”
“나는 기름 백 말을 빚졌습니다.”
“그래요? 그러면 당신이 가진 문서에다 오십 말이라고 고쳐 쓰시오. 내가 이 청지기를 그만두면 주인이 빚진 사람을 불러다가 다 조사해서 받을 것이오. 그때에 오십 말을 갚고 오십 말이 남으면 나누어 가집시다. 내가 이렇게 당신을 봐줄 테니 나중에 나를 좀 도와주시오.”
이렇게 청지기는 말을 빌려간 사람, 곡물을 꾸어간 사람, 돈을 꾸어간 사람들을 차례로 다 불러서 증서를 고쳐 쓰게 했다. 나중에 주인이 와서 이 사실을 알았다. 주인은 그 청지기를 비난하지 않고 오히려 칭찬했다.
“주인이 이 옳지 않은 청지기가 일을 지혜 있게 하였으므로 칭찬하였으니 이 세대의 아들들이 자기 시대에 있어서는 빛의 아들들보다 더 지혜로움이니라 내가 너희에게 말하노니 불의의 재물로 친구를 사귀라 그리하면 없어질 때에 저희가 영원한 처소로 너희를 영접하리라” (누가복음 16:8 —9)
“선생님, 그 청지기는 주인의 재산을 잘 관리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아주 나쁜 짓을 했는데 어째서 주인이 칭찬을 했을까요?”
“응, 그것은 주인이 그 행위를 청지기의 입장에서 볼 때 잘했다는 뜻이야. 그는 자기가 쫓겨난 이후에도 살아갈 수 있는 길을 마련해야 했다. 주인의 재산을 손해보게 했지만 자기가 살려면 다른 길이 없었다는 뜻이다.”
“선생님, 그 뜻이 무엇인지 아직 모르겠어요. 예수님이 왜 그런 얘기를 하셨는지.”
“그러면 삭개오의 경우를 다시 생각해보자. 삭개오가 모은 재산은 불의한 것이었다. 불의의 재물로 친구를 사귀라는 말씀대로 삭개오는 자신의 불의한 재물을 가난한 자에게 반은 나누어 주었으니 가난한 자와 친구가 된 것이다. 삭개오가 그것을 끝까지 자기만을 위해서 쓰겠다고 했으면 그는 지혜가 없는 사람이다. 죽을 때에는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삭개오같이 재산으로 남을 구제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이 세상이 끝났을 때에 차이가 생긴다. 삭개오같이 다른 사람을 구제하고 전도하는 데 물질을 쓴 사람은 사귀어 놓은 친구가 그때에 있는 것이다. 이 세상에서 구제도 하지 않고 전도하는 데도 재물을 쓰지 않은 사람은 그때에 사귀어 놓은 친구가 없어서 대접도 못 받고 기쁘게 맞이해 주는 사람도 없다. 삭개오처럼 그렇게 회개하는 사람은 큰 상이 있고 그렇지 않으면 상금이 없다는 뜻이야. 이 세상 사람들은 주인이 아니고, 관리인 즉 청지기란다.”
“선생님, 그러면 주인은 누구예요?”
순택이가 물었다.
“누구 같애? 생각이 안나?” 선생님께서 반문하시니 영훈이가 “하나님이시지요.”라고 답했다.
“맞았어. 하나님이 주인이시고 사람은 관리인이다. 그래서 사람은 친구를 사귀어야 된다. 그렇게 하면 주인이신 하나님이 잘했다고 칭찬하신다. ”
“선생님, 무슨 말인지 이제 알겠어요.”
【익힘문제】
1. 예수님은 왜 볼품없고 세상에서도 비난 받는 삭개오의 집에 머물렀습니까?
2. 예수님을 만난 삭개오는 어떤 사람으로 변화되었습니까?
3. 주인은 왜 불의한 청지기를 칭찬했습니까? 또 그 뜻은 무엇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