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과] 팔복산에 가신 예수님

봄소풍


“창수야! 너 어디 아프니?”

“아니에요.”

“왜 그렇게 기운이 없어 보여?”

“아무것도 아니에요.”

학교에서 돌아온 창수가 시무룩하게 제 방으로 들어가자 창수 어머니는 아무래도 궁금해서 창수의 방으로 따라들어 갔다.

“너 왜 그러니? 무슨 고민이 있니? 말해보렴. 엄마가 도와줄 수 있으면 도와줄게.”

“정말이세요? 하지만 제 고민을 얘기하면 엄마가 화내실 거예요.”

“얘가 무슨 말을 하니? 왜 엄마가 화를 내? 화내지 않을테니 말해봐.”

“저어, 엄마, 다음 일요일에 있죠?”

창수는 한참 머뭇거리더니 말을 꺼냈다. 



“어서 말해. 괜찮아.”

“나와 제일 친한 친구 말예요.”

“누구? 아,영훈이 말이니?”

“응, 나 영훈이하고 같이 소풍갔으면 해서 그래요.”

“얘가 그게 무슨 화낼 일이니?”

“그게 아니고 영훈이네는 예수 믿는 집이거든요. 영훈이 다니는 주일학교에서 소풍을 간대요. 영훈이 말고도 거기 다니는 친구들이 많아. 그런데 우리집은 불교를 믿고 절에 다니잖아요. 그래서……”

창수 어머니는 듣고 나서 한참 동안 말이 없었다. 화를 내지 않는다고 말은 했지만 쉽게 허락할 수 없는 일이었다.

“얘, 창수야, 그건 안돼. 엄마가 화내지 않겠다고 했으니 화는 내지 않겠다마는 너는 내가 절에 가서 공을 들여서 낳은 애아. 너는 외동 아들이 아니니? 널 낳기 전에 내가 아들을 낳지 못해서 얼마나 애를 태웠는지 너는 모를거다. 거의 매일 절에 가서 불공을 드려서 너를 낳은거야. 너는 내 유일한 희망이야. 나는 네가 없으면 살 수 없어. 그런데 네가 예수쟁이 주일학교 소풍을 따라 가겠다니 이게 웬 날벼락 같은 소리냐? 그러지 말고 그날 나하고 같이 절에나 가 자. 절은 경치도 좋고 공기도 좋잖니? 나하고 절에 가면 소풍가는 게 아니니?”

“엄마, 친구들하고 같이 가고 싶어서 그래요. 소풍 가면 보물 찾기도 하고 여러 가지 재미나는 놀이도 한대. 그래서 같이 가고 싶어요. 그리고 저번 날 내가 스케이트 타다가 다쳤을 때 치료해주신 의사 선생님도 그 주일학교의 선생님이시래요. 그 선생님도 이번 일요일에 같이 가신대요.”

창수 어머니는 할 말을 잃었다. 어쩐지 그 의사 선생님이 유달리 친절하시더라니, 영훈이하고 다 같이 예수 믿는 사람이었구나. 그러나 창수 어머니는 그 의사 선생님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갖고 있었다.

“그래? 내 생각해보마. 그리고 너의 아버지하고 의논해서 대답해줄 테니 기다려라.”

창수는 다소 마음이 놓였다. 아버지는 절에 다니든지 교회에 다니든지 상관하지 않으시는 분이었다.


한편 영훈이는 영훈이대로 엄마를 조르고 있었다.

“엄마, 내일 주일학교 소풍가는 날인데 도시락 두 개 더 싸주셔야 해요.”

“왜 그러니?”

“ 엄마도 아시면서 그래요.”

“응, 창수하고 나경이 것도 싸 가지고 가려고?”

“창수네 집에서는 엄마가 절에 다니셔서 어떨지 모르겠 고 나경이는 가난해서 준비해갔으면 해요.”

“알았어. 싸줄 테니 걱정마. 네 생각이 착하니까 네 하고 싶다는 대로 해주는거야.”

“고마워요. 엄마.”



주일학교 학생들이 모여 선생님들과 함께 찾아간 곳은 관악산이 었다.

숲 속 여기저기에 진달래, 개나리, 철쭉 등 봄꽃들이 만발하여 마치 꽃잔치라도 벌이는 것 같았다. 일행은 크고 작은 바위가 널려 있는 계곡의 물가에 자리잡고 앉았다. 김동현 선생님의 얼굴이 유난히 까매 보였다.

“선생님, 이 주일간 보이시지 않던데요. 어딜 다녀오셨어요?”

영훈이가 물었다.

“응, 이번에 기독교인 의사협회에서 단체로 성지 여행을 다녀왔다.”

“성지라니 어딜 말씀하세요?”

“너 그것도 몰라?”

창수가 핀잔을 준다.

“어디 그러면 창수가 한번 알아맞혀 봐라, 성지가 어디인지.”

“인도 아니예요?”

옆에서 다른 학생들이 웃음을 터트렸다. 

“선생님, 얘네 집은 절에 다니기 때문에 불교 성지밖에 몰라요.”

“응, 그렇겠구나. 불교 성지는 인도이고 회교의 성지는 사우디 아라비아의 메카이고 기독교의 성지라면 이스라엘을 말하는거지.”

창수는 좀 창피했지만 오늘 그렇게 성지가 여러 나라에 있는 것을 처음으로 알게 된 것은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오늘 이렇게 소풍을 왔으니 내가 성지 여행 때 옛날 예수님 따라서 아이들이 소풍갔던 곳에 가 본 얘기를 해주겠다.”

“선생님, 배고파요. 점심 먼저 먹고 얘기해주세요.”

“그야 물론이지.”

일행은 싸 가지고 온 점심 보따리를 풀어서 함께 먹었다. 나경이와 창수는 영훈이가 싸온 점심을 먹었다. 싱그러운 물소리와 새소리를 들으면서 먹는 음식은 여느 때보다도 맛있었다. 김 박사님의 성지 순례 얘기가 시작되었다.

“이스라엘에는 바다가 세 개 있다. 대해라고도 하는 지중해와 사해라고 하는 염해와 갈릴리 바다라는 곳인데 갈릴리 바다는 사실은 큰 호수란다.”

“선생님, 왜 사해라고도 하고 염해라고도 해요?”

“사해란 죽은 바다란 뜻이지. 소금이 너무 많아 세계에서 제일 짠 바다로 고기가 살 수 없단다. 사해에서 북쪽으로 뻗어 있는 요단 강을 따라서 계속 가면 민물의 큰 호수가 있는 데 그곳이 바로 갈릴리 바다다.”

“갈릴리 바다는 예수님의 제자인 베드로, 요한, 야고보, 안드레 등이 고기를 잡던 곳이죠?”


“예수님도 가끔 거기서 배를 타고 건너편에 왔다 갔다 하셨다. 바다 건너편에 갔더니 생선을 구워 파는 식당이 있었어. 그곳에서 베드로고기라고 이름 붙인 생선을 사먹어 보았는데 맛은 별로 없었지만 베드로고기라고 하니 관광객들도 다들 사먹었다.

그리고 바다 저편 가에는 베드로의 집이 있었다. 그 집에서 서쪽으로는 비스듬히 올라가는 산이 있는데 우리는 관광 안내원의 안내로 차를 타고 산으로 올라갔다. 다 내리라고 해서 내리고 보니 경치가 굉장히 좋은 곳이었단다. 숲속에는 나무들이 울창하게 서 있고 각종 아름다운 꽃들이 피어 있고 이름을 알 수 없는 새들이 지저귀고 있더구나. 무화과 나무 같은 과실나무도 보였어. 숲에는 오래된 교회가 하나 지어져 있고 선물 파는 가게도 있었단다.

그 산에서 동쪽으로 내려다보면 갈릴리 바다가 저 건너편 까지 한눈에 들어왔어. 그 산은 바로 팔복산이라는 곳이었단다. 예수님께서 그 산에 올라가 팔복에 대해 말씀하셨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는구나.”




팔복산에서의 설교


2,000년 전에 예수님께서 그 산에 올라가셨을 때에 어린아이로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허다한 무리가 따라 올라왔다. 예수님이 앉은뱅이도 일어서게 하시고 소경도 눈을 뜨게 해주시고 간질병자도 낫게 해주시고 귀신 들린 사람에게서 귀신도 쫓아내주신다는 소문이 퍼져나가자,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모여들어 구경도 하고 병자를 데리고 와서 고침을 받기도 했다. 예수님은 사람이 너무 많아서 집에는 도저히 있을 수 없자 산으로 가셨다. 거기서 여덟 가지 복에 관한 말씀을 하시고 다른 여러 가지 설교도 하셨는데 예수님의 설교 중에서 제일 길고 오랜 설교였다.



“예수께서 무리를 보시고 산에 올라가 앉으시니 제자들이 나아온지라 입을 열어 가르쳐 가라사대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저희 것임이요 애통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위로를 받을 것임이요 온유한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땅을 기업으로 받을 것임이요 의에 주리고 목마른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배부를 것임이요 긍휼히 여기는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긍휼히 여김을 받을 것임이요 마음이 청결한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하나님을 볼 것임이요 화평케 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하나님의 아들이라 일컬음을 받을 것임이요 의를 위하여 핍박을 받은 자 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저희 것임이라 나를 인하여 너희를 욕하고 핍박하고 거짓으로 너희를 거스려 모든 악한 말을 할 때에는 너희에게 복이 있나니 기뻐하고 즐거워하라 하늘에서 너희의 상이 큼이라 너희 전에 있던 선지자들을 이같이 핍박하였느니라” (마태복음 5: 1 — 12)


예수님은 그 산에서 나뭇가지에 앉았던 예쁜 새들이 갑자기 날아서 높이 올라갔다가 이리저리 돌아서 나뭇가지에 앉고 또 땅에 내리더니 무엇인가를 주워먹는 것을 보신 후 다음과 같은 말씀을 하셨다.


“그러므로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목숨을 위하여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몸을 위하여 무엇을 입을까 염려하지 말라 목숨이 음식보다 중하지 아니하며 몸이 의복보다 중하지 아니하냐 공중의 새를 보라 심지도 않고 거두지도 않고 창고에 모아 들이지도 아니 하되 너희 천부께서 기르시나니 너희는 이것들보다 귀하지 아니하냐 너희 중에 누가 염려함으로 그 키를 한 자나 더 할 수 있느냐 또 너희가 어찌 의복을 위하여 염려하느냐 들의 백합화가 어떻게 자라는가 생각하여 보라 수고도 아니하고 길쌈도 아니하느니라 그러나 내가 너희에게 말하노니 솔로몬의 모든 영광으로도 입은 것이 이 꽃 하나만 같지 못하였느니라 오늘 있다가 내 일 아궁이에 던지우는 들풀도 하나님이 이렇게 입히시거든 하물며 너희일까보냐 믿음이 적은 자들아 그러므로 염려하여 이르기를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입을까 하지 말라 이는 다 이방인들이 구하는 것이라 너희 천부께서 이 모든 것이 너희에게 있어야 할 줄을 아시느니라” (마태복음 6:25-32)


“나는 그곳에 갔을 때 꽃과 새들을 보면서 감사했다. 오늘 우리는 팔복산은 아니더라도 이 좋은 경치를 보면서, 푸른 나무와 꽃들을 보고 새소리를 들으면서, 예수님의 말씀을 생각해볼 수 있다. 예수님은 새보다 귀한 것이 사람이므로 굶어 죽게 하지 않는다고 말씀하셨지만 사람들은 먹고 사는 문제에 대하여 걱정하고 고민한다. 그것은 하나님의 말씀을 믿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선생님, 아프리카의 이디오피아에 흉년이 들어서 그곳 사람들이 많이 굶어 죽었다고 하는데 그것은 왜 그래요?”

나경이가 물었다.

“이디오피아는 본래 기독교 국가로서 셀라시에 황제가 있을 때는 이스라엘과 아주 가까이 지내는 나라였다. 옛날에도 아주 부유하게 살지는 않았지만 지금처럼 가난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지금부터 20년 전쯤에 혁명이 일어나서 공산주의 국가로 변해버렸단다. 공산주의는 하나님을 믿지 않는 무신론의 기초 위에 세워졌다. 소련도 옛날에는 잘 살았지만 공산주의 혁명이 일어나서 못 살게 됐고 지금은 공산주의가 없어졌단다.

이디오피아는 공산주의가 된 후에도 자유 진영에서 많은 식량 원조를 했는데 이디오피아 공산주의 정부에서 소련에 그 식량을 넘겨주고 무기로 바꾸어 공산주의를 반대하는 자들과 싸우면서 가난한 사람들은 굶어 죽게 버려두었지. 북한도 공산주의이기 때문에 아주 못 살고 유럽의 공산 국가들도 대부분 지금은 공산주의를 포기하고 자유 진영으로 돌아섰단다. 하나님을 믿지 않는 나라들이 잘 살지 못하는 것은 우연한 일이 아니다. ”


“또 예수님은 무슨 말씀을 하셨어요?”

“여러 가지 말씀을 하셨는데 그 중에는 이런 말씀도 있다.”

“거짓 선지자들을 삼가라 양의 옷을 입고 너희에게 나아오나 속에는 노략질하는 이리라 그의 열매로 그들을 알지니 가시나무에서 포도를, 또는 엉겅퀴에서 무화과를 따겠느냐 이와 같이 좋은 나무마다 아름다운 열매를 맺고 못된 나무가 나쁜 열매를 맺나니 좋은 나무가 나쁜 열매를 맺을 수 없고 못된 나무가 아름다운 열매를 맺을 수 없느니라 아름다운 열매를 맺지 아니하는 나무마다 찍혀 불에 던지우느니라 이러므로 그의 열매로 그들을 알리라” (마태복음 7:15-20)


“얘들아, 세상에는 여러 종류의 나무들이 있단다. 가시나무가 있는가 하면 무화과나무도 있고 포도나무도 있지. 포도나무와 무화과나무와 가시 나무를 비교해보자. 가시나무 가 무화과나 포도 같은 열매를 맺을 수 있겠니? 사람 중에도 가시나무 같은 사람이 있단다. 다른 사람을 찔러서 피가 나게 하고 사람들에게 열매는 하나도 주지 못하는 그런 종류의 사람이란다.

예를 들면 겉으로는 착한 척하고 하나님을 믿는 체하나 다른 사람의 흠을 잡으려고 도사리고 있는 거짓된 종교인 같은 사람들 말이다. 당시 바리새인과 서기관, 제사장들은 어떻게 해서든지 남의 잘못을 찾으려고 감시하고 예수님이 무슨 잘못을 범하지 않나 하고 지켜보는 사람들이었단다.

예수님께서는 그런 사람은 회개해야 된다고 하시면서 진실된 신앙생활은 하지 않고 말만 하는 자는 열매 없는 가시 나무와 같다고 하셨지.”

선생님의 말씀을 들은 아이들은 자신은 어떤 나무일까 돌아다보았다. 좋은 열매를 맺는 포도나무일까 아니면 열매 맺지 못하는 가시나무일까? 그날은 보물찾기, 술래잡기 등도 재미있었지만 선생님이 들려주신 가시나무 이야기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주었다.




【익힘문제】

1. 성서 지도에서 갈릴리 호수와 사해가 어디쯤인지 찾아보자.

2. 마태복음 5장 1절부터 12절까지를 암송해보자.

3. 하나님을 믿지 않는 나라들이 잘 살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4. 가시나무, 포도, 엉겅퀴, 무화과 등 성경에 나오는 식물에 대해서 식물도감이나 백과사전을 찾아 그 특징을 살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