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어공원
“영훈아, 텔레비전에 나오는 프로그램 중에 어떤 게 제일 재미있니?”
“응, 나는 동물의 왕국이야.”
“난 코미디 프로가 제일 재미있어. 나경이 너는?”
창수가 이번에는 나경이에게 물었다.
“난 피터팬이 제일 재미있어.”
“피터팬이 뭐 그리 재미있니?”
“거기 보면 있잖아. 인어들이 바다 속에서 자유롭게 다니고 또 얼마나 예쁘게 생겼는지 몰라. 나도 인어가 되고 싶어. ”
“에이 계집애도, 인어가 되면 육지에서는 살 수 없잖아.”
“육지에서 못 살면 어때. 육지에는 불편한 게 너무 많아. 차들이 많이 다니고 도둑, 깡패도 많고 잘못하면 납치도 당하고 마음놓고 살 수 없잖아. 인어가 되어서 바다나 호수 안에 있으면 얼마나 자유로워? 저 넓은 바다를 마음대로 헤엄 치면서 다닐 수 있으니 말이야.”
“소용 없어. 인어란 실제로 있는 것이 아니야. 그냥 사람들이 지어낸 얘기지. 뭐 진짜로 있는 줄 아니?”
“얘가 무슨 소리하니? 인어가 왜 없어? 있기 때문에 인어 얘기가 있는 거잖아.”
학교에서 돌아오던 아이들은 서로 자기 말이 옳다고 말다툼 하면서 오다 보니 서로 속이 상한 채 헤어져야 했다. 다음 일요일, 주일학교에서 선생님이 들어오시자마자 나경이가 손을 들었다.
“선생님, 인어라는 게 실제로 있는 거예요? 없는 것을 믿는 것이어요?”
“나경이가 요사이 피터팬을 보는 모양이지. 나도 피터팬을 좋아하는데 … ”
선생님도 피터팬을 좋아하신다는 말씀에 아이들은 모두들 와~ 하고 웃었다.
“나는 아이들이 좋아서 아이들 프로그램을 잘 본단다. 환자가 없으면 그 시간에 꼭 보지. ”
“왜 아이들 프로그램을 좋아하세요?”
“물론 내용이 재미있기도 하지만 나는 어릴 때부터 새들을 무척 부러워했다. 참새가 나뭇가지에 앉았다가 금세 넓은 공중을 제 마음대로 날아가는 것을 보고 나도 하늘을 자유롭게 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해봤다. 어디든지 가고 싶으면 마음대로 가고 휴전선 철조망도 마음대로 넘나 들 수 있으니 말야. 그래서 마당에 참새가 오면 멀리 가지 말라고 먹을 것을 주기도 했단다. 그런데 피터팬이 바로 그렇지 않아? 마음대로 두 손만 뻗치면 어디든지 날아가고 바닷속에 들어가서 인어를 만나서 얘기하고, 그것을 보면 마치 내가 날아다니는 기분이야.”
“선생님은 어린애 같아요.”
“응, 나는 정말 어린애같이 되고 싶단다. 내가 전에 유럽에서 인어공원에 갔던 얘기를 해주마.”
“선생님, 거기가 어디예요.”
“응, 거기는 저 북쪽 유럽 스웨덴이란 나라야. 스웨덴의 수도가 어디인지 아는 사람?”
“코펜하겐” 하고 누군가 말하자 옆에서 창수가 대뜸 받았다.
“선생님, 틀렸어요. 코펜하겐은 덴마크의 수도예요.”
“스웨덴의 수도는 스톡홀름이야. 거기는 내가 다녀본 도시 중에 가장 멋있고 아름다운 곳이었다. 유럽의 다른 도시 들은 2차대전 때 폭격에 부서져 해방 후에 시멘트로 지은 현대 건물이 옛날 건물에 섞여서 별로 보기 좋지 않은데 스톡홀름은 아주 아름다운 항구이면서 옛날 그대로 전부 돌로 지은 건물이 즐비하게 바닷가에 서 있고 멋있는 왕궁도 돌로 지은 건물 그대로 바닷가에 아주 위엄 있게 서 있었다.”
“선생님, 어떻게 그렇게 부서지지 않고 견딜 수 있었나요.”
“응, 그것은 스웨덴의 왕이 히틀러에게 돈을 많이 주고 폭격하지 말라고 부탁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데 그 스톡홀름의 한 바닷가에 작은 공원이 있었는데 거기가 바로 인어공원이었다. 바닷가 육지에는 숲이 우거져 있고 그 에서 사람들이 바다쪽으로 향해서 열심히 뭔가를 구경하고 있기에 나도 그쪽으로 가 보았더니 예쁜 여자 모습을 한 석상이 있었다. 하체는 생선처럼 지느러미가 있었고 한 손에는 거울을 들고 한 손에는 빗을 가지고 머리를 빗는 모습으 로서 있었다.”
“선생님, 그러니까 인어가 그곳에 실제로 있었지요?” 선생님은 나경이를 보고 웃으시면서 말씀하셨다.
“인어란 실제로 있는 것이 아니라 신화에서 유래된 상상 속의 존재이다. 신화에 보면, 달밤에 아름다운 노래를 불러 선원들을 유혹했다고 한다. 선원들이 그쪽으로 따라가면 갑자기 풍랑이 일어 배가 파선되곤 하자 인어에게 제사를 올리기도 했다.”
“그것봐. 내 말이 맞았지?”
창수가 눈을 흘기면서 나경이를 보았다.
“자, 그러면 오늘은 사람이 새나 인어같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해서 성경을 한번 찾아보기로 하자.”
바다 위로 걸어가신 예수님
날이 저물자 예수님 이 혼자 기도하시려고 산으로 올라가시면서 제자들에게 “너희들은 배를 타고 이 바다 저 건너편 으로 먼저 가거라. 나는 좀 늦게 그리로 가겠다.”라고 말씀 하셨다.
그래서 제자들만 배를 타고 갈릴리 바다를 건너가고 있었 다. 중간쯤 왔을 때였다. 깜깜한 밤인데 바닷물이 크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베드로 형님, 어째 바람 부는 게 좀 이상해요. 큰 파도가 칠 것 같아요.”
동생 안드레가 닻을 내리며 소리쳤다.
“벌써 잊었어. 우리는 본래 어부였잖아. 이까짓 파도나 바람같은건 문제 없다.”
베드로는 안심하라는 듯 말했지만 맹렬한 파도가 밀려오는 바람에 배가 거의 뒤집혀질 지경이었다.
“아이구 사람살려.”
“이대로 가다간 배가 뒤집힐 것 같다.”
“만일 배가 뒤집히면 어부 출신인 우리는 배 조각을 붙잡고 헤엄쳐가면 살 수 있지만 마태나 유다나 다른 사람은 바다 생활을 안 해봤는데 어쩌지요. 이거 큰일났네.”
요한의 말에 가룟 유다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선생님은 어디를 가시고 우리만 이렇게 배를 타고 가게 하셨지? 파도가 날 줄 알고 미리 혼자서 피하셨나?”
“무슨 말을 그렇게 하나! 그래, 선생님이 혼자만 살려고 피하고 우리는 죽으라고 이 배에 태워 보냈겠는가?”
배에 탄 제자들은 이제는 죽게 생겼다고 야단이었다. 마치 피터팬에 나오는 해적들처럼 어쩔 줄을 몰라 했다. 그때 바돌로매가 소리쳤다.
“으악, 유령이다. 유령이 나타났다.”
모두들 그쪽을 바라보니 큰 물결 뒤로 유령같이 하얀 물체가 걸어오는 것이 보였다.
제자들은 두려움에 휩싸여 모두 뱃전에 엎드렸다.
그때 그 유령 같은 것이 말을 했다.
“안심하라. 나니 두려워말라.”
예수님의 음성이 분명했다. 예수님이 바다 위로 걸어서 제자들에게 다가오고 계셨던 것이다.
선생님의 말에 한 학생이 번쩍 손을 들었다.
“선생님, 그때도 수상 스키가 있었어요?”
“아니야. 그때는 수상 스키는 없을 때야. 수상 스키가 있었다고 해도 혼자 타고 갈 수는 없다. 앞에서 모터 보트가 당겨주어야 하니까.”
그런데 짓궂은 창수가 우스개 소리를 했다.
“저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한 발이 물에 들어가기 전에 한 발을 빨리 내딛고 하면 될 것 같은데요.”
그러자 아이들이 여기저기서 피씩하고 웃었다.
“피이! 창수 네가 물 위를 걷는다면 첫 발부터 사람살리라고 엄살일 걸.”
“이처럼 사람은 누구나 물 위를 걸어보고 싶고 공중을 날아보고 싶어한다. 그래서 수상 스키도 생겼고 배도 생겼고 비행기도 생겼지. 1903년에 미국인 라이트 형제가 제일 먼저 날개를 만들고 산에서 뛰어내렸다. 그때는 1분도 못 날았지만 그것이 첫 비행기의 기록이다.”
그때 예수님의 음성을 듣고 너무 반갑고 기쁜 나머지 베드로가 말했다.
“주여, 만일 주시어든 나를 명하사 물 위로 오라 하소서.”
예수께서 ‘오라.’ 하시자, 베드로가 배에서 내려 물 위로 걷기 시작했다.
그런데 갑자기 앞에 큰 풍랑이 일면서 예수님이 보이지 않게 되자 베드로는 그만 겁이 덜컹 났다. 그러다 바닷 속으로 빠지고 말았다.
“주여! 나를 구원하소서.”
베드로가 소리치자 예수께서는 즉시 손을 내밀어 베드로를 붙잡으셨다.
“믿음이 적은 자여! 왜 의심하였느냐?”
예수님이 베드로와 함께 배에 오르자, 갑자기 바람이 조용해지며 파도가 가라앉았다. 제자들은 깜짝 놀라서 예수님을 바라보았다.
‘아, 이분이 진짜 하나님의 아들이시구나.’ 하는 것을 가슴 깊이 느끼며 예수님 앞에 무릎을 꿇었다.
“선생님, 예수님은 어떻게 그렇게 물 위로 걸을 수 있었을까요?”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이시며 창조주이시다. 공중의 새는 어떻게 날 수 있을까? 그것은 비행기가 날으는 것같이 법칙이 있기 때문이다. 사람도 비행기의 법칙을 만들었다. 하나님은 새가 날 수 있도록 법칙을 만드셨고 물고기가 바다에서 헤엄칠 수 있도록 법칙을 만드셨다. 동물이 네 발로 걷는 것, 토끼나 호랑이들이 빨리 달리는 것도 법칙이며 사람이 두 발로 걷고 말하는 것도 법칙이다. 그것을 하나님이 만드셨으니 그 법칙을 만드신 분이 바다 위로 걸을 수 없겠니?”
“선생님, 예수님이 날기도 하셨어요?”
“그럼. 부활하신 후에 하늘로 날아서 올라가셨다.”
“그러니까 예수님은 진짜 하나님의 아들이시네요.” 나경이가말했다.
“그렇지. 예수님은 자신이 하나님의 아들이시라는 걸 제자들이 믿게 하시려고 그렇게 바다 위로 걸으셨던 것이다. 그뿐 아니라 예수님은 한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점심 식사를 가지고 오천 명쯤 되는 사람들을 먹이셨다.”
오천 명을 먹이신 기적
어느날 예수님이 갈릴리 바다 건너편으로 가셨는데 그곳은 사람이 많이 살지 않는 곳이었다. 예수님은 그 근처에 있는 산으로 가셨다. 그런데 가버나움쪽에서는 사람들이 예수님을 찾느라고 야단이었다.
“예수 선생님이 어디에 가셨는지 알아요?
“나도 찾고 있는데 모르겠어요.”
“아주머니, 예수 선생님 계시는 곳을 모르세요?”
“아, 제가 베드로 마을에서 들었는데 제자들과 배를 타고 건너편으로 가셨대요. ”
“그래요? 그러면 이곳에서는 배를 타지 말고 걸어가면 되겠군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큰 무리가 그리로 몰려갔다. 그 중에는 멀리서 온 병자들이 사람 등에 업혀오거나 당나귀를 타고 오기도 했고 어린아이들의 모습도 보였다.
“어머니, 사람들이 예수 선생님의 말씀을 들으러 가는데 나도 따라 가 볼래요. ”
“사람들이 너무 많은데 가서 어떻게 하려고? 먹을 것도 잘 곳도 없을 텐데.”
“그냥 점심이나 좀 싸주세요. 저녁에는 집에 오겠어요.”
“그래라.”
아이는 어머니가 싸주신 점심을 들고 사람들을 따라갔 다. 먼 길을 걸어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는 해가 중천에 떠 있었다. 벌써 사람들이 들판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아이는 작은 몸집이라 사람들 사이를 뚫고 예수님 가까이까지 다가갔다. 그래서 예수님의 얼굴을 자세히 보며 말씀을 듣게 되었다.
“성경에는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고 하였다. 사람들은 자기만 사랑하고 남을 사랑할 줄 모른다. 그래서 이 세상은 불행한 세상이 되어 있다. 사람이 친구를 위해서 목숨을 버리는 것이 제일 큰 사랑이다. ”
이 말씀을 들은 아이는 마음에 충격을 받았다. ‘나는 이제까지 싸우기도 하고 욕심도 부리면서 살아왔는데…… 이제부터라도 남을 위해서 살겠다고 맹세하면서 듣고 있는 데 예수님이 잠시 말씀을 쉬시더니 사람들을 둘러보셨다. 한낮인데도 점심을 먹지 못해 모두들 배고픈 기색이었다. 아이의 뱃속에서도 꼬르륵 소리가 났다.
예수님이 제자 중 빌립에게 물으셨다.
“우리가 어디서 떡을 사서 이 사람들로 먹게 하겠느냐?”
예수께서는 자신이 친히 기적을 행하실 것을 알고 계셨지만 빌립을 시험하기 위해 물으신 것이었다.
“각 사람으로 조금씩 받게 할지라도 이백 데나리온(한 데나리온은 몇 만원 상당)의 떡이 부족하리이다.”
빌립은 걱정스런 얼굴로 대답했다. 이 말을 들은 그 아이는 옆에 있는 안드레에게 점심 주머니를 내놓았다.
“우리 어머니께서 점심으로 싸주신 건데 시간이 없어서 먹지 않았어요. 배가 고프긴 하지만 저는 먹지 않아도 상관 없어요. 이것을 예수님께 드리세요. 잡수시게요.”
안드레가 주머니를 풀어보니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가 있었다. 안드레는 그것을 예수님께 가지고 갔다.
“여기 한 아이가 있어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 를 가졌나이다. 그러나 그것이 이 많은 사람에게 얼마나 되겠습니까?”
“이 사람들로 앉게 하라.”
예수님의 말씀대로 제자들은 사람들을 잔디 위에 앉게 했다.
“여러분들, 모두 잔디에 50명씩 무리지어 앉으세요.”
약 오천여 명의 사람들이 곳곳에 무리지어 앉았다. 예수께서는 보리떡 다섯 개와 구운 생선 두 마리를 들고 하늘을 쳐다보시면서 축복의 기도를 하셨다.
“아버지 감사합니다. 한 아이가 남을 사랑해서 내놓은 이 떡과 생선으로 여기 앉은 사람이 다 먹게 됐습니다.”
축복의 기도를 마치신 예수께서 떡과 생선을 주시자, 제자들은 사람들에게 나누어주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아무리 떡을 떼어서 나누어주어도 제자들의 손에는 떡 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그래서 남자 어른들만 오천 명이 배불리 먹 었고 여자들과 아이들까지 합하면 만 명 가까운 사람들이 배불리 먹었다. 먹고 남은 조각들을 거두어보니 열 두 바구니에 꽉 찼다. 사람들은 여기저기 모여 수근댔다.
“저 선생님이야말로 참으로 세상에 오실 그 선지자임에 틀림없어.”
“저 선생님이 유대의 왕이 되시면 우리는 잘 먹고 살 수 있어.”
“이따가 우리가 예루살렘으로 모시고 가서 왕으로 세우자. 그리하면 로마 군인들도 꼼짝 못할거야. ”
예수님은 사람들이 자기를 억지로 잡아 왕으로 삼으려고 하는 것을 아시고 다시 혼자 산으로 떠나가셨다(요 6:1-15).
“우리 한번 생각해보자. 그 아이는 예수님의 말을 들으면서 남을 사랑해야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자기가 가진 것을 모두 예수님께 드렸다. 그렇지 않고 자기 혼자만 먹었으면 자기는 배가 불렀는지 모르지만 그 많은 사람을 배불리 먹게 할 수는 없었다.
우리 친구들도 주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남을 사랑하고 자기를 희생하면 자기도 살고 남도 살릴 수 있는 것이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이시므로 창조의 능력으로 떡과 생선을 얼마든지 불어나게 하실 수 있었고 자연계를 지배하셔서 바다 위로 걷기도 하시고 파도를 잔잔케 하실 수도 있었다. 앞으로 계속 예수님께서 살아가신 행로를 찾아서 많은 것을 배우고 참으로 예수님이 누구신지 알게 되길 바란다. ”
【익힘문제】
1. 어린아이가 내놓은 떡으로 어떻게 많은 사람들이 먹을 수 있었을까요?
2. 어린아이가 내놓은 떡으로 몇 사람이나 먹었나요?
3. 이러한 표적을 보고 사람들은 예수님을 어떠한 분으로 생각했을까요?
4. 예수님은 왜 자기를 왕으로 삼으려는 사람들을 피하여 떠나가셨을까요?
인어공원
“영훈아, 텔레비전에 나오는 프로그램 중에 어떤 게 제일 재미있니?”
“응, 나는 동물의 왕국이야.”
“난 코미디 프로가 제일 재미있어. 나경이 너는?”
창수가 이번에는 나경이에게 물었다.
“난 피터팬이 제일 재미있어.”
“피터팬이 뭐 그리 재미있니?”
“거기 보면 있잖아. 인어들이 바다 속에서 자유롭게 다니고 또 얼마나 예쁘게 생겼는지 몰라. 나도 인어가 되고 싶어. ”
“에이 계집애도, 인어가 되면 육지에서는 살 수 없잖아.”
“육지에서 못 살면 어때. 육지에는 불편한 게 너무 많아. 차들이 많이 다니고 도둑, 깡패도 많고 잘못하면 납치도 당하고 마음놓고 살 수 없잖아. 인어가 되어서 바다나 호수 안에 있으면 얼마나 자유로워? 저 넓은 바다를 마음대로 헤엄 치면서 다닐 수 있으니 말이야.”
“소용 없어. 인어란 실제로 있는 것이 아니야. 그냥 사람들이 지어낸 얘기지. 뭐 진짜로 있는 줄 아니?”
“얘가 무슨 소리하니? 인어가 왜 없어? 있기 때문에 인어 얘기가 있는 거잖아.”
학교에서 돌아오던 아이들은 서로 자기 말이 옳다고 말다툼 하면서 오다 보니 서로 속이 상한 채 헤어져야 했다. 다음 일요일, 주일학교에서 선생님이 들어오시자마자 나경이가 손을 들었다.
“선생님, 인어라는 게 실제로 있는 거예요? 없는 것을 믿는 것이어요?”
“나경이가 요사이 피터팬을 보는 모양이지. 나도 피터팬을 좋아하는데 … ”
선생님도 피터팬을 좋아하신다는 말씀에 아이들은 모두들 와~ 하고 웃었다.
“나는 아이들이 좋아서 아이들 프로그램을 잘 본단다. 환자가 없으면 그 시간에 꼭 보지. ”
“왜 아이들 프로그램을 좋아하세요?”
“물론 내용이 재미있기도 하지만 나는 어릴 때부터 새들을 무척 부러워했다. 참새가 나뭇가지에 앉았다가 금세 넓은 공중을 제 마음대로 날아가는 것을 보고 나도 하늘을 자유롭게 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해봤다. 어디든지 가고 싶으면 마음대로 가고 휴전선 철조망도 마음대로 넘나 들 수 있으니 말야. 그래서 마당에 참새가 오면 멀리 가지 말라고 먹을 것을 주기도 했단다. 그런데 피터팬이 바로 그렇지 않아? 마음대로 두 손만 뻗치면 어디든지 날아가고 바닷속에 들어가서 인어를 만나서 얘기하고, 그것을 보면 마치 내가 날아다니는 기분이야.”
“선생님은 어린애 같아요.”
“응, 나는 정말 어린애같이 되고 싶단다. 내가 전에 유럽에서 인어공원에 갔던 얘기를 해주마.”
“선생님, 거기가 어디예요.”
“응, 거기는 저 북쪽 유럽 스웨덴이란 나라야. 스웨덴의 수도가 어디인지 아는 사람?”
“코펜하겐” 하고 누군가 말하자 옆에서 창수가 대뜸 받았다.
“선생님, 틀렸어요. 코펜하겐은 덴마크의 수도예요.”
“스웨덴의 수도는 스톡홀름이야. 거기는 내가 다녀본 도시 중에 가장 멋있고 아름다운 곳이었다. 유럽의 다른 도시 들은 2차대전 때 폭격에 부서져 해방 후에 시멘트로 지은 현대 건물이 옛날 건물에 섞여서 별로 보기 좋지 않은데 스톡홀름은 아주 아름다운 항구이면서 옛날 그대로 전부 돌로 지은 건물이 즐비하게 바닷가에 서 있고 멋있는 왕궁도 돌로 지은 건물 그대로 바닷가에 아주 위엄 있게 서 있었다.”
“선생님, 어떻게 그렇게 부서지지 않고 견딜 수 있었나요.”
“응, 그것은 스웨덴의 왕이 히틀러에게 돈을 많이 주고 폭격하지 말라고 부탁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데 그 스톡홀름의 한 바닷가에 작은 공원이 있었는데 거기가 바로 인어공원이었다. 바닷가 육지에는 숲이 우거져 있고 그 에서 사람들이 바다쪽으로 향해서 열심히 뭔가를 구경하고 있기에 나도 그쪽으로 가 보았더니 예쁜 여자 모습을 한 석상이 있었다. 하체는 생선처럼 지느러미가 있었고 한 손에는 거울을 들고 한 손에는 빗을 가지고 머리를 빗는 모습으 로서 있었다.”
“선생님, 그러니까 인어가 그곳에 실제로 있었지요?” 선생님은 나경이를 보고 웃으시면서 말씀하셨다.
“인어란 실제로 있는 것이 아니라 신화에서 유래된 상상 속의 존재이다. 신화에 보면, 달밤에 아름다운 노래를 불러 선원들을 유혹했다고 한다. 선원들이 그쪽으로 따라가면 갑자기 풍랑이 일어 배가 파선되곤 하자 인어에게 제사를 올리기도 했다.”
“그것봐. 내 말이 맞았지?”
창수가 눈을 흘기면서 나경이를 보았다.
“자, 그러면 오늘은 사람이 새나 인어같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해서 성경을 한번 찾아보기로 하자.”
바다 위로 걸어가신 예수님
날이 저물자 예수님 이 혼자 기도하시려고 산으로 올라가시면서 제자들에게 “너희들은 배를 타고 이 바다 저 건너편 으로 먼저 가거라. 나는 좀 늦게 그리로 가겠다.”라고 말씀 하셨다.
그래서 제자들만 배를 타고 갈릴리 바다를 건너가고 있었 다. 중간쯤 왔을 때였다. 깜깜한 밤인데 바닷물이 크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베드로 형님, 어째 바람 부는 게 좀 이상해요. 큰 파도가 칠 것 같아요.”
동생 안드레가 닻을 내리며 소리쳤다.
“벌써 잊었어. 우리는 본래 어부였잖아. 이까짓 파도나 바람같은건 문제 없다.”
베드로는 안심하라는 듯 말했지만 맹렬한 파도가 밀려오는 바람에 배가 거의 뒤집혀질 지경이었다.
“아이구 사람살려.”
“이대로 가다간 배가 뒤집힐 것 같다.”
“만일 배가 뒤집히면 어부 출신인 우리는 배 조각을 붙잡고 헤엄쳐가면 살 수 있지만 마태나 유다나 다른 사람은 바다 생활을 안 해봤는데 어쩌지요. 이거 큰일났네.”
요한의 말에 가룟 유다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선생님은 어디를 가시고 우리만 이렇게 배를 타고 가게 하셨지? 파도가 날 줄 알고 미리 혼자서 피하셨나?”
“무슨 말을 그렇게 하나! 그래, 선생님이 혼자만 살려고 피하고 우리는 죽으라고 이 배에 태워 보냈겠는가?”
배에 탄 제자들은 이제는 죽게 생겼다고 야단이었다. 마치 피터팬에 나오는 해적들처럼 어쩔 줄을 몰라 했다. 그때 바돌로매가 소리쳤다.
“으악, 유령이다. 유령이 나타났다.”
모두들 그쪽을 바라보니 큰 물결 뒤로 유령같이 하얀 물체가 걸어오는 것이 보였다.
제자들은 두려움에 휩싸여 모두 뱃전에 엎드렸다.
그때 그 유령 같은 것이 말을 했다.
“안심하라. 나니 두려워말라.”
예수님의 음성이 분명했다. 예수님이 바다 위로 걸어서 제자들에게 다가오고 계셨던 것이다.
선생님의 말에 한 학생이 번쩍 손을 들었다.
“선생님, 그때도 수상 스키가 있었어요?”
“아니야. 그때는 수상 스키는 없을 때야. 수상 스키가 있었다고 해도 혼자 타고 갈 수는 없다. 앞에서 모터 보트가 당겨주어야 하니까.”
그런데 짓궂은 창수가 우스개 소리를 했다.
“저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한 발이 물에 들어가기 전에 한 발을 빨리 내딛고 하면 될 것 같은데요.”
그러자 아이들이 여기저기서 피씩하고 웃었다.
“피이! 창수 네가 물 위를 걷는다면 첫 발부터 사람살리라고 엄살일 걸.”
“이처럼 사람은 누구나 물 위를 걸어보고 싶고 공중을 날아보고 싶어한다. 그래서 수상 스키도 생겼고 배도 생겼고 비행기도 생겼지. 1903년에 미국인 라이트 형제가 제일 먼저 날개를 만들고 산에서 뛰어내렸다. 그때는 1분도 못 날았지만 그것이 첫 비행기의 기록이다.”
그때 예수님의 음성을 듣고 너무 반갑고 기쁜 나머지 베드로가 말했다.
“주여, 만일 주시어든 나를 명하사 물 위로 오라 하소서.”
예수께서 ‘오라.’ 하시자, 베드로가 배에서 내려 물 위로 걷기 시작했다.
그런데 갑자기 앞에 큰 풍랑이 일면서 예수님이 보이지 않게 되자 베드로는 그만 겁이 덜컹 났다. 그러다 바닷 속으로 빠지고 말았다.
“주여! 나를 구원하소서.”
베드로가 소리치자 예수께서는 즉시 손을 내밀어 베드로를 붙잡으셨다.
“믿음이 적은 자여! 왜 의심하였느냐?”
예수님이 베드로와 함께 배에 오르자, 갑자기 바람이 조용해지며 파도가 가라앉았다. 제자들은 깜짝 놀라서 예수님을 바라보았다.
‘아, 이분이 진짜 하나님의 아들이시구나.’ 하는 것을 가슴 깊이 느끼며 예수님 앞에 무릎을 꿇었다.
“선생님, 예수님은 어떻게 그렇게 물 위로 걸을 수 있었을까요?”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이시며 창조주이시다. 공중의 새는 어떻게 날 수 있을까? 그것은 비행기가 날으는 것같이 법칙이 있기 때문이다. 사람도 비행기의 법칙을 만들었다. 하나님은 새가 날 수 있도록 법칙을 만드셨고 물고기가 바다에서 헤엄칠 수 있도록 법칙을 만드셨다. 동물이 네 발로 걷는 것, 토끼나 호랑이들이 빨리 달리는 것도 법칙이며 사람이 두 발로 걷고 말하는 것도 법칙이다. 그것을 하나님이 만드셨으니 그 법칙을 만드신 분이 바다 위로 걸을 수 없겠니?”
“선생님, 예수님이 날기도 하셨어요?”
“그럼. 부활하신 후에 하늘로 날아서 올라가셨다.”
“그러니까 예수님은 진짜 하나님의 아들이시네요.” 나경이가말했다.
“그렇지. 예수님은 자신이 하나님의 아들이시라는 걸 제자들이 믿게 하시려고 그렇게 바다 위로 걸으셨던 것이다. 그뿐 아니라 예수님은 한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점심 식사를 가지고 오천 명쯤 되는 사람들을 먹이셨다.”
오천 명을 먹이신 기적
어느날 예수님이 갈릴리 바다 건너편으로 가셨는데 그곳은 사람이 많이 살지 않는 곳이었다. 예수님은 그 근처에 있는 산으로 가셨다. 그런데 가버나움쪽에서는 사람들이 예수님을 찾느라고 야단이었다.
“예수 선생님이 어디에 가셨는지 알아요?
“나도 찾고 있는데 모르겠어요.”
“아주머니, 예수 선생님 계시는 곳을 모르세요?”
“아, 제가 베드로 마을에서 들었는데 제자들과 배를 타고 건너편으로 가셨대요. ”
“그래요? 그러면 이곳에서는 배를 타지 말고 걸어가면 되겠군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큰 무리가 그리로 몰려갔다. 그 중에는 멀리서 온 병자들이 사람 등에 업혀오거나 당나귀를 타고 오기도 했고 어린아이들의 모습도 보였다.
“어머니, 사람들이 예수 선생님의 말씀을 들으러 가는데 나도 따라 가 볼래요. ”
“사람들이 너무 많은데 가서 어떻게 하려고? 먹을 것도 잘 곳도 없을 텐데.”
“그냥 점심이나 좀 싸주세요. 저녁에는 집에 오겠어요.”
“그래라.”
아이는 어머니가 싸주신 점심을 들고 사람들을 따라갔 다. 먼 길을 걸어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는 해가 중천에 떠 있었다. 벌써 사람들이 들판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아이는 작은 몸집이라 사람들 사이를 뚫고 예수님 가까이까지 다가갔다. 그래서 예수님의 얼굴을 자세히 보며 말씀을 듣게 되었다.
“성경에는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고 하였다. 사람들은 자기만 사랑하고 남을 사랑할 줄 모른다. 그래서 이 세상은 불행한 세상이 되어 있다. 사람이 친구를 위해서 목숨을 버리는 것이 제일 큰 사랑이다. ”
이 말씀을 들은 아이는 마음에 충격을 받았다. ‘나는 이제까지 싸우기도 하고 욕심도 부리면서 살아왔는데…… 이제부터라도 남을 위해서 살겠다고 맹세하면서 듣고 있는 데 예수님이 잠시 말씀을 쉬시더니 사람들을 둘러보셨다. 한낮인데도 점심을 먹지 못해 모두들 배고픈 기색이었다. 아이의 뱃속에서도 꼬르륵 소리가 났다.
예수님이 제자 중 빌립에게 물으셨다.
“우리가 어디서 떡을 사서 이 사람들로 먹게 하겠느냐?”
예수께서는 자신이 친히 기적을 행하실 것을 알고 계셨지만 빌립을 시험하기 위해 물으신 것이었다.
“각 사람으로 조금씩 받게 할지라도 이백 데나리온(한 데나리온은 몇 만원 상당)의 떡이 부족하리이다.”
빌립은 걱정스런 얼굴로 대답했다. 이 말을 들은 그 아이는 옆에 있는 안드레에게 점심 주머니를 내놓았다.
“우리 어머니께서 점심으로 싸주신 건데 시간이 없어서 먹지 않았어요. 배가 고프긴 하지만 저는 먹지 않아도 상관 없어요. 이것을 예수님께 드리세요. 잡수시게요.”
안드레가 주머니를 풀어보니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가 있었다. 안드레는 그것을 예수님께 가지고 갔다.
“여기 한 아이가 있어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 를 가졌나이다. 그러나 그것이 이 많은 사람에게 얼마나 되겠습니까?”
“이 사람들로 앉게 하라.”
예수님의 말씀대로 제자들은 사람들을 잔디 위에 앉게 했다.
“여러분들, 모두 잔디에 50명씩 무리지어 앉으세요.”
약 오천여 명의 사람들이 곳곳에 무리지어 앉았다. 예수께서는 보리떡 다섯 개와 구운 생선 두 마리를 들고 하늘을 쳐다보시면서 축복의 기도를 하셨다.
“아버지 감사합니다. 한 아이가 남을 사랑해서 내놓은 이 떡과 생선으로 여기 앉은 사람이 다 먹게 됐습니다.”
축복의 기도를 마치신 예수께서 떡과 생선을 주시자, 제자들은 사람들에게 나누어주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아무리 떡을 떼어서 나누어주어도 제자들의 손에는 떡 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그래서 남자 어른들만 오천 명이 배불리 먹 었고 여자들과 아이들까지 합하면 만 명 가까운 사람들이 배불리 먹었다. 먹고 남은 조각들을 거두어보니 열 두 바구니에 꽉 찼다. 사람들은 여기저기 모여 수근댔다.
“저 선생님이야말로 참으로 세상에 오실 그 선지자임에 틀림없어.”
“저 선생님이 유대의 왕이 되시면 우리는 잘 먹고 살 수 있어.”
“이따가 우리가 예루살렘으로 모시고 가서 왕으로 세우자. 그리하면 로마 군인들도 꼼짝 못할거야. ”
예수님은 사람들이 자기를 억지로 잡아 왕으로 삼으려고 하는 것을 아시고 다시 혼자 산으로 떠나가셨다(요 6:1-15).
“우리 한번 생각해보자. 그 아이는 예수님의 말을 들으면서 남을 사랑해야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자기가 가진 것을 모두 예수님께 드렸다. 그렇지 않고 자기 혼자만 먹었으면 자기는 배가 불렀는지 모르지만 그 많은 사람을 배불리 먹게 할 수는 없었다.
우리 친구들도 주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남을 사랑하고 자기를 희생하면 자기도 살고 남도 살릴 수 있는 것이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이시므로 창조의 능력으로 떡과 생선을 얼마든지 불어나게 하실 수 있었고 자연계를 지배하셔서 바다 위로 걷기도 하시고 파도를 잔잔케 하실 수도 있었다. 앞으로 계속 예수님께서 살아가신 행로를 찾아서 많은 것을 배우고 참으로 예수님이 누구신지 알게 되길 바란다. ”
【익힘문제】
1. 어린아이가 내놓은 떡으로 어떻게 많은 사람들이 먹을 수 있었을까요?
2. 어린아이가 내놓은 떡으로 몇 사람이나 먹었나요?
3. 이러한 표적을 보고 사람들은 예수님을 어떠한 분으로 생각했을까요?
4. 예수님은 왜 자기를 왕으로 삼으려는 사람들을 피하여 떠나가셨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