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과] 문둥병자를 고치신 예수님

영훈이가 현관문을 열고 막 집으로 들어서는데 부엌에 계시던 어머니께서 부르셨다.

“영훈이냐?”

“예.”

“너 아침에 엄마가 사오라던 물건 사 왔니?”

어머니의 채근을 받고도 웬일인지 영훈이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영훈아, 못 들었니? 왜 대답이 없니?”

“엄마, 나 오늘 잘못한게 있어요. 엄마가 말씀하신 물건은 못 샀어요. 우리반에 장은덕이란 아이가 있는데 걔 아버지께서 공사장에서 일하시다가 그만 높은 데서 떨어져 팔이 부러지셨대요. 지금 병원 응급실에 계시대요. 입원비를 미리 좀 내고 입원 수속을 해야 한다는데 돈은 없고 아주 딱한 사정이라고 해서 반 친구들이 주머니를 털었어요. 그래서 저도…그래도 그것 가지고는 어림도 없대요. 죄송해요. 엄마께 여쭈어보지도 않고 그만......"

“그랬구나. 물어보지 않아도 어쩔 수 없는거지. 그런 어려운 사람을 돕는 것은 잘한거다. 그런데 그래도 충분하지 않으면 어떻게 하지? 김동현 박사님께 상의하면 어떨까?”

“어려울 것 같아요. 걔네 집은 김동현 외과에서는 거리가 멀고 이미 다른 병원에 가 있대요.”

“하여튼, 물어나 봐야지.”

어머니는 김 박사님께 전화를 하시더니 김 박사님께서 쾌히 승락하셔서 은덕이 아버지를 봐주시기로 했다고 얘기하셨다.


다음 일요일 주일학교에서 김 박사님이 말씀하셨다.

“지난주 동안에 다친 사람을 위해서 같이 염려하고 경제적으로도 협조해주어 아주 기쁘게 생각한다. 이번에 영훈이와 몇몇 친구가 친구의 어려운 사정을 위해서 사랑으로 마음을 합했으니 하나님께서 빨리 낫게 해주실 것이다.”

“ 선생님, 오늘 은덕이가 여기 참석했어요.”

“그래? 병원에서 본 그 학생이구나. 반갑다.”

선생님은 그 일에 대해 잠깐 언급하신 후 자기도 치료비를 받지 않고 치료해주기로 결심했다고 말씀하셨다. 그러면서 여러 사람이 마음을 합쳐서 어려운 사람을 돕는 것은 주 님이 기뻐하시는 일이라고 말씀하셨다.


예수님이 계신 곳에는 어디든지 사람이 많이 모였다. 그 중에는 병고침을 받으러 온 많은 병자들이 있었다.

“요즘 소문 들으셨우?”

“무슨 소문 말예요?”

“아, 예수에 대해서 아무 소문도 못 들었단 말이우?”

“나도 듣기는 들었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볼 수도 없대요.”

“그래서 나도 가 보려고 하다가 그 말을 듣고 어떻게 할까 생각하고 있어요.”

“가시려우?”

“물론 가야지요. 그런데 오늘 이렇게 찾아온 것은 의논 할 일이 있어서요.”

“ 뭔데요?”

“우리 옆집에 사는 사람 있잖아요. 중풍병자, 참으로 보기 딱해요. 그런데 그 예수란 분은 어떤 병자라도 보기만 하면 다 고친다는군요.”

“그런데 중풍병으로 오랫동안 누워 있으니 걸어갈 수도 없고 그 집에는 아무도 데리고 갈 사람이 없어요. 그래서 우리 몇 사람이 마음을 합해서 메고 갔으면 해요. 좋은 일 아니예요?”


그리하여 이웃사람 넷이 중풍병자를 들것에 눕혀 메고 갔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먼 곳에서 환자를 메고 왔는데 예수님이 계신 곳은 집안은 물론이고 집 밖에까지 사람들이 꽉 차서 들어갈 수가 없었다. 그때에 한 사람이 말했다.

“아하! 좋은 수가있소.”

“저 지붕 위에 올라가서 기왓장을 뜯어내고 병자를 줄로 침상채 달아내리면 예수님 앞에 바로 내리지 않겠소?”

“그것 참 좋은 생각이구려. 하지만 집 주인이나 다른 사람들이 가만히 있을지 모르겠네요.”

“우리가 책임지기로 하고 이 기회를 놓치지 말고 저 불쌍한 사람을 기어이 고치게 합시다. 사람의 생명이 훨씬 귀하지 않소. 좀 전에도 어떤 사람이 병이 나아서 아주 좋아하는걸 봤잖아요.”

“그래 그럽시다.”

집 안에서 예수님은 사람들에게 무엇인가를 말씀하고 계시는 중이었다. 갑자기 천장이 덜컹덜컹 하더니 환하게 구멍이 뚫렸다. 사람들이 쳐다보고 있는데 침대 하나가 네 귀를 묶은 줄에 매달려 내려온다. 예수님이 앉으신 바로 앞으로 내려온 침대 위에는 한 사람이 누워 있었다.



“이거 뭐예요? 누가 이런 짓을 합니까?”

“이런 상식 없는 사람들이 있나! 예수님이 말씀을 가르치시고 있는데 병자를 고치기 위해 남의 지붕을 뜯어내기까지 하다니.”

그러나 예수님은 사람들을 진정시켰다.

“이것은 화낼 일이 아닙니다. 자기 병도 아니고 병든 친구를 위해서 몸도 시간도 체면도 다 희생하는 이런 일은 참 귀한 일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믿음을 귀하게 보시고 그 중풍병자를 고쳐주셨다.

이와 같이 예수님은 세상 사람들을 불쌍히 여기시고 사랑하셨으며 또 사람들이 친구나 이웃을 위해서 희생하는 일을 칭찬하셨다.

“사람이 친구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버리면 이에서 더 큰 사랑이 없나니 너희가 나의 명하는 대로 행하면 곧 나의 친구라” (요한복음 15: 13 —14)



한 문둥병자의 믿음


예수님이 팔복산에서 말씀하고 계실 때에 산 밑에는 한 문둥병자가 앉아 있었다. 그곳까지 왔지만 차마 산에는 올라 가지 못하고 언덕 밑에 앉아 있었다.

당시 이스라엘에서 문둥병자는 보통 사람들 가까이 갈 수가 없었다. 가까이 가면 사람들이 돌멩이를 던지고 가까이 오지 못하게 했다. 어떤 문둥병자는 으슥한 곳에 몸을 숨기고 있다가 사람들이 지나가면 멀리서 도와주세요라고 소리 쳐 구걸하기도 했다. 돈이 많은 사람도 문둥병에 걸리면 집에서 나가 토굴 같은 데 혼자 살거나 문둥병자들끼리 모여 살았다. 그런 때에는 가족들이 먹을 것이나 돈을 가져와 정해진 장소에 두면 문둥병자가 가지고 갔다. 건강한 사람은 문등병자와 접촉하지 않았던 것이다. 

예수님께서 설교를 마치고 산을 내려오시자, 문둥병자는 예수님 앞으로 다가가 엎드려 절했다.



“주여! 원하시면 저를 깨끗케 하실 수 있나이다.”

예수님은 그를 내려다보시더니 그의 몸에 손을 대시며 깨끗함을 받으라고 말씀하셨다. 그러자 즉시 그의 문둥병이 깨끗하게 나아버렸다. 예수님은 그를 사랑하셨기 때문에 사람들이 멀리하는 그를 만지시고 병을 고쳐주셨다. (마태복음 8:1-4)

이는 선지자 이사야를 통해 우리 연약한 것을 친히 담당하시고 병을 짊어지셨도다 함을 이루려 하심이었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이시니 모든 병을 고칠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 그러나 그 능력만 가지고 고쳐주시는 것이 아니라 그 병을 자신이 담당하시고 고쳐주신 것이다. 어려운 사람을 돕는 것은 그 사람의 어려움을 담당하고 짊어지는 것이며 그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다.



열 명의 문둥병자


한번은 예수님이 예루살렘을 향해서 여행을 하고 계셨다. 예수님은 주로 갈릴리 지방에 계시다가 가끔 예루살렘 으로 전도하러 가셨다. 도중에 한 마을에 들어가셨다. 그런데 그 동리 근처에 살고 있던 문둥병자 열 명이 이 소식을 들었다.

“어이, 내가 오늘 구걸하려고 마을에 들어갔다가 참 이상한 소식을 들었네.”

한 문둥이가 말을 하자 왕초 문둥이가 소리쳤다.

“무슨 소리야, 너 오늘 동냥 많이 얻어 왔어?”

“오늘은 많이 못 얻었지만 많이 얻은 것보다 더 나은 소식을 가져왔네.”

“그게 뭔데?”

“예수란 분이 이 근처에 오셨는데 그분은 무슨 병이나 다 고치는 선지자시래. 간질병도 고치고 장님도 고치고 중풍병도 고치고 못 고치는 병이 없대.”

“그렇지만 우리야 어떻게 고치겠나?”

“왜 못 고쳐?”

“생각해봐. 돈도 없고 우리는 사람 옆에 갈 수도 없잖아. 가까이 못 가면 예수 선생이 보지도 못하는데 어떻게 고쳐?”

한참 후에 한 문둥이가 말했다.

“최후 수단을 다 써보자. 많은 사람들이 예수 선생님을 따라 다니니까 길 가까이 가 있다가 예수 선생이 지나면 우리 열 사람이 다 같이 큰 소리로 예수님을 불러보는거야. 그러면 예수께서 우리를 돌아보실 수도 있잖아.”

그래서 그들은 예수님이 지나실 길에서 좀 떨어진 곳에 모여 있었다. 얼마 후 한 무리의 사람들이 보였다. 사람이 많아 누가 예수님인지 확실히 알 수 없었지만, 앞장서서 오는 사람이 그일 거라고 짐작하고 그들은 멀리 서서 소리를 질렀다.

“예수선생님이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예수님은 멈춰 서서 그들을 돌아보셨다.

“가서 제사장들에게 너희 몸을 보이라.”

그래서 열 사람의 문등병자들은 예수님의 말씀에 순종해서 제사장을 찾아가려고 출발했다. 이스라엘에서는 제사장이 의사이자 재판장이고 높은 관리이기도 했다. 문둥병자를 검사하는 일도 제사장이 하는 일이었다. 문둥병자는 제사장으로부터 ‘ 이제는 나았다 깨끗하다’는 판결을 받아야만 사람들 가까이 가서 살 수 있었다. 제사장은 예루살렘이나 그 근처에 살고 있었다.



그런데 그곳을 향해서 가던 문둥병자들은 갑자기 온몸이 깨끗해 져버렸다.

“어어, 내 몸이 이상해. 이제는 간지럽지가 않아.”

“나도 손가락이 바로 펴졌어. 아니, 자네 얼굴에 부스럼이 없어졌네. 코도 반듯해지고 입도 본래대로 됐어.”

“나도 그래.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거야?”

그 중에 사마리아인 문둥이가 말했다.

“예수 선생은 우리를 고쳐주신 게 틀림없어.”

“아니야. 예수 선생은 멀리 있었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제사장에게 가서 보이라고 했을 뿐이야. 나을 때가 돼서 나은거야.”

그래서 아홉 사람은 집으로 돌아가고 사마리아인 문둥이 한 사람만 큰 소리로 하나님께 찬송하고 춤을 추기도 하면서 예수님께로 돌아왔다.


“그 중에 하나가 자기의 나은 것을 보고 큰 소리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돌아와 예수의 발 아래 엎드리어 사례하니 저는 사마리아인이라 예수께서 대답하여 가라사대 열 사람이 다 깨끗함을 받지 아니하였느냐 그 아홉은 어디 있느냐 이 이방인 외에는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러 돌아온 자가 없느냐 하시고 그에게 이르시되 일어나 가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느니라 하시더라” (누가복음 17:15 —19)


이 한 사람만이 예수님께서 자기를 고쳐주신 것을 믿었고 예수님의 사랑을 깨달았던 것이다. 열 문둥이가 모두 깨끗해진 것은 예수님의 사랑과 권능으로 된 것이었지만 아홉 사람은 그것을 깨닫지 못했다. 제사장에게 보이라고 한 그 말씀 안에는 병을 낫게 하는 힘과 예수님의 사랑이 들어 있었다. 멀리서 계셨지만 예수님이 그들의 고통을 친히 아셨고 마음으로 받아들이셨기 때문에 그들은 나을 수 있었다.

그런데 아홉 사람은 자연히 나을 때가 되어서 자기가 나았다고 생각해 예수님의 사랑과 은혜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이 없었다. 예수님의 사랑을 확실히 알고 믿는 것이 영생을 얻는 길이다.


“선생님, 영생이 무엇이에요?”

창수가 물었다.

“영생은 하늘나라에서 고통과 불행이 없이 영원히 사는 것이다. 그때는 예수님과 함께 산다. 이 세상에는 많은 질병이 있어 사람들을 괴롭히지만 하늘나라에는 어떠한 질병도 없단다.”

창수는 머리를 갸우뚱한다.

“내가 어렸을 때의 얘기를 해주겠다. 그것은 내가 의사가 된 원인이기도 하지. 그러니까 일곱 살인가 여덟 살 때였다. 어느날 교회당에서 친구들과 놀다가 애들이 휘젓는 팔꿈치에 가슴을 세차게 얻어맞고 나는 쓰러졌다. 그후에 일어나지 못하고 업혀서 집으로 갔지. 시골이어서 병원도 멀고 큰 병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집에서 약만 사다 먹고 있었다.

어느날, 방에 누워 있는데 누나가 멀리서 내 가슴을 보고 깜짝 놀랐다. 왜냐하면 내 가슴이 불룩하게 솟아났던 것이다. 온 집이 야단이 났다.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큰일 났다고 하면서 나를 병원으로 데리고 갔다. 차도 다니지 않아 형이 나를 업고 4킬로미터나 되는 읍내의 병원까지 뛰어갔다. 나는 형의 피곤해 하는 모습을 보고 참으로 안타까웠다. 그래도 형은 한 마디 불평도 하지 않았다. 의사는 깜짝 놀랐다. 사흘만 늦었으면 죽었을 거라고 그러나 우리집이 가난했기 때문에 재산을 다 팔아도 내 수술비를 댈 수가 없었다. 다행히도 그 의사 선생님이 형편이 되는 대로 내라고 해서 나는 수술을 받고 살아날 수 있었다. 의사 선생님을 비롯해 어머니 누나 모두에게 참으로 감사했다.


그때 나는 앞으로 열심히 공부해서 의사가 되어 어려운 사람들을 치료해주기로 결심했다. 그것이 내가 의사가 된 동기다. 그러다 보니 예수님처럼 영혼의 병이나 육신의 모든 병을 고치지는 못하지만 사회에 봉사하고 싶고, 성경 얘기도 전하고 싶어서 이렇게 주일학교 교사가 되어 여러분들을 대하게 된 것이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우리에게 성경말씀 전해주시는 것도 감사하고 은덕이 아버지 치료해주신 것도요. ”

“아니야. 예수님께 감사해야 돼.”

은덕이와 창수는 영훈이와 함께 돌아오면서 김 박사님 같은 선생님을 만난 것은 우리 모두에게 행운이라는 얘기를 나누었다. 



【익힘문제】

  1. 지붕을 뚫고 달아내린 환자를 예수님께서 낮게 하신 것은 무엇 때문이었을까요?
  2. 문둥병이 나은 열 사람 중에 한 사람만 예수님을 찾아왔는데 왜 그랬을까요?
  3. 영생이 무엇일까요? 다음 성경 구절을 찾아 읽어봅시다. (요한복음 3 :14-18, 17:3)
  4. 예수님은 어떤 사람을 자신의 친구라고 하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