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과] 예수님과 목자들

로마 황제의 명령


“영훈아, 너 다음 일요일에도 교회에 갈거야? 너, 내가 한 말 생각해 보았니?” 하교 길에 창수가 불쑥 물었다.

“응, 네가 한 말을 생각하다가 주일학교 시간에 선생님께 여쭤보았지. 그 문제에 대해서 선생님이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참 재미있었단다.”

“그래? 그게 무슨 얘기인데?”

“나는 선생님처럼 조리 있게 이야기할 수 없지만 이젠 예수님이 석가나 공자나 소크라테스 같은 성인 중의 한 사람이 아니라 분명히 하나님의 아들이신 것을 확실히 믿게 되었어. 물론 아직 이야기가 다 끝난 것이 아니고 다음 시간에 계속될 것이긴 하지만. 난 너한테 고마운 생각을 갖고 있어.”

“그게 무슨 말이야? 나는 네가 다니는 교회에 대해서 반대했고, 네가 교회에 다니지 말고 나와 같이 일요일에 여기저기 다니기도 하고 재미있게 놀기를 바래서 그런 말을 했는데 고맙다 니?”

“너는 그렇게 생각하고 말했지만 네가 말하지 않았으면 내가 주일학교 시간에 질문도 하지 않았을 테고, 자세한 것을 알 수도 없었거든. 네가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이 아니고 우리와 같은 사람이라고 말했을 때 사실 나는 속으로 그 말이 그럴 듯했었지 뭐야.”

“그럼 아니라는 거야?”

“그렇고 말고, 어젠 네 말을 듣고 마음에 의심이 생겼었지. 만일 예수님도 보통 사람이라면 믿을 필요도 없고 일요일에 주일학교에 다니지 말고 너와 같이 재미있게 놀러다니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러나 우리집은 부모님이 교회에 다니니 그렇게 할 수는 없고 지금까지 들은 말은 많이 있어서 확실한 것을 알려고 질문했던거야. 그런데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이시고 아주 특별한 목적으로 이 세상에 사람의 몸으로 오셨대. 나는 그 말을 의심치 않아. 앞으로 더욱 확실한 이야기를 해 주신다고 하시니 더욱 더 신이 나.”

“짜식, 내가 공연한 말을 해서 네가 점점 더 깊이 교회에 빠지게 되었구나.”

창수는 시무룩해졌다

“창수야, 그럴 게 아니라 네가 말을 해서 내가 주일학교 선생님의 얘기를 재미있게 듣게 되었으니,너도 한번 나하고 같이 주일학교에 가서 들어보자. 오전에 갔다가 오후에는 너하고 놀기로 하고 말야. ”

“안돼. 우리 엄마는 내가 교회에 가는 것을 용서하시지 않을 거야.

아버지는 괜찮은데 어머니는 아주 반대하셔. 내가 주일학교에 간 것을 아시면 가만두지 않을 거야.”

“그렇지만 주일학교엘 가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이 아니야. 두 시간쯤이면 돼. 주일학교에 간다고 다 믿는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지 않니?”

“좀 생각해 볼게.”



다음 주 일요일 아침에 영훈이는 창수와 만나서 함께 주일학교에 갔다. 선생님이 들어오시더니 죽 학생들을 둘러보셨다.

“자, 혹시 처음 온 학생이 있으면 일어서 보세요. 환영하기 위해서예요.”

“얘,어서 일어서!”

영훈이는 창수의 옆구리를 쿡 찌르면서 일어서라고 했다. 창수는 좀 용감하고 씩씩한 편이며 장난기가 있기도 했다. 잠시 머뭇하다가 일어섰다.

“오, 씩씩한 친구가 새로 왔구나. 이름이 뭐니?”

“박창수입니다.”

“혼자서 왔어?”

이번에는 영훈이가 얼른 일어나서 대답했다.

“제가 데리고 왔어요. 제가 지난 일요일에 선생님께 질문한 것은 이 친구의 말 때문이었어요.”

창수가 인사를 꾸벅 했다. 그러자 선생님과 친구들이 박수를 쳤다. 창수는 얼굴이 빨개지기는 했으나 한편으론 흐뭇했다.

‘주일학교는 내가 다니는 학교와는 분위기가 아주 다르구나. 그리고 웬지 자유롭고 재미있는 곳인 것 같아. 그래서 학교를 쉬는 날인데도 이렇게 모이는구나.’


어느새 학생들은 찬송가를 부르고 있었다. 창수는 부를 줄 몰라서 영훈이의 찬송가 책만 보고 있었다. 기도하자고 했을 때에도 눈을 뜬 채로 머리만 숙였다. 기도가 끝나자 영훈이는 선생님이 혹시 지난 주에 하시던 이야길 잊으셨나 해서, 벌떡 일어나 말했다.

“선생님, 지난 주에 하시던 얘기 계속해 주세요.”

“그래, 그렇잖아도 시작하려던 참이었단다. 지난 주에 요셉 과...’’

“지난 주에 요셉과 마리아가 살고 있던 곳이 어디라고 했지?”

“나사렛이었어요.”

“그들이 어디에 갔다가 서로 만났다고 했지요?”

“ 베들레헴이요.”

“그래, 바로 그 베들레헴이라는 마을을 중점적으로 생각해 보자. 지난 주에 이야기 한 대로 마리아는 처녀였는데 성령으로 아기를 잉태했다고 했지 않니?”

그 말을 듣자 창수는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처녀가 어떻게 아기를 잉태할 수 있을까?’

선생님이 이야기를 시작하자 창수는 자신도 모르게 선생님의 이야기에 흠뻑 빠져들었다. 


요셉은 결혼도 하지 않은 마리아가 아기를 잉태했다는 걸 알고는 심한 고민에 빠진 적도 있었다. 한편으론 불쾌하기도 했지만 마리아를 위해 다른 사람들에게는 이 사실을 알리지 않고 파혼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어느날 천사가 요셉의 꿈에 나타나 하나님의 뜻을 전해 주었다.

“다윗의 자손 요셉아 네 아내 마리아 데려오기를 무서워 말라 저에게 잉태된 자는 성령으로 된 것이라 아들을 낳으리니 이름을 예수라 하라 이는 그가 자기 백성을 저희 죄에서 구원할 자이심이라”(마태복음 1:20-21)

그래서 잠자코 있는데 갑자기 로마 정부에서 명령이 떨어졌던 것이다. 각기 자기의 본래 고향에 가서 호적을 새로 하라는 것이다. 마리아와 요셉은 둘 다 고향이 베들레헴이므로 두 사람이 같이 베들레헴에 가서 부부로 호적을 해야 했다. 이미 처녀 마리아가 아기를 낳을 때가 다가오고 있었다.



지금으로부터 약 2,300년 전, 로마 제국은 유럽과 아프리카와 중동지역으로 진출해서 영토를 넓혀 나갔다. 한때 로마에는 ‘시저(케자르)’와 ‘폼페이우스’와 ‘크랏수스’라는 세 장군이 협력해서 나라를 다스리는 삼두정치 시대가 있었다. 그러던 중 줄리어스 시저가 다른 두 사람을 물리치고 혼자서 독재정치를 하다가 암살되었다. 그후 시저의 양자 옥타비아누스가 자기의 양아버지를 죽인 반대세력을 처치하고 로마 황제가 된다. 그가 바로 성경에 나오는 가이사 아구스도이다.

어느날 아구스도 황제는 로마제국 하에 있는 모든 나라 국민은 전부 자기의 본래 고향에 가서 호적을 새로 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그것은 세금을 정확하게 거두어 들이기 위해서였다. 성경의 예언이 이루어지기 위해 나사렛에 사는 요셉과 마리아가 베들레헴에 가야 할 일이 생긴 것이다. 요셉은 마리아를 데리고 호적을 하기 위해 베들레헴으로 갔다.

하나님께서는 두 선지자를 통해 예언한 대로 자신의 계획을 이루시기 위해 아구스도를 사용하셨다는 것을 다음 두 가지로 미루어 알 수 있다.

첫째, 구약시대 선지자 미가는 하나님의 아들이 베들레헴에서 탄생하실 것이라고 예언을 했다.

“베들레헴 에브라다야 너는 유다 족속 중에 작을지라도 이스라엘을 다스릴 자가 네게서 내게로 나올 것이라 그의 근본은 상고에 태초에니라”(미가5:2)


로마 황제의 명령이 내리지 않았다면 마리아는 나사렛에 있으면서 아기를 낳게 될 상황에 처하게 되었을 것이다. 그러면 미가 선지자가 예언한 성경 말씀이 이루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이 말을 듣던 창수는 영훈이의 옆구리를 꾹 찌르면서 귓속말로 선지자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영훈은 “선생님” 하며 손을 들었다.

“선생님, 선지자가 뭐예요?”

“응,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백성을 가르치는 사람이다. 선지자는 하나님의 영인 성령을 받은 사람이기 때문에 하나님의 말씀을 들을 수 있다. 보통 사람은 성령을 받지 못해서 하나님의 말씀을 들을 수가 없다. 마리아에게도 성령이 임했기 때문에 처녀가 임신을 한 것이지.”

창수는 만일 하나님의 성령이 진짜 있어서 마리아가 아기를 잉태했다면 그 아기는 하나님의 아들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성령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었다. 선생님의 말씀은 계속되었다.


참으로 아슬아슬한 때였다. 나사렛에서 아기를 낳았다면 하나님의 아들이 베들레헴에서 나신다는 미가 선지자의 예언이 거짓말이 될 뿐만 아니라 성경 전체가 거짓말이 되고, 따라서 성경은 믿을 가치가 없는 책이 되고 말았을 것이다.

둘째는 만일 마리아가 나사렛에서 아기를 낳으면 마리아는 돌에 맞아 죽게 된다. 유대나라의 풍속에는 처녀가 아기를 낳으면 죄를 범한 것으로 돌로 쳐죽이라고 되어 있기 때문이다. 나사렛 사람들은 요셉과 마리아가 약혼한 사이기는 하나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았는데 아기를 낳았다고 하면 그냥 있지 않았을 것이다.

그 동안 마리아는 배가 점점 불러와서 밖에 나가지도 못하고 숨어서 살고 있었다.

“아, 어쩌면 좋아. 아기를 낳게 되면 세상에 곧 알려질 텐데

마리아는 속이 탔다. 그런데 다행히도 마리아는 가이사 아구스도의 명령으로 베들레헴에 가서 아기를 낳게 된 것이다.



【익힘문제】

1. 하나님은 두 선지자에게 어떤 예언을 하셨을까요?

2. 요셉은 마리아가 잉태한 사실을 알고 어떻게 했나요?

3. 아구스도는 결국 어떤 역할을 하였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