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과] 예수님의 시험(1)

  • 첫째 시험


“으악! 아저씨, 용서해 주세요. 다시 안 그럴게요.”

“나경아, 나경아, 왜 그래?”

나경이가 한참 잠꼬대를 하고 있는데, 옆에서 자던 언니가 깨웠다.

“나경아, 너 꿈꾸었지? 무슨 꿈을 꾸었어? 너 뭐라고 잠꼬대 했는지 알아? 나중엔 비명까지 질렀어. 너 무슨 걱정이 있니?”

언니는 자꾸만 나경이를 다그쳤다.

“언니, 나 얘기 다 할게. 난 사실 걱정이 있어.”

“무슨 걱정 ?”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에 어떤 가게 앞을 지나는데 만두랑 과자랑 잔뜩 있지 않아. 그게 너무 먹고 싶어서 한 개 집다가 그만 주인 아저씨께 들컸는데 주인 아저씨는 나를 데리고 파출소로 막 끌고 가는거야. 이게 한번이 아니고 자주 도둑을 맞으니 용서할 수 없대. 그래서 비명을 지르다가 깨어났어. 휴, 꿈이 끝이 나서 참 다행이야.”

“그랬었구나. 그런 거 개꿈이니 그럴 수도 있어. 깨고 나니 기분이 좋지? 그래서 ‘꿈 깨’라고 말하잖니.”

“그런데 언니, 난 꿈을 깨서 다행히 끌려가지는 않았어도 마음에 걱정이 있어.”

“왜 그래, 꿈에 그렇다가 이제는 깼는데.”

“언니, 난 길을 가다가 그런 먹는 것 보면 먹고 싶어서 참을 수가 없어. 사실 언니에게 털어놓는데 어떤 때는 엄마 속이고 돈을 타다 사먹기도 하고 어떤 때는….”

나경이의 눈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그래, 어떤 때는 어떻단 말이냐?”

“어떤 때는 주인 몰래 훔쳐서 먹을 때도 있었어. 그런데 언제부턴가 그것이 마음에 걸리고 고민이 돼서 죽겠어. 우리 집은 아빠가 돌아가신 후부터 먹고 싶은 것도 제대로 못 먹고….”

나경이네 집은 몇 년 전에 아버지가 교통사고로 돌아가시고, 어머니와 고등학생인 미경이와 국민학교 1학년인 남동생 이렇게 네 식구이다. 어머니가 파출부해서 겨우 살아가기 때문에 어 렵게 지내고 있었다. 나경은 영훈이 따라 주일학교에 가서 선생님의 얘기를 들은 후 마음에 고민이 생겼다.

고민하면서 잠이 들었기 때문에 그런 꿈을 꾸었던 것이다.

미경은 동생의 말을 듣고 침울해졌다.

“사실은 나도 마찬가지야. 그러나 엄마가 고생하시는데 실망시켜 드릴까 싶어서 꾹 참고 공부 열심히 하고 있어. 엄마가 저렇게 고생하시는데 네가 그렇게 했다는 것 알면 얼마나 실망하 시겠니?”

“언니, 나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어. 엄마에게 얘기하면 안 돼.”

“얘도 참, 왜 내가 엄마에게 얘기하겠어?”


다음 토요일 나경은 학교에서 영훈을 만났는데 영훈이가 말을 건넸다.

“나경아, 내일 주일학교 가지?”

“글쎄, 내일 봐야겠어.”

“그게 무슨 소리야. 지난 일요일에 너 좋아했었잖아. 왜 무슨일이 있었어?”

“사실, 마귀 얘기는 좀 마음이 좋지는 않았어. 거짓말하는 것, 화내는 것도 마귀의 시험이라고 하니 말이야.”

“그래도 그게 사실이니 어떻게 해?”

“사실같이 생각되지 않아.”

“사실같이 생각돼서 마음에 내키지 않는거지. 너같이 머리 좋은 애가 그걸 모르겠니? 선생님이 그렇게 얘기하신 건 어떻게 마귀를 이길 수 있는지에 대해서 알려 주시려고 그런거야.”

“그래, 그러면 영훈이 너는 마귀를 이길 수 있니?”

사실 영훈도 할 말이 없다.

“사실 나도 아직은 자신이 없어. 그러나 계속 얘기를 듣다 보면 자신이 생기게 될거야. 그 선생님은 박사님이시니까 우리보다 많은 걸 아시잖니?” 

“글쎄….”

일요일이 되자 나경은 일찍 주일학교에 나갔다. 그날 역시 선생님의 이야기는 무척 흥미가 있었다.




예수님의 금식


유대의 수도 예루살렘에서 동쪽으로 약 20km쯤 가면 요단 강 이 있다. 그 강을 건너면 지금은 요르단이란 나라이지만 옛날에는 거기도 유대 나라의 일부였다. 예수님은 요단 강에서 침례를 받으신 후 성령의 인도를 받아서 요단 강 건너편으로 깊숙이 들어가셨다. 그곳은 사람이 살지 않는 사막으로 세례 요한이 사람들을 떠나서 살던 곳이기도 했다. 마귀에게서 시험을 받기 위해 혼자서 빈 손으로 가신 것이다.

아담의 시험의 때는 이브에게 뱀이 찾아와서 시험을 했다. 그런데 예수님은 시험을 받기 위해서 스스로 그곳으로 가셨다. 아담이 마귀에게 져서 빼앗긴 왕권을 도로 찾기 위해서였다. 이 세상 사람은 어느 누구도 마귀를 이길 수 없다. 그래서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이지만 인간의 몸을 입은 인간의 대표로서 마귀를 이겨서 마귀가 지배하는 이 세상을 도로 찾으시고자 한 것이었다.

예수님은 그 사막에 가서 40일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으셨다. 물론 예수님은 침례 받으실 때에 성령의 충만을 받으셨기 때문에 성령의 능력으로 능히 견딜 수 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예수 님이 배가 고프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한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예루살렘으로 가는 도중에 해가 져서 어느 곳에서 제자들과 같이 머무는데, 저녁도 먹지 못한 채 잠을 잤다. 아침에 일찍이 일어나 예루살렘으로 가다가 길가에 무화과나무가 서 있는 것을 보았다. 열매를 따서 먹으려고 나무 옆에 가서 이리저리 찾아도 열매를 찾지 못하자 예수님은 그 나무를 저주해 버렸다. 그 나무는 즉시 말라버렸다(마태복음 21:18-22).

예수님의 첫번째 시험은 먹는 문제였다. 마귀는 아무 때나 사람을 시험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간절히 뭔가를 필요로 할 때에 시험한다. 예수님은 40일간 금식하셨을 때에 배가 심히 고팠다. 그래서 무엇이라도 먹고 싶었다. 이것을 마귀가 알아차리고 와서 유혹했다.

“네가 만일 하나님의 아들이어든 명하여 이 돌들이 떡덩이가 되게 하라”(마태복음 4:3)


“자, 얘들아, 예수님이 돌을 보고 떡이 되라고 하면 떡이 될까? 안될까?”

창수가 손을 들면서 “안돼요” 라고 하는데, 옆에 있는 영훈이는 “떡이 돼요” 라고 했다. 창수가 영훈이 옆구리를 쿡 찌른다. 

“돌이 어떻게 떡이 되니?”

선생님이 빙긋이 웃으셨다.

“그것은 영훈이 말이 맞아. 될 수 있다. 왜냐하면 예수님은 이 세상을 창조하신 하나님의 아들이시기 때문이다. 하나님이 이 세상을 창조하실 때 예수님도 하나님과 함께 계셨다. 마귀는 그것을 알고 있었다. 마귀는 본래 천사였으므로 사람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알고 있다.”

“그러면 선생님, 마귀의 말이 맞는 말이잖아요. 돌 보고 떡이 되라고 하셔서 잡수시면 되잖아요.”

“그렇게 생각할 수 있지. 그러나 예수님이 금식하신 것은 먹고 싶어하고 먹을 것을 찾는 육신의 욕심을 억제하시기 위함이셨다. 먹고 싶다고 마음대로 돌을 떡이 되라고 해서 잡수시면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권리를 함부로 사용하는 것이 되거든.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이신데도 사람의 육신으로 오셔서 사람이 살면서 당하는 육신의 고통을 직접 체험하셨다. 아담과 이브도 먹는 것을 가지고 시험을 받은 것은 그만큼 먹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야. 육신은 계속 뭔가를 먹고 싶어하지. 그 틈을 타서 마귀는 시험하는거야.

만일 예수님이 그때에 마귀의 말을 듣고 보라는 듯이 돌 보고 떡이 되라고 하셨다면 돌이 떡이 되었을 테지. 그래서 잡수시고 ‘봐라, 내가 하나님의 아들이다’ 라고 자랑하셨다면 예수님은 마귀에게 속고 마는 것이 돼. 돌을 보고 떡이 되라고 하는 것은 하나님 아버지의 명령이 아니고 마귀의 명령이기 때문이지. 그러니 그것은 바로 예수님이 마귀의 말에 순종하는 것이 되지 않니? 예수님은 아무리 시장하셔도 하나님이 시키지 않는 일은 하시지 않았다. 배가 고파도 그 배고픈 것을 참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어서 육신의 욕심을 억제했던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이 허락하셨다면 돌을 가지고 떡이 되라고 해서 잡수셔도 그것은 죄가 아니다. 사람들도 배고프다고 남의 것을 빼앗아 먹거나 훔쳐 먹거나 하면 그것은 마귀의 말에 속는 것이다. 그럴 때는 먹는 것이 생길 때까지 꾹 참고 있으면 하나님께서 정당하게 먹을 수 있게 해주신다. 그래서 예수님은 마귀에게 ‘기록되었으되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입으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 것이라’고 하셨다(마태복음 4:4).”

“선생님, 그게 무슨 말이에요? 아무리 배가 고파도 하나님의 말씀을 읽기만 하면 배가 불러진다는 말이에요?”

“이 말은 상당히 어려운 말이다. 너희들이 이해하기 힘들 것 같으니 비유를 한 가지 들어 보겠다.”


어떤 어머니가 자기 아들에게 심부름을 시켰다.

“얘야, 저 아래 정육점에 가서 고기 좀 사오너라.”

아이는 “예”하고 나갔으나 가는 도중에 친구를 만났다.

“얘, 너 어딜 가니?” 

“응, 어머니 심부름가.”

“얘얘, 이리 좀와봐.”

친구는 아이를 데리고 갔다. 가보니 여러 친구들이 패를 갈라서 재미있는 놀이를 하려던 참이었다. 짝이 없어 서 있던 친구는 그 아이를 보자 좋아하며 손을 잡아 끌었다.

“너 잠깐 내 짝이 되어 줄래?”

그래서 아이는 엄마의 말씀을 깜박 잊고 친구들과 놀게 되었다. 아이는 몰랐지만 그 날은 아이의 생일이었다. 어머니는 아이에게 맛있는 요리를 해주어야겠다고 생각하셨고 미리 정육점에 전화해 놓고 아이를 보냈던 것이다. 아이가 늦게서야 집에 돌아오자 어머니는 화가 나 있었다.


“너 어디 있다 이제 오는거니? 오늘은 맛있는 요리를 해서 근사한 생일상을 차리려고 했더니 다 틀렸어. 오늘이 네 생일인데 내 말대로 하지 않아서 이렇게 된거야” 하고 아이를 꾸짖었다.


“자, 이런 경우에 어머니의 말을 잘 기억하고 먼저 어머니께 서 시키신 일을 하고 놀러갔으면 놀고 와서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었겠지? 어머니 말씀을 먼저 순종치 않았기 때문에 결과가 잘못된거다.”

“하지만 미리 생일이라고 어머니께서 알려 주실 수도 있었잖아요?”

“하나님은 창조주이므로 천지 만물이 전부 하나님의 것이지. 하나님은 창조주이므로 천지 만물이 전부 하나님의 것이지만 인간에겐 특별히 자유의지라는 것을 주셨다. 그런데 그것을 안 마귀가 세상을 지배하면서 자꾸만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말씀 대로 먹고 살도록 하지 못하게 하고 제 말대로 먹고 살게 하고 있지.”

“그럼 예수님이 마귀의 말대로 하셨으면 하나님의 말씀을 어기고 마귀에게 속아 넘어가고 말았겠군요.”

“그렇고 말고. 영훈이 너, 잘 알아 듣는구나. 그렇게 되면 이 세상은 하나님의 말씀대로 사는 것은 영원히 없어지고 오직 마귀의 말에 따라서 먹고 살게 되겠지. 예수님의 시험은 세 가지 인데, 오늘은 먼저 먹는 문제를 얘기했다. 나머지는 다음에 하기로 하자.”

“선생님, 그러니까 예수님은 첫째 시험, 먹는 문제에서 말씀 한 마디로 마귀를 넉아웃시키셨군요.”

영훈이가 일어나서 야구 방망이를 휘두르는 시늉을 하자 모두들 “와 ” 하고 웃었다. 나경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먹는 문제에 대해서 곰곰히 생각했다.

‘예수님은 어떻게 40일간이나 아무것도 잡수시지 않고 견딜 수 있었을까? 나 같으면 한 끼를 굶어도 견디지 못하고 길가에서 파는 빵 하나라도 먹고 싶어 미칠 것 같은데.’

‘나도 먹는 것 때문에 죄를 지었어. 아담과 이브같이 남의 것을 훔쳐서 먹고 엄마를 속였구나.’

나경은 울음이 터져 나오려는 것을 억지로 참았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예수님도 가난하셨구나’라고 생각하니 웬지 마음이 좀 놓이는 것 같았다.



【익힘문제】

1.예수님은 마귀에게 어떤 시험을 당했나요?

2.마귀는 어떤 때에 사람을 시험하나요?

3.시험에 넘어지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4.시험을 이기는 방법은 어떤 것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