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과] 예수님의 어린 시절

예수님의 피난


“자, 여러분, 오늘은 몇 주 동안 사고로 못 나오다가 오늘 다시 참석한 창수 군을 위하여 환영하는 박수를 칩시다.”

의사 선생님인 김 선생님이 오랜만에 교회에 나온 창수를 위해 위로의 박수를 청했다. 아이들은 선생님의 말에 손뼉을 치면서도 궁금하기 짝이 없다는 눈빛이다.

“선생님, 무슨 사고였는데요?”

“아, 그건 본인의 입에서 직접 들어봅시다.”

창수는 머뭇거렸다. 영훈이가 팔꿈치로 팔을 약간 치면서

“일어나 말해” 하는 바람에 일어섰다.

“스케이트를 타다가 충돌하는 바람에 넘어져서 다리를 다쳤는데, 선생님 병원에 가서 치료해 가지고 이제는 깨끗이 나았어요.”

그 순간 “와아, 잘됐구나. 우리 선생님 최고야” 하면서 다들 좋아했다.

“그뿐 아니라 창수는 지난번에 우리 주일학교엘 왔다가 성경 얘기가 재미있어 계속 듣기로 했는데 아파 누워 있는 동안에도 나에게 개인 강의를 받았단다. 병원에 있으면서 내가 창수에게 시간이 있는대로 성경 얘기를 했지.”

선생님이 덧붙이시자, 아이들은 또 “와 나도 스케이트장엘 갈까? 그래서 다치면 선생님의 개인 교습을 받을 테니” 라고 부러워 했다.

“자, 이제 그만하고 성경 얘기합시다. 창수 군은 오늘 두번째이지만 그간 개인적으로 공부를 했으니 여러분과 진도가 같은 셈이다. 오늘은 예수님이 어린 아이로서 피난 가신 이야기를 하기로 하자.”


동방 박사들이 떠난 후, 요셉은 밤중에 누군가가 자신을 부르는 소리를 들었다.

“요셉아, 요셉아.”

“헤롯이 아기를 찾아 죽이려고 하니 일어나 아기와 아내를 데리고 애굽으로 피하여 내가 네게 이르기까지 거기 있으라.”

깨어보니 꿈이었다. 그 음성은 천사의 음성임에 틀림이 없었다. 요셉은 박사들도 꿈에 천사가 나타나서 헤롯에게 가지 않고 다른 길로 돌아간 것을 생각했다. ‘이거, 이대로 있다가는 큰일나겠다’ 싶어서 밤중에 일어나서 집주인에게 사정을 이야기했다.

그 주인은 그간 목자들이나 동방 박사들이 다녀간 일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이 아기는 보통 아기가 아니고 메시야이신 것을 알고 있었다. 그는 아주 착한 사람이어서 여러 가지 먹을 것을 준비하고 마굿간으로 가서 당나귀 한 마리를 몰고 와 마리아와 아기가 함께 타고 가도록 내주었다.

주인은 몹시 아쉬워했다. 비록 마굿간이기는 해도 메시야가 자기 집에서 탄생하셨다는 것은 큰 축복이라고 생각했는데, 헤롯이 아기를 죽이려고 하니 붙잡을 수도 없고 밤중에 아무도 모 르게 떠나가는 모습을 보니 몹시 안타까웠다. 그는 동구 밖까지 따라나와서 눈물을 흘리며 아기와 그 부모를 전송했다.

“요셉! 마리아, 부디 잘 가시오. 아기 잘 키우고 나중에 여기 올 일 있으면 들러주시오. 나는 나이 많은 늙은이니 같이 갈 수도 없고 정말 섭섭해요. 보내 놓고 아기 생각이 나서 어떻게 지 낼지 아득하기만 하구려.”

“그간 여러 모로 폐를 많이 끼쳤습니다. 노인께서 우리를 인도하지 않으셨으면 우리는 길에서 아기를 낳을 뻔 했습니다. 생각하면 너무도 감사합니다. 베들레헴에 들르면 꼭 찾아 뵙겠습 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요셉은 인사를 하고 떠났다. 이렇게 해서 아기 예수는 학살을 피할 수 있었다.

베들레헴에서 이집트는 굉장히 먼 곳이었다. 바로 가면 한 두 달이면 갈 수 있는 곳이나 이스라엘 민족은 이집트에서 나온 후 가나안에 도착하기까지 40년이나 걸렸었다.


“선생님, 마리아와 요셉은 그곳에 가서 어떻게 살았을까요? 

무엇을 하면서 먹고 살았을까요?”

선생님이 얘기를 잠깐 멈춘 틈을 타 한 학생이 질문했다.

“왜 배우지 않았어? 동방박사들이 올 때 무엇을 가지고 왔는지 아는 사람은 손들어 봐요.”

“저요” 하면서 손을 든다. 그 중에 창수도 손을 들었다.

“창수가 한번 얘기해 봐라.”

“황금과 유향과 몰약이요.”

“그래, 창수 너 주일학교에 오래 다니지 않았는데도 잘 아는구나. 황금이란 당시 어디서든지 물건을 살 수 있는 돈이나 다름없었단다. 어느 지역에 가든지 돈으로 바꾸어서 쓸 수 있기 때문이지.”

“아, 그렇구나.”

학생들은 감탄사를 연발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동방 박사들을 보내신거야. 예수님의 가 족이 피난 가서 쓸 수 있는 약품인 몰약과 유향도 함께 말이다. 이것들은 아주 값비싸서 팔아 쓸 수도 있는 것들이거든.”

“그럼 요셉은 직업도 없었나요?”

“왜 없었겠니? 요셉은 목수였지. 거기 가 있는 동안 목수 일을 해서 돈을 벌 수도 있었지. 그러나 가는 동안에는 박사들의 예물이 아주 귀중하게 쓰였을 거야. 선생님도 의사회 동료들과 함께 이스라엘과 이집트에 관광을 간 일이 있었다. 이스라엘에서 이집트까지 버스를 타고 가는데 중간에 사막이 많고 바람이 얼마나 많이 부는지 조금 가다가 보면 길이 모래로 덮여서 차가 잘 갈 수 없었단다. 겨우겨우 기다시피 해서 간 생각이 나는데, 요셉과 마리아도 아기 예수님을 안고 업고 그 바람이 많은 곳에서 많은 고생을 했을거야.”

“그럼 그후에 어떻게 됐어요?” 라고 한 여학생이 질문했다.

“응, 이제부터는 그 얘기를 해보자.”



헤롯의 사망


헤롯은 늙어 무서운 병에 걸렸다.

“아이구, 이제 나는 죽는구나. 아유 답답하다. 죽으면 땅 속에서 답답해 어찌 지낼꼬.”

헤롯은 매일 침상에서 마치 미친 사람처럼 신음하면서 중얼거렸다.



“살로메, 살로메….”

어느날 헤롯은 자기의 누이동생 살로메를 애타게 불러댔다.

“오빠, 왜 그러세요.”

동생 살로메가 헤롯의 곁으로 다가왔다.

“살로메, 너는 내 누이야. 그래서 네 남편이 높은 자리에 있게 될 거다. 나는 이제 곧 죽게 된다. 내가 죽으면 저 유대인들이 모두들 좋아하겠지 . 나는 사람도 많이 죽였고 유대인들을 괴롭게 했기 때문이다. 살로메, 네게 특별히 한 가지 부탁할 게 있어. 나는 유대인들이 좋아하는 꼴을 저승에서 보고 있을 수 없어. 그러니 네가 내 소원 한 가지를 들어다오.”

“그게 무엇인데요?”

“이것은 꼭 지켜야 할 비밀이다.”

헤롯은 살로메의 귀에다 대고 속삭였다.

“지금 네 남편에게 말해서 유대에 있는 귀족들과 지도자들을 소집시켜 무슨 회의를 한다고 하고 내 앞에 모이게 해라.”

살로메의 남편 알텍사스는 헤롯의 말대로 했다. 그랬더니 헤롯은 그들을 전부 경기장 감방에 가두라고 했다. 그래서 자기가 죽었을 때에 그들을 전부 죽이라는 것이다. 그리하면 자기가 죽은 것을 유대인들이 좋아하지 못하고 오히려 유대인들 자신의 죽음 때문에 통곡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는 자기의 왕위를 빼앗기 위해서 모략을 꾸몄다는 죄로 아들 안티파텔을 사형시켰다. 그리고 자기가 죽으면 아켈라오를 왕의 자리에 앉게 하라는 유서를 쓰게 하고 죽고 말았다. 그후 헤롯은 죽고 그의 아들 아켈라오가 유대지역을 다스리는 왕이 됐다(마태복음 2장 22절).

“선생님, 갇혀 있던 유대 지도자들은 어떻게 됐어요?”

“살로메와 알텍사스가 의논해서 다 석방시켜 버렸다.”

선생님의 말이 끝나자 마자 “와一” 하면서 학생들이 또 환성을 질렀다.


한편 이집트에서는 요셉의 꿈 속에서 천사가 또 다시 나타났다.

“일어나 아기와 그 모친을 데리고 이스라엘 땅으로 가라. 아기의 목숨을 찾던 자들이 죽었느니라.”

요셉은 아기와 마리아를 데리고 이스라엘로 향했다. 헤롯의 아들 아켈라오가 유대의 왕이 되었음을 듣고 두려움이 일었으나 천사의 지시대로 갈릴리 지방으로 떠나가 나사렛이란 동네에 와서 살기 시작했다. 나사렛은 예수님이 나시기 전 요셉과 마리아가 각기 살던 곳이다.

“선생님, 예수님은 나사렛에서 우리처럼 학교에 다니고 주일 학교도 가셨어요?”

영훈이가 번쩍 손을 들더니 질문했다. 선생님은 빙긋이 웃으셨다.

“학생들로서는 아주 궁금한 질문이지. 그러나 예수님은 학교엘 다니시지는 않으셨고 안식일에 유대교 신자들이 모이는 회당에 가셨을거야. 유대인들은 유대교라고 해서 모세를 믿고 모세의 율법을 열심히 공부했다.”

그때 창수가 손을 들었다.

“모세가 누구예요?”

“참, 창수는 모세가 누군지 모르겠구나. 모세는 3,500년 전에 이집트에서 노예 생활하던 이스라엘 민족을 구출해 낸 이스라엘의 유명한 지도자란다. 유대인에게는 우리나라의 이순신 장군만큼 유명하고 존경 받는 인물이다.”

“선생님, 그러면 예수님은 학교에 다니지 않으셨으면 평소엔 무엇을 하면서 지내셨나요?”

또 다른 학생이 질문했다.

“응, 나도 하나 묻겠는데 예수님의 아버지 요셉의 직업이 무어라고 했지?”

“목수요”

“그러니까 예수님은 요셉의 일을 도와드리는 목수 조수였겠지.”

학생들이 모두 웃었다.

“그럼 예수님의 어린 시절 얘기는 성경에 없나요?”

“응, 열두 살 때의 기록이 있단다. 어디, 한번 찾아볼까?”



성전에서 찾은 예수


“여보, 예수 좀 찾아봐요. 집으로 갈 시간이 되었는데 예수가 안보여요”

“이제는 그 애도 열두 살이나 되었으니 이 많은 사람들 틈에 끼어가겠지요. 지금까지 한 번도 말썽이라곤 피운 일이 없는 아이인데 뭐 걱정할 게 있소?”

요셉은 크게 걱정할 일이 아니라는 투로 마리아에게 말했다. 유대나라에는 일 년에 세 번 큰 명절이 있는데 유월절, 오순절, 초막절이다. 그 절기 때에는 각처에 있는 유대인, 심지어 이웃 나라 시리아나 터키, 레바논, 멀리 유럽에 있는 유대인까지 예루살렘에 모여서 명절을 지킨다. 유월절 같은 때에는 8일간 지키고 8일 후에 집으로 돌아간다.

창수는 ‘유월절, 오순절, 초막절이 무엇일까?’ 하는 의문이 있 었지만 자꾸 묻는 것 같아서 꾹 참고 있었다. 그런데 영훈이는 어느새 창수의 생각을 알아차린 듯,

“선생님, 저희들은 알고 있지만 창수는 그 명절이 무슨 명절인지 모르잖아요” 했다.

“그래. 오순절이나 초막절은 좀 어려우니 우선 유월절에 대해서 얘기하마. 유월절이란 이스라엘 민족이 모세의 인도로 이집트에서 해방 받아 구출된 것을 기념하는 명절로 제일 큰 명절 이다. 우리나라의 8 • 15 광복절과도 비슷하다. 그래서 누가복음 2장 41절에, 그 부모가 ‘해마다 유월절을 당하면 예루살렘으로 가더니’라고 했다.”

창수는 모세가 유명한 이유를 어렴풋이 알 것 같았다.

이런 명절이면 예루살렘은 너무도 복잡해서 가족을 한번 놓치 면 좀처럼 찾기 어려웠다. 예수의 부모는 예수가 어디엔가 있을거라고 생각하고 집 가까이 갔으나 보이지 않으니 걱정이 됐다. 그래서 예루살렘으로 다시 돌아가서 찾아다니고 있었다. 한편 예수는 성전 안에서 서기관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넌 이름이 뭐니?”

“저는 예수라고 해요.”

“어디서 왔니?”

“나사렛에서 왔습니다. 우리 아버지, 어머니와 같이 왔어요.

그런데 선생님께 한 가지 여쭈어 보고 싶어서 찾아왔어요.”

“무엇인데?”

“신명기에 보면, 모세는 자기와 같은 선지자가 이스라엘에서 태어난다고 했는데(신명기 18:15) 그 선지자는 누구를 말하는 거예요?”

“너 참 똑똑하구나. 그런 것을 어떻게 알고 있지?”

“저는 성경을 읽어서 알았어요.”

“그랬어? 모세와 같은 선지자는 메시야를 말하는 것이다.”

“그러면 그 메시야는 언제 오시나요?”

“글쎄다. 그것은 참 어려운 질문이다.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겠지?”

서기관들이 대답했다. 예수는 자신이 그 선지자 곧 그리스도라는 것을 알았지만 그들이 어떻게 알고 있는지 궁금해서 질문한 것이었다.

“성경 사무엘상 15장 22절에 ‘순종이 제사보다 낫다’고 했습니다. 이러한 유월절에 많은 사람들이 성전에 모였는데 그것은 제사드리기 위해서가 아닙니까? 그런데 이 제사보다 하나님은 순종을 더 낫게 생각하시는데 그 순종은 무엇일까요?”

어린 예수는 당돌하게 질문을 이어갔다.

“서기장님, 말씀해 보세요. 저는 잘모르겠습니다.”

한 서기관이 서기관 중에 우두머리인 서기장에게 대답을 미룬다. 그 서기장 역시 머뭇거리면서 쩔쩔매고 있을 때에 누군가 문을 노크했다. 한 서기관이 가서 문을 열고 보니 요셉의 음성이 들렸다.

“혹시 여기 나사렛에서 왔다는 예수란 아이가 오지 않았는지요?”

“아, 여기에 있어요. 그런데 그 애는 얼마나 성경을 잘 아는지 우리가 쩔쩔매고 있어요. 도대체 애에게 성경을 얼마나 열심히 가르쳤길래 그렇게도 잘 압니까?”

마리아는 예수를 발견하자 우선 안심이 되었다.

“얘야, 여기서 뭘 하고 있니? 우리가 널 얼마나 찾은 줄 아니?”

“어머니, 어찌하여 나를 찾으셨어요? 이 성전은 아버지 하나님의 집이 아닙니까? 내가 내 아버지의 집에 있어야 될 줄을 알지 못하셨나요?”

어린 예수는 조금도 당황하지 않고 말했다.

“이 유월절 제사에 참여하기 위해서 나사렛에서 떠날 때부터 하나님 아버지의 집인 성전에 온다고 하셨잖아요. 그런데 왜 제가 다른 곳에 있겠어요? 저는 이곳에서 이 서기관 선생님들과 함께 성경 얘기하는 것이 즐겁고 이 일이 하나님의 일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방금 순종이 제사보다 낫다는 사무엘서의 말씀처럼 제사드리는 것보다 하나님의 말씀, 성경을 깨닫고 순종하는 것을 하나님 아버지께서 더 기뻐하신다고 생각해서 함께 성경 얘기하기를 원했어요.”

“네 말을 듣고 보니 우리가 뭘 잘못 생각하고 있었구나. 네가 그렇게 성경 말씀을 얘기하는 것을 좋아하고 순종하는 줄은 미처 몰랐지 뭐냐. 그래, 이제 알았으니 집으로 가자.”

그리하여 나사렛에 돌아간 예수는 아주 착실하게 부모를 섬 기 고 아버지의 하시는 일을 도우면서 차츰 지혜롭게 자라갔다.


“그 부모가 해마다 유월절을 당하면 예루살렘으로 가더니 예수께서 열 두 살 될 때에 저희가 이 절기의 전례를 좆아 올라갔다가 그 날들을 마치고 돌아갈 때에 아이 예수는 예루살렘에 머무셨더라 그 부모는 이를 알지 못하고 동행 중에 있는 줄로 생각하고 하룻길을 간 후 친족과 아는 자 중 에서 찾되 만나지 못하매 찾으면서 예루살렘에 돌아갔더니 사흘 후에 성전에서 만난즉 그가 선생들 중에 앉으사 저희에게 듣기도 하시며 묻기도 하시니 듣는 자가 다 그 지혜와 대답을 기이히 여기더라 그 부모가 보고 놀라며 그 모친은 가로되 아이야 어찌하여 우리에게 이렇게 하였느냐 보라 네 아버지와 내가 근심하여 너를 찾았노라 예수께서 가라사대 어찌하여 나를 찾으셨나이까 내가 내 아버지 집에 있어야 될 줄을 알지 못하셨나이까 하시니 양친이 그 하신 말씀을 깨닫지 못하더라 예수께서 한가지로 내려가사 나사렛에 이르러 순종하여 받드시더라 그 모친은 이 모든 말을 마음에 두니라 예수는 그 지혜와 그 키가 자라가며 하나님과 사람에게 더 사랑스러워 가시더라”(누가복음 2:41-52)



【익힘문제】

1.예수님이 처음 성전에 올라간 때는 몇 살 때였나요?

2.헤롯은 죽으면서 유대인을 왜 죽이라고 했을까요?

3.헤롯의 눈을 피하여 요셉과 마리아는 아기 예수를 어디로 데리고 가서 살았나요?

4.예수님은 어릴 때 왜 교육을 받지 않았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