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과] 예수님의 시험(2)

천하만국을 보인 시험


“엄마, 나 반장선거에 출마할까 하는데 괜찮겠죠?”

“응. 그것 참 잘됐구나. 사람은 나중에 출세하고 성공하려면 어려서부터 경험을 쌓는 것이 좋아. 그래 너 반장 출마하는 데 엄마가 도울 일은 없니?”

창수가 반장선거에 출마할 의사를 표시하자, 창수보다 엄마가 더 열을 올린다. 모든 부모는 자식들이 잘되기를 바라고 어릴 때부터도 남의 지도자가 되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엄마, 그런데 영훈이도 출마하겠대요. 영훈이하고 같이 선거전에 나서면 나 떨어질거야. 영훈이 걔는 나보다 공부도 잘하고 여자 친구들에게도 인기가 있거든요.”

“너 무슨 소리하는 거니? 투표해서 당선되는 것은 공부를 너무 못해도 안되지만 꼭 공부를 잘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잖니? 너 영훈이에게 미리 기가 죽어서 포기하면 안돼. 아무리 친한 친구 사이라도 그런 건 양보할 수 없는거야. 필요하다면 내가 좀 도와줄게 어디 한번 겨뤄 봐.”

“엄마가 어떻게 돕는다고 그러셔요? 엄마가 투표하는 것도 아닌데, 내 친구들에게 한번 얘기해 보겠어요.”

창수는 성격이 활발하고 운동을 잘하기 때문에 남자 친구들에게 인기가 있는 반면, 영훈은 잘생기고 성격이 차분해서 여학생들에게 인기가 있었다. 그런데 반장선거에 대해서는 본인보다 부모들이 더 관심이 큰 것이다.

어느날 저녁이었다. 창수 엄마는 그냥 있을 수 없었다. 그래서 전화통을 붙들고 알 만한 엄마들에게 전화를 돌렸다.

“거기 수연이네 집이지요. 수연이 엄마 계세요?”

“제가 수연이 엄마예요.”

“네에, 안녕하셨어요. 수연이 엄마? 저 창수 엄마예요. 좀 의논할 일이 있어서 이렇게 전화했어요.”

그리하여 다음날 어느 호화로운 식당에 5,6명의 학부모들이 모였는데 극성맞은 창수 어머니의 선거 운동격인 모임이었지만 다른 학부모들은 무슨 일인지 모르고 모였다.

“우리 애들이 모두 같은 반인데 서로 알고 지내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해서 이렇게 뵙자고 했어요. 오늘 식사 값은 내가 낼 터이니 다들 맛있게 드세요.”

이런저런 얘기 끝에 창수 엄마는 본심을 털어놓았다.

“사실은 창수가 이번에 반장 출마를 한 것 같은데 협조해 주세요.”

그때 은정이 엄마가 정색을 했다. 

“창수 엄마, 이러면 안돼요. 아이들의 반장선거까지 이러시면 아이들이 뭐라고 하겠어요?”

은정이 엄마는 자기 점심값은 자기가 내겠다고 하면서 돈을 내고 가버렸다. 은정이 엄마는 딸 은정이에게 반장 출마에 대해서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자기 딸도 여자 반장으로 출마할 생각을 하고 있던 참으로 어린 시절부터 그런 선거 운동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드디어 반장선거일이 되었다. 영훈이가 창수보다 다섯 표가 더 많게 당선이 되고 여자 반장에는 송은정이 당선되었다. 창수는 기분이 별로좋지 않았다.


“얘,창수야 어떻게 됐니?”

창수가 집에 돌아오자마자, 어머니께서 물으셨으나 대답 없이 시무룩하게 제 방엘 가버린다. 창수보다 더 실망한 사람은 어머니였다. 은정이 엄마에게 창피를 당해가며 선거 운동 한 보람이 없어졌다. 창수 어머니는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 잘되는 일이라면 뭐든지 하고 싶었다.

다음 일요일에 창수는 주일학교엘 갈까 말까 망설였다. 안 가 면 반장 자리를 영훈이에게 뺏겼기 때문이라고 비겁하다고 할 것 같아서 억지로 나가서 앉았다.

“자, 오늘은 예수님의 두번째 시험에 대해서 얘기해 줄게. 이번에는 마귀가 예수님을 데리고 높은 곳으로 올라갔다.”

“선생님, 그 높은 곳이 어디인데요? 이스라엘에도 남산 타워 같은 데가 있었나요?”

“물론 그때는 없었지. 그곳은 ‘골란 고원’이라는 제일 높은 봉우리쯤일지도 모르지. 그곳은 사막의 한편에 산들이 병풍처럼 둘러 있는 곳인데 그 산 중에 제일 높은 곳일게다.”

마귀는 예수님을 산 꼭대기로 데려가 천하만국을 보여주며 유혹했다. 저 모든 것을 보라! 얼마나 아름다운 세상인가? 저 넓은 들판이며 푸르른 요단 강…

“이 모든 권세와 그 영광을 내가 네게 주리라. 이것은 내게 넘겨준 것이므로 나의 원하는 자에게 주노라. 그러므로 네가 만일 내게 절하면 다 네 것이 되리라.”

“참, 선생님, 아담이 세상 권세를 마귀에게 넘겨 주었다고 하셨는데 언제 넘겨 주었어요?”

창수의 질문이었다.

“지난 주에 아담이 시험 받는 데 대해서 공부했지. 마귀가 아담을 시험한 것은 하나님이 이 세상을 아담에게 맡겼기 때문에 그것을 뺏기 위한 것이었다. 자, 그러면 한 가지 물어보겠다. 성경에는 아담이 마귀에게 ‘자, 이 세상을 이제부터 네가 가져라’고 한 말이 없는데 어떻게 마귀가 세상을 차지하게 되었을까?”

“네. 그것은 마귀가 아담과 이브에게 선악과를 먹도록 해서 하나님과 관계가 끊어지게 했어요. 그래서 아담은 이 세상을 다스릴 힘이 없어졌기 때문에 마귀가 차지했어요.”

영훈이가 번쩍 손을 들더니 대답했다. 영훈이는 역시 머리가 좋고 똑똑하다고 창수는 속으로 생 각했다.

“맞았어. 그래서 마귀는 이 세상 전부가 자기 것이라고 말한 거야. 그런데 절만 한번 하면 공짜로 준다는 거야.”

“어머, 선생님, 그럼 간단하지 않아요? 힘들이지도 않고 마귀 에게서 세상을 다시 찾을 수 있을 텐데…•”

“나경아, 그건 바로 마귀의 약아빠진 속임수였단다. 절을 하는 것은 경배하고 섬긴다는 뜻이야. 예수님이 절을 하면 마귀의 휘하로 들어가게 되는거야. 마귀 밑에 들어가서 세상을 차지하더라도 여전히 세상은 마귀의 것이지. 그러나 예수님은 마귀의 것이 되어 있는 세상을 도로 찾아서 다스리려고 이 세상에 오셨거든.”

“오라, 마귀가 그것을 알고 이 세상을 전부 주겠다고 유혹한 것이로군요.”

“아, 그렇다. 사람은 누구나 가지고 싶어하는 욕망이 있지. 좋은 것을 보면 다 가지고 싶어한다. 눈으로 보는 것만 아니고 어떤 지위나 명예 같은 것도 마찬가지다. 요즘은 민주주의 시대가 되어서 여러 가지 선거가 있는데 국회의원 선거, 지방의회 의원 선거도 전부가 사람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싶어서 있는거야. 전에 어떤 사람이 국회의원에 출마했다가 당선되지 못하고 빚만 많이 져서 나중에 자살해 버린 일도 있었잖니?”

“선생님, 그러면 그런 것도 마귀의 시험이에요?”

누군가가 물었다.

“그런 것 하나 하나가 다 마귀의 시험이라고는 할 수 없으나 근본적인 원인은 마귀에게서 오는 것이다. 이브가 마귀의 말을 들었을 때에 사람의 마음 속에는 먹고 싶은 욕심, 보기에 좋은 것을 가지고 싶은 욕심, 그리고 남보다 뛰어나고 싶은 욕심이 생겼지. 그래서 그 욕심을 채우기 위해서 잘못된 방법을 쓸 때는 죄가 된단다.”

“선생님, 그러면 학교에서 반장선거에 출마하는 것도 나쁜 일이겠네요.”

나경이는 내심 영훈이와 창수가 반장 출마해서 영훈이가 당선 되고 창수가 떨어져서 창수가 기분이 좋지 않게 된 것을 생각하면서 물었다.

“반장 출마한 것이 나쁜 것은 아니다. 반장이 되는 것은 배우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반장이 되어서 자기를 뽐내거나 교만해지지 않고 일을 잘하면 좋은 일이다. 그러나 욕심을 내어 부정한 방법으로 되거나 교만해지면 좋지 않다. 학생 때는 배우는 시절이니 배우기 위해서 하는 것은좋은 일이야. 선의의 경쟁을 해서 떨어져도 기분 나빠하지 않아야 한다.”

그 말을 듣고 있으니 창수는 창피했다. 반장선거에 떨어졌다고 기분이 나쁘고 영훈이와 친하던 마음이 전과 같지 않은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자,그럼 예수님이 이번 시험을 어떻게 이기셨는지 보자.”

“예수께서 말씀하시되 사단아 물러가라 기록되었으되 주 너의 하나님께 경배하고 다만 그를 섬기라 하였느니라”(마태복음 4:10)

“예수님은 먼저 시험 때도 성경 말씀을 가지고 답변하셨고 이번에도 성경 말씀으로 마귀의 말을 막으셨다.”

“선생님, 그러고 보니 참 안타까워요. 이브가 마귀의 거짓말을 들었을 때, ‘아니야. 하나님께서 정녕 죽는다고 말씀하셨어’ 라고 하나님의 말씀으로 대답했다면 시험에 넘어가지 않았을 텐 데 말예요.”

“그랬으면 온 세상이 행복한 에덴 동산 같겠지. 하지만 예수님은 아담 부부가 하나님의 말씀을 믿지도 않고 사용하지 않아서 실패한 것을 아셨기 때문에 하나님의 말씀으로 마귀와 싸우신 것이다. 마귀는 악한 영이므로 마귀를 대해서 싸울 때는 칼이나 총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을 무기로 삼아야 한다.”


“그럼 선생님처럼 성경을 많이 알아야겠지요.”

“늘 성경을 가까이 해야겠지. 그러나 성경을 달달 외운다고 다 알아지는 것이 아니란다. 성경 말씀대로 살지 않으면 그 지식이 아무 소용이 없다. ‘하나님의 말씀은 살았고 운동력이 있어 좌우에 날선 어떤 검보다도 예리하여 혼과 영과 및 관절과 골수를 찔러 쪼개기까지 하며 또 마음의 생각과 뜻을 감찰하나니’ (히브리서 4:12) 란 말씀처럼 말이다.”

“예수님의 대답에는 ‘나는 이 세상을 너 마귀에게서 빼앗아서 차지하기 위해 왔다. 그러나 너를 섬겨서 얻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경배하고 하나님만 섬기면 하나님께서 너 마귀에게서 이 세상을 빼앗아서 내게 주실 것이다’ 라는 뜻이 담겨 있다. 하나님이 창조하셔서 아담에게 주셨던 세상을 마귀가 빼앗아 갔으니 예수님이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면 이 세상을 마귀에게서 다시 찾을 수 있는 건 당연한 결과가 아니겠니?”

“그런데 왜 세상에는 나쁜 사람들이 더 많을까요?”

“그건 사람들이 마귀를 섬겨서라도 원하는 것을 얻으려고 하기 때문이야. 도둑질하는 것, 강도질하는 것, 도박하는 것, 뇌물 쓰는 것, 사기치는 것, 싸우는 것, 거짓말하는 것 등이 모두 마귀를 섬기는 것인데도 그걸 모르고 마귀의 시험에 져서 죄를 짓는 거야. 그뿐이겠니? 사람들은 자기 욕심을 채우기 위해서 서로 싸우기도 하고 국가간에 전쟁을 벌이기도 하지. 그러니 전쟁과 범죄가끊일 날이 없는거야.”



성전에서 뛰어내리는 시험


“내가 좋은 것을 보여주겠다.”

마귀는 예수님을 예루살렘에 있는 성전 꼭대기로 데리고 갔다. 예루살렘의 성전은 유대인들이 가장 거룩하게 생각하는 곳이었다.

“네가 만일 하나님의 아들이어든 여기서 뛰어내리라 기록하였으되 하나님이 너를 위하여 그 사자들을 명하사 너를 지키게 하시리라 하였고 또한 저희가 손으로 너를 받들어 네 발이 돌에 부딪히지 않게 하시 리 라 하였느니라” (누가복음 4-9-11)

마귀는 예수님이 매번 성경 말씀으로 자기의 시험을 이기자, 자신도 성경 말씀을 이용했다. 그 말씀은 원래 시편에 있는 말씀이었다.

“화가 네게 미치지 못하며 재앙이 네 장막에 가까이 오지 못하리니 저가 너를 위하여 그 사자들을 명하사 네 모든 길에 너를 지키게 하심이라  저희가 그 손으로 너를 붙들어 발이 돌에 부딪히지 않게 하리로다”(시편 91:10-12)

마귀는 이번에도 꾀를 부려 성겅의 본래 뜻을 살짝 바꿨다. 이 성경 말씀은 예수님이 성전에서 뛰어내리면 지켜주신다는 뜻이 아니라, 하나님을 믿고 사는 길을 걸어갈 때에 지켜주신다는 뜻, 즉 하나님이 맡기신 일을 행하기 위해서 가는 길은 어려운 길이니 그 길에서 지키신다는 뜻이었다. 그런데 ‘모든 길에’란 말을 빼 버리고 성전에서 뛰어내리면 지켜주신다고 거짓말로 속인 것이다. 만일 예수님이 그까짓 것 문제없다고 하시면서 뛰어내렸다면 많은 사람들의 숭배를 받았을지는 몰라도 마귀에게 속 은 것이다.

예수님은 말씀하시기를 “주 너의 하나님을 시험치 말라 하였느니라”고 대답하셨다.


“자, 다들 어떻게 생각을 하니? 예수님이 성전 꼭대기에서 슈퍼맨 흉내를 내면 어떻게 되었을까?”

모두들 한바탕 웃었다.

“웃을 일이 아니야. 그러는 너희들에게도 자기를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 있을걸. 사람들에겐 모두 다른 사람이 하지 못하는 것을 해서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인기를 독차지하고 영웅이 되고 싶어하는 마음이 있단다. 그것을 이생의 자랑이라고 한다. 그것은 사람들이 생각할 때에는 당연한 것 같아도 하나님이 보시기에는 아주 잘못된 것이다. 예수님이 성전에서 뛰어내리셨다면 그것은 하나님을 시험하는 것이 된다. 왜냐하면 ‘어디 한번 해보자. 하나님이 천사를 보내셔서 내 발이 돌에 부딪히지 않게 하시나 보자’ 하는 마음이 하나님을 시험하는 것이다. 그것은 하나님을 믿지 못하고 시험해 보고 믿겠다는 뜻이다. 하나님을 믿을 때는 하나님의 말씀을 의심치 않고 확실히 믿어야 한다. 하나님이 이렇게 해 주시면 믿겠다는 태도는 하나님을 시험하는 것으로 굉장히 큰 죄가 된다. 죄는 크게 나누어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님께 대해서 짓는 죄가 있고 사람에게 대해서 짓는 죄가 있다. 사람끼리 서로 시험해 보는 것은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나 하나님을 시험하면 큰 죄가 된다.”

“선생님, 전 이해가 안 가요.”

누군가가 말했다.

“그럴 테지. 그러면 한 예를 들어보자 학교의 선생님이 어떤 중요한 일을 한 학생에게 맡겨야 되는데 누구에게 맡겨야 할지 고민했다. 그래서 선생님은 두 사람을 골라서 누가 더 적합한지 시험을 해보기로 했다. 긴 복도 끝에 무엇을 놓고 학생을 불러서 아무도 없을 때에 그것을 가져오라고 했다. 그런데 그 복도에는 돈 만 원짜리가 흘려져 있었다. 한 학생은 그 물건을 가지러 갔다 오면서 돈도 가지고 와서 돈이 떨어져 있었다고 말을 했고 한 학생은 돈을 자기 주머니 속에 넣어두고 말을 하지 않았다고 하자. 그러면 누굴 믿고 일을 맡기겠니?”

“돈을 가지고 온 학생요.”

“사람이 사람을 시험하는 것은 죄가 되지 않을 때도 있다. 자, 그러면 하나님께는 죄가 있을까 없을까?”

“ 없어요.”

“하나님은 거짓말을 하지 않으시고 한번 말씀하시면 절대로 어기지 않으신다. 그래서 하나님을 시험하는 것은 마치 하나님 을 거짓말하는 분으로 취급하는 것이며 믿지 않는 것도 마찬가지로 죄가 되는 것이다.”

“그가 와서 죄에 대하여, 의에 대하여, 심판에 대하여 세상을 책망하시리라 죄에 대하여라 함은 저희가 나를 믿지 아니함이요 의에 대하여라 함은 내가 아버지께로 가니 너희가 다시 나를 보지 못함이요 심판에 대하여라 함은 이 세상 임금이 심판을 받았음이니라”(요한복음 16:8-11)

그래서 마귀는 예수님을 유혹하는 데 실패하고 물러났던 것이다.

예수님의 시험 얘기는 모든 학생들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



【익힘문제】

1.    예수님은 첫번째 시험을 무엇으로 물리쳤나요?

2.    성전에서 뛰어내리라는 시험은 무슨 성경 말씀을 인용했나요?

3.    하나님을 시험하는 일은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요?